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2/03/29 21:54:33
Name   코리몬테아스
Subject   연방 대법관 청문회 - 관타나모와 전범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을 전범이라고 부른 걸 두고 유럽 정상들의 반응이 엇깔리고 있어요. 유럽 입장에서는 전장이 유럽이니 바이든이 좀 닥쳐주길 바란다는 걸 외교적으로 말하는 중. 그 와중에 이번 신임 연방 대법관 커탄지 브라운 잭슨의 청문회에서 나온 '전범'논란이 인상적이어서 청문회 질의응답 중 일부를 번역해봅니다.

대답하는 커탄지는 민주당 픽으로 진보성향 판사고, 공격하는 톰 코튼으로 강성 보수. 제가 다이얼로그를 번역한 부분은 코튼 의원의 마지막 질문들이고, 영상의 초중반부는 청문회에서 공화당이 이슈화하고 있는 '아동 포르노 소지자'에 대한 후보자의 온건한 형량에 대한 거에요.

https://youtu.be/S-HHHOBTYMw?t=1069

톰 코튼 "지금까지 후보께서 변호한 사람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으니. 이제 후보가 피고들을 어떻게 다루었는 지에 대해 얘기해보죠. 그 피고들은 (부시)대통령,국방장관,복무 중인 장교였습니다. 그라함과 코닌 의원(둘 다 공화당)은 후보가 피고들을 '전범'이라 불렀다고 했습니다. 후보는 반박하셨고, 더빈 의원(민주당)도 부정했죠. 인정합니다. 후보는 정확하게 그 단어를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전범이란 말은 쓰지 않았죠.  하지만 후보께선 여러 법정 서류에서 피고들의 행동이 '전쟁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한다 했습니다. 죄송하지만 '이 사람은 전범이다.' 라고 하는 것과 '그 사람이 전쟁범죄를 구성하는 행동을 했다'고 말하는 것의 차이를 모르겠군요. 설명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후보자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차이를 설명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법에 따라 인신보호청원을 제출할 때, '미국'을 피고로 하여 제출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법이 작동하는 방식과 주권면제(sovereign immunity) 때문이지요. 그래서 개개인 공직자의 공적 지위(Official capacity)에 대해 청원을 제출 해야 합니다. 그게 (관타나모 수감자를 위한)인신보호청원을 제출하는 방법이지요. 그래서 누구든지 간에 청원을 제출하는 시기에 결정권자인 사람은 청원에 이름이 쓰여지는 당사자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인신보호청원은 민사사건에서는 소장(complaint)같은 거죠. 수감된 사람을 위한 법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혐의들을 제기하는.."

톰 코튼 "알겠습니다 판사님, 공적 지위던 사적 지위던 전부 절차적인 뚱딴지 소리(gobbledygook)입니다. 이 사람들은 당신이 전쟁범죄를 구성하는 행동을 했다고 말한 사람들입니다."

후보자 "외람된 말씀이지만.."

톰 코튼 "전 그냥 누군가를 전범이라 부르는 것과 전쟁범죄 구성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의 차이를 모르겠다는 겁니다."

후보자 "존경을 담아 말씀드립니다 의원님. 피고들은 사인으로서 고소당한 게 아닙니다. 저흰 그 개인들에게 혐의를 제기한 게 아니지요. 사실, 그 사건이 진행되면서 피고의 이름은 바뀌었습니다. (소송의) 후반부에는 인신보호청원의 피고는 오바마 대통령이었죠. 왜냐면 오바마가 인신보호청원의 당사자 되는 결정권자가 되어.."

톰 코튼 "그 이름들이 바뀌었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 밥 게이츠에서 도날드 럼즈펠드, 다시 밥 게이츠가 되었겠죠. 하지만 공직에 있던건 그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정부를 감독하던 것도 아니었죠.[역:뭔 소린지 잘 모르겠음] 소송을 제기하셨을 때 후보께서는 그들이 전쟁범죄를 구성하는 행동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저 이해가 가지 않을 뿐입니다. 후보께서는 어떻게 이 위원회가 '누군가를 전범으로 부르는 것'과 '전쟁범죄를 구성하는 행동을 했다.'고 말하는 게 다르다는 걸 믿어주길 기대하십니까?

후보자 "설명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원님. 관타나모에 있던 사람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보고된 여러 혐의 중 하나에는 고문에 대한 혐의가 있었습니다. 법적 절차에 따라 그런 혐의를 제기할 때는 그 자체로 '전쟁범죄'를 구성하게 됩니다. 그게 법이 작동하는 방식이지요. 그래서 만약 여러분이 인신보호청원을 작성하는 중이고 '공개된 정보에 따라 알카타니 씨가 고문당했다고 믿어집니다.'라고 말한다면, 법에 따라 제기된 그 혐의는 '고문사용의 결과로 전쟁범죄가 있었다.'고 말하는 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는)미국을 상대로 그런 혐의를 제기하는 것이지만 미국을 고소할 수는 없기 때문에, 청원서에는 국가 지도자들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죠. 그래서 그 이름들이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개인에 대한 게 아닙니다. 구금 이후 뒤따른 알카타니 씨의 고문 혐의에 대한 것이죠."


