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1/01/14 07:24:17
Name   구밀복검
Subject   “총리님, K방역은 매일 무너지고 있습니다”
편지 전문을 실어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6716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간호사입니다.

보내주신 격려편지 잘 받았습니다. “여러분의 수고가 건강한 대한민국의 힘”이라고 하신 말씀 감사합니다. 그러나 죄송하게도 이제는 저희의 수고가 더 이상 계속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셨습니다. 지난 해 2월부터 현재까지 1년이 다되어 가는 초긴장, 비상 상황을 겪으면서 끊어지려는 끈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습니다.

“마지막 승부처라는 각오로 확산세 반전을 위해 총력”을 다하시면서 왜 서울시 보라매병원의 간호사 증원 요구는 모른 척 하십니까? 편지에서 말씀하신 “K방역의 성공신화”는 매일매일 간호현장에서 무너집니다. 저희는 매일 실패하고 있습니다.

방호복을 입고 9명의 중증환자를 보조인력 없이 혼자 돌보면서 “더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만 할 뿐, 하지 못한 간호가 좌절과 죄책감이 되어 온몸의 땀과 함께 뚝뚝 떨어집니다.

“위기를 극복해 낼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언젠가 우리는 위기를 극복해 냈다고 이야기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환자들이 겪은 의료공백과 간호사들의 소진, 그리고 인력 부족으로 중환자실과 병동을 축소하면서 병원에 오지 못한 일반 환자들은 누구의 책임이고 누구의 실패입니까?

오늘도 마음을 굳게 먹고 출근길에 나섭니다. 저희가 사력을 다하는 것처럼, 제발 총리님도 할 수 있는 모든 것, 배정 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배정해 주십시오. 보라매병원 측은 코로나19 대응 인력으로 겨우 6명을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단 1명도 증원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보라매병원에는 임용을 기다리는 간호사가 270명이나 있습니다.

역사에 “명예로운 이름”으로 기억되고자하는 기대는 없습니다. 다만 최소한의 인력이라도 충원되어 환자가 생을 포기하지 않기를, 의료진이 환자를 포기하지 않기를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인력 요청과 SOS가 번번이 거부당하면서 희망도 기대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이라는 것은, 인간의 존엄이라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놓으면 안 되는 것이기에, 전달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편지를 용기 내어 적어봅니다.

건강 잘 챙기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는
보라매병원 간호사





1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489 사회공원 벤치서 쓸쓸한 죽음..'마지막 길'을 함께했다[남기자의 체헐리즘] 5 김독자 19/11/16 2297 15
16211 사회"우리 파출소장, 초과근무 허위 입력해 수당 타내"...현직 순경, 검찰에 고발 12 멈추지말자고 19/07/31 2606 15
37003 정치"무고한 해병대원 한 명이 죽었습니다"... 흐느낀 경북경찰청 팀장 7 과학상자 24/01/17 1228 14
35327 사회음식의 위생만 지킬 뿐···장화 위로 떨어진 칼에 ‘속수무책’ 7 제루샤 23/07/05 1586 14
31137 사회“성폭력 안돼” 훈육한 담임, 학생 앞에서 울며 사과문 읽었다 23 구밀복검 22/08/30 3403 14
29996 과학/기술누리호 발사 성공…이종호 과기장관 공식 확인 14 과학상자 22/06/21 2353 14
28542 정치선거와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대선 칼럼 모음) 8 물냉과비냉사이 22/03/09 2378 14
27511 정치2030 여론조사, 그리고 한국 보수정당의 현주소 5 물냉과비냉사이 22/01/11 2552 14
25745 정치오세훈 “서울시 곳간, 시민단체 ATM 전락…지난 10년간 1조 지원” 23 Profit 21/09/14 2526 14
24998 사회쓰레기봉투를 묶으며 4 소요 21/07/19 2899 14
24428 정치한동훈 검사장 "조국 사태, 이 나라를 후지게 만들었다" 39 주식하는 제로스 21/06/01 3854 14
24098 사회수백 명 목숨 앗아간 자리…"집값" 앞에 추모는 혐오가 되었다 16 BLACK 21/04/29 3938 14
22945 의료/건강“총리님, K방역은 매일 무너지고 있습니다” 8 구밀복검 21/01/14 3298 14
22911 사회개발자로서 살아남기 9 호라타래 21/01/12 3369 14
22891 사회혼자 손수레 끌며 언덕길로 수백개 배송 "말도 안 되는 일" 11 구밀복검 21/01/10 3112 14
22547 정치5.18 왜곡처벌법 본회의 통과…허위사실 유포 최대 징역 5년 20 Fate 20/12/09 3667 14
22452 사회"만취해서 제 몸을 만지던 장면과 느낌만 강렬하게 떠올라요" 20 사악군 20/12/01 3358 14
20329 의료/건강K방역은 성공했을지 몰라도 K의료는 혼란 그 자체였다 12 먹이 20/05/21 3336 14
20160 외신소년들은 파리대왕이 되지 않았다. 14 기아트윈스 20/05/10 4098 14
20141 사회김두관 "민식이법 개정하자..처벌 완화보다 어린이생명권 확대 필요" 19 고기먹고싶다 20/05/08 2295 14
19205 외신[일본농업신문] 천국에 거는 "바람의 전화" 낫지 않는 상처와 함께 산다 5 자공진 20/03/11 2600 14
18551 의료/건강[시론] ‘제2의 메르스 예방’은 문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였다 58 맥주만땅 20/02/07 4775 14
16938 사회“살처분 인력들 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도 몰라…외주화 문제” 6 moira 19/09/26 3030 14
11726 정치'7년간 대표발의법 120개' 노회찬 의원이 꿈꾼 세상은 1 Erzenico 18/07/24 2197 14
37706 사회대학 ‘천원의 식사’ 인기 이면엔…‘1인 200식’ 조리 노동자 골병 5 구밀복검 24/04/13 1484 13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