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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6/12 22:32:37수정됨 |
Name | 치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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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소앙 조용은의 '육성교'와 '대동종교' |
소앙 조용은. 흔히 '조소앙'이라고 부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는 주로 외무를 담당하며 뛰어난 논리와 명문으로 활약했고, 독립 후에는 사회당의 당수로 활동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원리이자 대한민국 헌법에도 반영되었다는 '삼균주의'의 창시자로 역사적 의미가 깊습니다. 물론 소앙도 독립운동가 사이의 내분과 정치테러에 관여한 바 있습니다만, 과를 감안하더라도 공이 큰 인물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납북과 우남 이승만의 정치적 이용으로 인해 한동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지요. 그런데 소앙은 '삼균주의'의 창시자로는 알려져있어도, '육성교(六聖敎)'라는 종교를 창시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사실 종교 자체가 성공적으로 전파되지 못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지요. 그 육성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조선에서 태어난 소앙은 유학자로 자랐고, 일본 유학 중에 기독교를 비롯한 여러 종교를 접했습니다. 소앙은 여러 종교들의 가르침에서 공통적인 면모를 발견하고, 이를 하나로 통합하려 했습니다. 여러 종교의 위인과 가르침을 모아 하나의 종교로 섬긴다는 점은 베트남의 까오다이교(고대교)와도 흡사하지요. "성인, 군자, 현인의 인사들은 모두 형체 없이 인민을 인도한다. (…) 성인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 저것도 한 마음이고 이것도 한 마음이다. 오호라 공자 맹자 예수 부처가 입실숭당하여 이미 흰 머리가 되었도다. 만약 창천을 하여금 이 세상의 본보기로 삼으면 분연히 성인이 되고 민중들을 이끌 수 있다." - 1913년 3월 18일자 소앙의 일기. 삿사 미츠아키(佐々充昭), 「조소앙의 대동사상과 아나키즘 - ‘육성교(六聖)’의 구상과 ‘한살임(韓薩任)’의 결성을 중심으로 -」, 『한국종교』, 40, p226에서 인용. 그리하여 소앙은 1914년 정월 15일에 '육성교'를 만들게 됩니다. 육성교 초기의 육성은 '단군, 석가모니,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 무함마드'를 의미했습니다. 이 여섯 성인은 '하나님의 거룩한 아들이자 천륜의 형제'로, 하나님은 여섯 성인을 통해 독립자강(단군), 자비제중(석가모니), 충서일관(공자), 지덕합치(소크라테스), 애인여기(예수), 신행필용(무함마드)이라는 가르침(덕목)을 인류에게 내린 것입니다. 따라서 여섯 성인의 가르침을 통합하여 하늘의 뜻에 합당하게 살아야 한다는 거지요. 이는 유일신과 인간이 합치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섯 성인의 필두는 단군이며, 고조선의 역사서라는 신지비사(역사학계에서는 위서로 보는 것 같습니다)를 인용하며 평등과 평화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소앙이 민족대동단결의 수단으로서 육성교를 창시했다는 해석도 있고, 다른 다섯 성인에 주목하여 세계주의적 면을 강조하는 해석도 있습니다. 또 재미있게도 월요일은 단군의 독립자강, 화요일은 석가의 자비제중... 같은 식으로 월화수목금토 여섯 요일마다 학습할 덕목과 성인을 정해두기도 했습니다. 이후 육성교는 '대동종교'로 새단장을 합니다. 대동종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육성교보다도 동양사상적 요소가 강해졌고, 육성의 명단과 그 가르침(덕목) 역시 바뀌었습니다. 대동종교에서 육성은 단군교황, 노자교제, 공자교제, 석가교황, 기독교제, 수운교제가 되었습니다. 즉 소크라테스와 무함마드가 빠지고, 노자와 수운 최제우가 들어온 것이죠. 여섯 성인의 가르침(덕목)도 단군에게서 眞(진), 노자에게서 實(실), 공자에게서 仁(인), 석가에게서 悲(슬픔), 예수에게서 愛(사랑), 수운에게서 信(믿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소앙은 진선미를 유불선과 결합시켜 진은 선교, 선은 불교, 미는 유교에 할당했습니다. 소앙은 대동종교가 태초에 단군이 한민족을 교화했을 때의 신교(神敎)와 같다고 여겼고, 조선 말기 민간신앙과도 결부시켰습니다. 대동종교의 핵심교리 8가지를 현대어로 풀면 이렇습니다. 1.유일신을 모시는데 효도하듯 정성을 다하라 2.동포를 사랑하며 매일 아침 기도하라 3.성스러운 날을 기념하며 평등과 평화를 주장하라 4.살생하거나 도둑질하거나 음란하지 말라 5.도박과 술과 담배를 하지 말라 6.망령된 말과 생각을 하지 말라 7.사기와 위증을 하지 말라 8.우상을 숭배하지 말라. 여기서 성스러운 날은 총 12일이 있고, 여섯 성인 및 소앙 본인과 관련한 날입니다. 소앙의 이러한 종교는 실질적으로 대중에게 전파되거나 종단으로 기능하진 않았습니다. 소앙 개인과 (기록에는 없지만 만약에 있었다면) 일부 지지자의 종교적 믿음으로만 존재했겠죠. 그러나 전파 여부를 떠나서, 그 시대상황과 창시자의 특성을 반영한 흥미로운 종교사상임은 틀림없습니다. 참고자료 삿사 미츠아키(佐々充昭), 「조소앙의 대동사상과 아나키즘 - ‘육성교(六聖)’의 구상과 ‘한살임(韓薩任)’의 결성을 중심으로 -」, 『한국종교』, 40. 김기승, 「조소앙의 육성교 구상에 나타난 민족주의와 세계주의」, 『국사관논총』, 98. 김삼웅, 「조소앙 평전」, 채륜, 2017 이이화 등, 「인물로 읽는 한국사 시리즈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리니」, 김영사, 200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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