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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9/15 19:39:34 |
Name | 개발자 |
Subject | '더 브레인:삶에서 뇌는 얼마나 중요한가?' 간단 리뷰 |
뇌과학은 내가 좋아하는 분야 중 하나다. 뇌과학 관련하여 재미있는 책들이 여럿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데이비드 이글먼이 지은 '더 브레인:삶에서 뇌는 얼마나 중요한가?'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43887148 원서 부제 이름이 'The Story of You'인 것 처럼 나란 존재는 무엇인지, 뇌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설명하는 훌륭한 뇌과학 입문서다. 책에서는 '생후 배선','내가 세상을 인지하는 방법', '중2병', '주마등', '내가 무언가 결정을 내리는 메커니즘', '의지력', '무의식', '집단에서의 뇌의 동작방법' 등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이 나온다. 많은 내용들 중에 책 초입부분에 나오는 '생후 배선'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본다. 인간은 다른 포유류에 비해서 유년기가 길다. 돌고래는 태어나면서부터 헤엄치고 새끼 얼룩말은 45분 안에 달릴 수 있게 되는 반면, 인간은 몇년에 걸친 긴 유년기가 있어야 한다. 얼핏보면 인간이 다른 포유류에 비해 비효율적인 것 같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다른 포유류들의 뇌는 범용적이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인간의 뇌는 범용적이다. 다른 포유류들은 이미 뇌에 어떻게 동작해야할지 대부분 구성된 기성품 상태로 세상에 나오는데 인간은 그렇지 않다. 인간의 뇌는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서 크게 변화할 수 있다. 이 장점 덕분에 인간은 지구 어디에서든 생존할 수 있는 생물이 된 것이다. 어린 인간의 뇌는 환경에 적합한 모습을 갖추기까지 오랫동안 무력한 상태로 놓이기에 유년기가 긴 것이다. 책에서는 인간 뇌는 생후 배선(livewired)된다고 표현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인간의 뇌는 범용 운영체제이고 다른 포유류는 역할이 고정된 프로그램에 가깝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경험한만큼 프로그램이 머릿속에 구성되고 범용 운영체제 위에서 동작시킬 수 있다. 삶의 경험들이 배선되고 결국은 내가 된다. 살아가면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이 배선들은 더 강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한다. 이 배선들이 결국 나라는 것이다. 언젠가 생각해본적 있다. 내 유전자를 남기면 먼 미래에 발달된 기술로 나라는 존재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지 않을까? 틀렸다. 뇌 또는 뇌 전체의 스캔본을 유전자와 함께 미래로 보내야 온전히 나라는 존재를 부활시킬 수 있을꺼다. 유전자만으로 복제된 나는 내가 아니다. 나와 했던 경험들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해야 다시 내가 된다. 마침 책을 책을 읽을때 아래에 있는 '[펌] 자영업자의 시선으로 본 가난요인' 글을 읽었다. 가난이란 경험이 나에게 영혼이라 말할 수 있는 뇌에 배선되어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게 참 슬펐다. 책에서는 뇌과학을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다. 교양수준의 눈높이에서 여러 실험 사례들을 끌어다 설명하므로 쉽게 이해된다. '나'라는 존재를 좀 더 알고싶거나, 뇌과학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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