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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3/27 12:17:12 |
Name | The xian |
Subject | '우려 먹는다'는 소리 참 아무데나 쓴다 싶다... |
요즘 세월호 참사 관련 영화 '생일'의 공개로 또 다시 '언제까지 세월호를 우려먹을 거냐'라는 말로 대표되는, 세월호를 지워버리려고 하는 자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참담하고 참혹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 싶습니다. 그리고 '우려 먹는다'는 소리 참 아무데나 쓴다 싶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자체는 전형적인 인재(人災)였고 국민들에게 큰 슬픔을 준 사건이었지만, 잘 아시다시피 그 이후가 더 문제였습니다. 그 참사를 해결하고 수습하여야 할 국가 권력과, 제대로 취재하고 사실을 보도해야 할 언론들은 자기들끼리 작당해 유가족들을 돈에 환장한 사람들로 악의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국가에서는 군인들을 동원하고 댓글부대를 동원해 불법 사찰을 하고 여론 조작을 했고, 세월호의 진상조사를 당시 정부와 여당이 나서서 방해하는 일까지 벌였습니다. 심지어 참사 당시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말을 들었던 박근혜씨는 허접한 자기변호를 위해 청와대 홈페이지에 '이것이 팩트입니다'라는 헛소리를 했고 자기의 탄핵심판에서도 이것을 토대로 반론을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것조차 팩트가 아니었고 심지어 청와대 차원에서 책임 회피를 위해 보고 시점 등을 조작한 일까지 드러났습니다. 박근혜씨가 탄핵되고 정권이 바뀌고 추악한 진상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니 일부 언론들은 하나둘씩 겉치레뿐인 사과를 하거나 제 딴엔 반성한답시고 '내 친구 MBC의 고백' 같은 헛소리에 전파낭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언론이나 대다수 정치인들은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아니면 목에 깁스를 감았는지 사과 한 마디 안 하거나 심지어 최근까지도 진상조사를 방해하고, 불법사찰 혐의가 있던 군인이 죽으니 의로운 죽음이다 뭐다 이따위 소리를 하는 등 자기들의 반헌법적 범죄에 대해서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 자들이 부지기수이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아직도 피해자 유족이던 한 어머니가 절규하던 이 말이 가슴에 사무칠 정도로 기억납니다. '시체 팔이 맞아요. 나 우리 딸 팔아서 돈 벌 거예요. 부러우시면요, 부러우세요? 부러우시면요 진도 바닷가에 처박으면 돼요. 그러면 알아서 돈 주더라고요. 저 그 돈 받고 부자 될 거예요. 우리 OO이 덕분에 부자 돼서. 이 나라 뜰 거예요!!!' 참사로 자기 자녀를 잃은 것도 뼈에 사무칠 정도로 서글플 판에 국가와 언론이 자기들을 시체팔이로 매도하며 쓰레기만도 못하게 취급하고, 심지어 진상규명도 방해하고 마치 간첩처럼 사찰까지 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의연해지고 냉정해질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저라도 이 나라 떠서 두 번 다시 안 오고 싶겠다 싶습니다. 뭐 그래서. 그 상처가 너무 아파서 그렇다거나, 개인적으로 좋은 뉴스만 보고 싶고 좋은 이야기만 하고 싶어서 괴로움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면야 누가 뭐라고 할까요. 그런데 지금 세월호 참사를 지우고 싶어하는 그들의 목소리를 한 꺼풀 벗겨 보면 세월호 참사에 수반되었던 언론들의 권언유착에 의한 왜곡보도, 국가 기관의 불법사찰, 여론조작 등의 반역자들이나 할 법한 불법적 행위가 있었다는 것들을 애써 지우려 하는 굉장히 뻔뻔스러운 의도가 대부분이니 분개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세월호에 대해 우려먹는다 뭐다 하는 소리를 하는 그들의 목소리야 말로 굉장히 모욕적이고 정신 나간 소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슬프고 아프더라도. 어떤 누군가가 우려먹는다 뭐다 하는 헛소리를 하더라도. 세월호는 기억되어야 합니다. 두 번 다시 그런 참사와 그 따위 나라가 오지 않기 위해서라도. - The xian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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