대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코튼 의원은 정치인 답게 토론 기법을 많이 씁니다. 말을 중간에 자르고, 후보자가 왜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그런 표현을 썼는 지에 대해 설명하니 그걸 절차적 헛소리라고 일축하는 게 대표적이죠. 코튼이 결국 전범이라 부른 것과 차이가 없지 않느냐는 자신의 요점으로 강조하는 와중에도 후보는 '법과 절차에 따라 구금자의 고문에 대한 혐의를 제기하려면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를 길게 길게 설명함.

후보자가 답변하는 태도는 아주 성실했지만, 미디어에서는 이런 답변을 다 담을 수 없으니, 대충 'war criminal' 'constitute a war crime' 'gobbledygook' 정도로 압축편집 해버리면 톰 코튼의 의정활동 제물이 되진 않을 지 ㅋㅋ.. 후보 입장에서는 굉장히 원론적이고 또 방어적인 태도로 길게 길게 말하는 데. 당신을 응원하는 진보 미디어를 위한 편집점을 만들어주지 않은 게 쵸큼 아쉽네요. 방어적인 것도 지나치면 답답해 보이기도 하고요.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2-04-12 10:09)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95 정치/사회검경수사권 조정- 국가수사총량은 얼마나 증발하였나 36 집에 가는 제로스 22/05/02 5094 44
    1194 문화/예술2022 걸그룹 1/3 17 헬리제의우울 22/05/01 4261 19
    1192 정치/사회영국의 이슬람 트로이 목마 사건, 그리고 이에 대한 재조명 1 열한시육분 22/04/30 3872 14
    1191 일상/생각아이들을 돕는 단체 "얀코"에 자원봉사 다녀왔습니다. 24 트린 22/04/28 3894 48
    1190 일상/생각엄마의 틀니 13 풀잎 22/04/23 3821 65
    1189 경제넷플릭스: 주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19 코리몬테아스 22/04/21 4867 30
    1188 정치/사회현대 청년들에게 연애와 섹스가 어렵고 혼란스러운 결정적인 이유 63 카르스 22/04/19 7049 21
    1187 꿀팁/강좌꼬맹이를 위한 마인크래프트 서버 만들어주기 17 덜커덩 22/04/19 8253 21
    1186 일상/생각일상의 사소한 즐거움 : 어느 향료 연구원의 이야기 (4편) 3 化神 22/04/15 4052 12
    1185 기타왜 범행일이 아니라 판결일로 집행유예 처벌이 달라져요? 6 집에 가는 제로스 22/04/15 4029 26
    1184 문학[그림책] 누가 진짜 엄마야? 3 늘쩡 22/04/13 3548 12
    1183 일상/생각농촌생활) 3월 중순 - 4월 초 18 천하대장군 22/04/08 3658 22
    1182 기타연방 대법관 청문회 - 관타나모와 전범 5 코리몬테아스 22/03/29 3605 10
    1181 게임요즘은 엑스컴 2를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15 손금불산입 22/03/28 5805 14
    1180 일상/생각일상의 사소한 즐거움 : 어느 향료 연구원의 이야기 (3편) 12 化神 22/03/25 4496 22
    1179 일상/생각농촌생활) 봄봄봄 봄이왔습니다 22 천하대장군 22/03/21 3746 29
    1178 일상/생각일상의 사소한 즐거움 : 어느 향료 연구원의 이야기 (2편) 5 化神 22/03/18 4124 18
    1177 정치/사회홍차넷의 정치적 분열은 어떻게 변해 왔는가? - 뉴스게시판 정치글 '좋아요'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72 소요 22/03/13 6652 70
    1176 의료/건강오미크론 유행과 방역 '정책'에 관한 짧은 이야기 12 Ye 22/03/08 3844 26
    1175 일상/생각농촌생활)봄에는 굼벵이도 석 자씩 뛴다 16 천하대장군 22/03/07 3843 23
    1174 문화/예술한문빌런 트리거 모음집 27 기아트윈스 22/03/06 5361 53
    1173 기타깃털의 비밀 - 친구 없는 새 구별하는 방법 11 비형 22/03/03 4874 46
    1172 정치/사회비전문가의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향후 추이 예상 20 호타루 22/02/28 4954 28
    1171 기타이어령 선생님의 부고를 듣고 7 아침커피 22/02/27 4181 53
    1170 정치/사회러시아와 우크라이나, 3개월의 기록들 4 조기 22/02/25 3823 14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