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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8/09 10:37:51
Name   소원의항구
Link #1   https://www.facebook.com/100001184853024/posts/2302783316437808?sfns=mo
Subject   페북펌) 한일 경제 분쟁에 대해 새로운 시각
안녕하세요. 페북을 보다가 이번 한일 분쟁에 대해 GDP와 북한, 미국과의 관계 측면에서 해설한 내용이 있서 가져와봅니다.
이런 관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대충 퉁쳐서 일본은 GDP 5000조에 잠재성장율 1% 채 안 되고, 한국은 GDP 1700조에 2% 정도 성장하는 나라다.

그래서 거칠게 계산하면 일본은 한해 50조 정도 더 벌면 소소한 한해를 보낸 거고 한국은 34조 정도 더 벌면 비슷한 경기의 한해를 보낸 게 된다.

두 나라 모두 이제 덩치가 크고 안정된 국가이기 때문에 GDP 기준으로 대충 0.x% 수준만 더/덜 벌어도 경기 상승과 하강에 대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하다.

그래서 대충 일본은 한 10조 이상, 한국은 6~7조 정도 더 벌 수 있느냐의 문제에 정권의 명암이 달려있다고 보자.

고위직 공무원이거나 매출 규모가 큰 대기업 생활을 오래 해본 사람들에게 저 정도 수치는 느낌이 남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의외로 별 거 아니니까. 당장 몇조 추경을 하네마네 하는 것으로 의회가 공전을 벌였고 삼성전자만 해도 연간 매출이 대충 250조다. 삼성전자가 한해 장사 잘 해서 매출이 10% 늘면 나라 전체에서 나머지가 완전히 동일한 상태라 가정해도 난데 없이 대호황이 벌어질 거다. 그냥 한 회사 때문에. 하지만 전체 시스템은 다이내믹스의 세계니까 부푸는 곳이 있으면 꺼지는 곳도 있기 마련이고 이래저래 밸런스가 맞춰지며 모두의 경쟁력과 각종 변수와의 아득한 상호작용 끝에 딱 우리가 체감하는 정도로 굴러가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작년 한국인이 일본 여행으로 쓴 돈이 대충 7조다. 5000조에 7조라고 하면 그게 뭐라고 하게 되지만 10몇조 더 버느냐 마느냐 게임에서 7조라고 하면 임팩트가 다르다. 와중에 그 돈의 상당 부분은 평소에 돈이 잘 돌지 않는 지역 경제에 공급되어 왔으니 너무나 달콤했을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190807100058180?d=y

https://news.v.daum.net/v/20190805201643438

덧붙여, 얘기를 늘려보자면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이번 사태 및 동북아 전체의 지정학적 이슈는 대북한 관계를 어떻게 수립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주 크다고 본다.

북한 따위가 뭐라고? 북한이 왜? 라고 생각되는 게 정상이지만 계산기를 두들겨보면 느낌이 또 다르다.

북한에 대한 자세한 경제 수치는 알기 어렵지만 사실상 폐쇄국가에 가까우니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인당 GNI로 보면 대충 우리돈 140만원 정도다. 느낌이 안 오지 않나? 한해를 140만원으로 사는 기분이란? 그래서 현재 북한의 경제력은 굳이 논할 필요도 없는 수준이다. 나라 전체가 우리의 중견 기업 몇개 합친 정도 밖에 안 되고 대기업에는 아예 못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북한이 개방에 나서고 인당 GDP가 평범한 개도국 수준, 퉁쳐서 1만불에 도달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구를 2500만으로 가정했을 때 대충 250조 규모의 시장이 하나 출현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 20000조, 중국 12000조, 일본 5000조, 한국 1700조에 비추어 잘 커봐야 250조라는 건 ‘애걔...’ 소리가 나올 법 하지만 이게 없다가 생기는 것이고 외교전 결과에 따라 지분이 달라진다면 느낌이 확 다르다.

한국이 만약 '(주)북조선'의 250조에 대해 10% 지분(?)만 행사가 가능하고 국내 경제에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아도 연간 25조 임팩트가 발생한다. 호황은 확정이다. 같은 수치를 일본이 가져가도 GDP 0.5%가 더 오른다.

https://www.hankyung.com/politics/article/2019080544391#Redyho

가장 큰 미국이라면 어떨까? 미국은 20000조 경제에 2.5% 정도 성장한다. 대충 한 해 500조 정도 더 벌어야 대통령이 자리보전 한다고 퉁치자. 미국이 북한 개방에 대해 주변에 다 퍼줘서(?) 10% 지분만 행사한다면 25조로는 미국 경제에 별 임팩트가 없다. 하지만 만약 40% 정도 지분 행사가 가능하고 관련한 레버리지가 발생한다고 치면 100조 효과다. 500조에서 100조가 해결된다면 머리를 굴리지 않을 수 없다. 무시하기 어렵다.

