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5/11/20 13:17:28 |
Name | 언제나봄 |
Subject | 사회학이란 무엇일까요 |
사회학이 주전공인 4학년 학생입니다. 근데 아직 사회학에 대해 모르겠어요. 사실 요새 여기저기서 4년 전공 배워도 잘 아는사람 없다는 글을 많이 봐서 그걸로 위안삼곤 했는데 졸업을 앞둬서 그런지 이게 옳은건지 의문이 듭니다. 인터넷에서 보이는 사회학을 전공하신 분들을 보면 글도 잘쓰이고 전공지식에 대해도 많이 아시는것같은데 저는 정말 사회학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아는 사회학자라 해봤자 콩트 막스 베버. . 음. . 아 뒤블린도 꼽을 수 있겠네요. 어딜가서 사회학전공이라 선뜻 말하기 힘듭니다. 아는 사회학자들도 거의 없고 뭔지도 잘 모르니. . 그렇다고 여태껏 수업을 열심히 안들은것도 아니거든요. 개론부터 시작해서 갈등론 계층론 산업사회학 등. . 성적도 대부분 비플러스 이상이었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사회학의 이론에 대해서 배운건 사회학사 수업이 거의 유일한것 같기도 하구요. 오히려 이론에 관해 말하라하면 복수전공으로 전공한경영이나 경제학 이론을 더 많이 아는것같아요. 이제 졸업하면 저는 제1전공이 사회학이 되는데 좀 부끄러운생각이 들어 글남깁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많은 의견 부탁드려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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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는 정치학과 졸업생이고, 사회학에 흥미가 있어서, 사회학을 부전공 만큼 많이 들었습니다만, 두 학문에 대해 말해달라고 하면 저 또한 멍때리게 됩니다.
그냥 제가 느끼기에 사회학은 사회를 실험실로 끌어들여서 무언가 법칙을 발견하려고 하는, 일종의 물리학식 문과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물리가 과학을 발전시키는 가장 빠른 학문이라면, 사회학은 사회의 현상이 나타나면 그것을 종합해서 규칙적으로 만들려고 하는, 가장 느린 학문이라는 표현을 교수님께서 하셨는데
저 또한 공부하면서 그것을 가장 크게 느꼈다고 말씀드릴 수 있네요. 그리고 또한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계량화 하려고 하다 보니까, 당연히 약점도 많이 생기고... 그래서 신뢰도 라는 지표도 생기고.. 그것이 사회학의 고민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냥 제가 느끼기에 사회학은 사회를 실험실로 끌어들여서 무언가 법칙을 발견하려고 하는, 일종의 물리학식 문과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물리가 과학을 발전시키는 가장 빠른 학문이라면, 사회학은 사회의 현상이 나타나면 그것을 종합해서 규칙적으로 만들려고 하는, 가장 느린 학문이라는 표현을 교수님께서 하셨는데
저 또한 공부하면서 그것을 가장 크게 느꼈다고 말씀드릴 수 있네요. 그리고 또한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계량화 하려고 하다 보니까, 당연히 약점도 많이 생기고... 그래서 신뢰도 라는 지표도 생기고.. 그것이 사회학의 고민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답변이 늦었네요. 베버와 마르크스의 관계야 유명하니까 넘어갈게요. 콩트에서 뒤르켐으로 이어지는 사회학의 전통은 혁명의 혼란 속에서 \'(사회)질서\'를 탐구하고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들은 <사회의 이성적 조직화>를 추구하는 계몽주의적 프로젝트에 반발해서 사회의 이성적 조직화가 불가능한 이유, 즉 관습, 전통, 종교, 감정의 문제를 탐구했습니다. 뒤르켐식으로 말하자면 보이지 않는 손이 돌아가는 이유도 보이지 않는 손에 적합한 윤리적 질서가 존재하니까 가능하다는 거죠. 이들 초기 사회학자들이 말년에 종교를 창시하고 ... 더 보기
답변이 늦었네요. 베버와 마르크스의 관계야 유명하니까 넘어갈게요. 콩트에서 뒤르켐으로 이어지는 사회학의 전통은 혁명의 혼란 속에서 \'(사회)질서\'를 탐구하고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들은 <사회의 이성적 조직화>를 추구하는 계몽주의적 프로젝트에 반발해서 사회의 이성적 조직화가 불가능한 이유, 즉 관습, 전통, 종교, 감정의 문제를 탐구했습니다. 뒤르켐식으로 말하자면 보이지 않는 손이 돌아가는 이유도 보이지 않는 손에 적합한 윤리적 질서가 존재하니까 가능하다는 거죠. 이들 초기 사회학자들이 말년에 종교를 창시하고 그런건 이들이 자신의 프로젝트에서 일탈해서라기보다 오히려 이론적으로 당연한 결론에 이른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말하면 완전 반동주의자같긴 하지만 꼭 그런건 아닌데요, 제가 사회학을 반계몽주의의 산물이라고는 했지만 초기 사회학자들은 종교나 정념같은 요소들의 긍정적인 면을 \'이성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계몽주의의 자장 속에 속한 이들이기도 했습니다. 또 심하게 말하자면... 계몽주의의 반동적 분파쯤 되는 거죠;; 여하간 그러다보니 사회학자들은 자신이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경제학을 보면 \'세상이 그것만으로 돌아가나 친구야\'라고 외치게 되는 겁니다 크크. 사회학자들이 흔히 하는 이론은 좋지만 현실에는 적용이 안된다는 식의, 또는 세상을 경제라는 한가지 요소로만 설명할 수 없다는 한심한 마르크스주의 비판도 결국 그런 맥락이구요. 세상이 \'그것만으로는 설명 안된다\'는 사회학의 주장은 사실 이미 설명된 것 바깥의 요소들을 끊임없이 발굴하려는 지향을 가지는데 이런 것들은 사실 본인도 설명 못하거든요. 사회학의 이론화가 부족한 어떤 무의식적 지향이 여기에 있습니다. 사회학의 대상은 \'사회\'이어야 하는데, 사회학은 반대로 \'그것만으로는 사회가 설명안된다\'고 계속 외치고 따라서 시지프스의 여정스러운 학문적 여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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