그래서 과감히 돗자리 깔아보자면 큰 형들 사이에서 북한의 노선은 이미 정해진 바라고 본다.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고 다음 대통령이 싹 다 갈아엎어 버리는 무리수를 두거나 김정은의 거취에 심대한 변화가 생기지 않는 이상 이건 정해진 미래라고 본다. 여기까지 끌고 온 게 문대통령의 가장 큰 성과라는 생각도 들고.

https://m.yna.co.kr/view/AKR20190712083400071?

중국 또한 그간 북한의 사실상 후견 국가로 기능해온 역사가 있는데 많은 지분을 가지고 싶을 것이다. 향후 증대할 군사적 위협을 고려하면 경제적으로라도 더 많은 지분을 가지고 싶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냉전 체제 조차 고성장 시기에나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다. 이제는 저성장이 데팍토다. 군대는 가만히 있어도 돈을 먹는 애물단지이고 전쟁은 돈 먹는 하마라는 점에서 미친 짓이다. 이 상황에서 어디서 무엇을 뜯어먹을 것인가 했을 때 저 정도의 시장이 신규 출현하는 것은 통치자들이 밥숟가락 들고 달려와야 될 일이라고 본다. 모두 다 한푼이 아쉽기 때문이다. 전쟁을 일으키면 한 때의 반짝 특수가 될 뿐이지만 밥상을 차리면 숟가락을 든 주주들끼리는 반영구적으로 즐거울 수 있다.

그러면 일본이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된다. 바로 옆에 다같이 나눠먹기로 합의된 밥상이 하나 차려질 예정인데 입장권이 없네? 환장할 노릇이다. 그간 돈독했던 한일 관계를 생각하면 한국 대통령이 북한에 좋게 얘기해서 다리를 놔줄 법도 한데 오히려 작당을 해서 따돌리는 느낌이란 말이지...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805/96836701/1

그래서 문대통령의 저런 메시지는 과했다는 생각도 든다. 일본에게 ‘넌 왕따야’라고 대놓고 얘기한 거 아닌가. 그냥 지분 싸움으로 치부하기엔 문재인표 팃포탯 머신이 유독 일본에게만 가혹하게 반응하는 기분이 든다. 문-김-트럼프 셋 사이에 무슨 얘기가 어디까지 되어있는 지 모르겠지만 그냥 무지렁이인 내 눈높이에서 보았을 때 이웃 나라를 저 정도로 이지메 하는 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면 내가 아베라도 꼭지가 돌 것이다. 게다가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건도 한국과 얘기된 선이 향후 북한과의 협상에서 일종의 기준점으로 작동할 게 뻔하니까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뭐 어쩌겠나. 한반도 분단에 일본의 기여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 게다가 누가 옆에서 이러고 있으면 내가 문대통령이라도 비뚤어질… 쿨럭;;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3138496&code=61111111

일본은 미중이라는 큰 형들이 있으니 많은 지분을 바라진 않겠지만 5000조 와꾸를 버티려면 내심 어느 정도 기대는 있을 거다. 하지만 북한은 최대한 입장권을 비싸게 팔아먹을 작정일 테니 피차 간에 지리한 외교전을 해야 한다. 미사일 자꾸 쏘고 비아냥이 난무하는 노동신문 사설도 그런 일환이라고 본다. ‘얼마 줄 건데? 그걸로는 티켓 못 사는데?’라는 메시지를 계속 날리는 거다. 북한도 일본으로부터 최대한 뜯어내는 게 목표이지 아예 티켓을 팔지 않는 게 목표일 리는 없다. 고객이 많을 수록 값을 높여 부를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북일 관계도 적정한 시기에 적정한 선에서 정상화 되지 싶다. 간악한 쪽바리에 정치 난쟁이라고 비난했던 걸 어떻게 수습할 지는 모르겠지만ㅎㅎ

그래서 나는 이렇게 본다. 앞으로 수십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될 일이긴 하지만 향후 북한의 경제 성장에서 과실의 가장 큰 부분은 미국이 가져가지 싶다. 다음은 북한 내부 세력이나 중국, 나머지 짜투리를 한일이 나눠먹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국은 평화 정착만으로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딱히 지분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으니까 문재인식 협상력이 작동해온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하게 된다. 만약 미래에 특정 국가가 의외로 많이 먹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건 지금 그 나라 통치자가 활약한 영향으로 봐도 되겠지만 이걸 판단하려면 반세기쯤은 지나야 되겠지.

각 나라가 다 각자의 사정으로 힘들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혼자 더 먹으려고 날뛰다가 엎어버리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면서 좋은 게 좋은 화목한 밥상으로 흘러가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본다. 괜히 삐진 나라 만들어서 비뚤어지게 만들면 곤란하잖아. 혹시나 분노에 차서 허튼 짓을 하면 무즈카시... 하지만 코리안들의 니뽄에 대한 분노는 역사가 깊... 쿨럭;

+미중 무역 갈등도 실상은 중국의 성장에 대해 미국이 가져가기로 한 합당한(?) 지분이 안 챙겨지니까 분쟁이 생긴 게 아닌가 싶은 느낌적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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