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3/12/25 17:35:55
Name   메존일각
File #1   onesound.jpg (11.6 KB), Download : 6
Subject   커버 댄스 촬영 단계와 제가 커버 댄스를 찍는 이유.


옆 동네에 영상을 올렸더니, 한 분이 "커버 곡인데 뮤비를 찍는 이유가 있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첨부 이미지가 가장 비슷한 답변인데, 요걸 토픽으로 글 하나 써보면 좋겠네 싶었습니다.

[커버 댄스]는 원작자의 춤을 따라해보는 것이고, [커버 댄스 영상]이라 하면 그렇게 따라하는 춤을 촬영하는 것인데요. 상품으로서 K-POP 아이돌의 완성도가 정말 높기 때문에 이걸 동경하여 따라해보고 싶은 사람이 많은 건 당연지사입니다.

아이돌의 춤을 따라하고 커버 댄스를 촬영하는 것에 대해 제가 분류하는 몇 가지 단계가 있는데요.

[1단계] 티비나 유튜브를 보고 좋아하는 아이돌의 춤을 혼자 따라 춰 본다.
[2단계] 혼자로는 만족할 수 없으니 각자 파트를 맞춰 단체로 따라해 본다.
[3단계] 이왕 하는 김에 의상까지 비슷하게 맞춰서 따라해 본다. 결과물을 삼각대에 고정해서 폰으로 남겨야지.
[4단계] 비용 좀 들여서 촬영 감독을 섭외한다. 장소도 좀 알아보자. 멋지게 남기면 더 좋지 않아?
[5단계] 아예 대놓고 장소도 신경 쓰고 뮤비처럼 찍어본다. 나 찍히는 거 좋아해.

6단계는 진짜 뮤비가 될 것이고, 그때부터는 세미 프로급이라고 봐서 촬영의 목적성이 달라지므로 이 주제에는 해당하지 않겠죠.

- [1단계]는 가장 기초적인 것이고,

- [2단계]부터 팀에 들어가는 걸 고민하게 됩니다. 학교 친구들과 같이 하거나요. 그리고 공연을 해보자가 추가됩니다. 버스킹도 있고, 팀에 있다면 찬조 공연을 나가는 게 있겠죠.

- [3단계][4단계]는 크게 1) 부끄러움과 2) 비용 부분에서 갈립니다. 1)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처럼 따라해서 결과물은 남기고 싶은데 내가 그렇게 춤을 잘 추는 건 아니니까 자기 만족에서 끝낼래. 2) 촬영 감독 섭외하려면 못해도 30만원은 줘야 될 거고, 스튜디오비까지 생각하면 개인당 15~20만원 정도 들여야 하니 이 비용은 나한테 너무 부담돼.

- [3단계]는 주로 팀을 이뤘을 경우 팀론에 의해 맞추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춤과 노래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모이는 네이버 카페나 페이스북 그룹에서 프로젝트성으로 인원을 구하기도 합니다. 비용적 부담이 적은 연습실을 빌려서 삼각대에 스마트폰을 놓고 결과물을 남기자가 되는 거죠.

- [4단계]는 여기에 더해 나 이렇게 준비한 거 그럴 듯하게 남기고 싶어. 주변에도 자랑할래.가 되겠죠.

- [5단계]는 촬영도 여러 번 해봤는데 이젠 좀 특별하게 결과물 남기고 싶어. 마음이 맞는 더 잘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더 멋지게 촬영해 볼래. 입니다. 1회성이 될 수도 있고 꾸준히 할 수도 있죠.

저의 이야기는 홍차넷에는 꾸준히 관련 이야기들을 적어왔으니 아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저는 촬영자 입장이지만 처음에 4단계에서 시작했다가 현재는 4~5단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5단계를 지향하는 친구들과 팀을 이루고/또 이루려고 하고 있지요.

시간이 묵어가는 만큼 저도 더 연구하고 연습하고 장비도 업그레이드합니다. 예전에 탐라에 적은 적 있습니다만, 매 촬영에 새로운 시도 1가지는 꼭 하자는 게 제 촬영 모토입니다. 올해 촬영 곡수가 26곡 정도 되는데(일이 많아져서 평년보다 확 줄었네요.) 올해만도 26가지 이상의 노하우가 새롭게 추가된 것이죠.

그렇게 결과물이 좋아지는 만큼 욕심이 더 생기네요. 이젠 장비가 너무 많아져서 효율과 퀄리티에서 밸런스를 어디에 맞춰야 하냐로 고민도 많이 하지만 아무튼 매번 이전보다는 결과물을 잘 내고 싶습니다. 그렇게 뽑아낸 결과물을 자랑하고 싶어서 게시물로 올리니까 분명 홍보 목적이 맞는데, 이걸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수는 없...고요.

기회가 되면 공연 계획이 있지만 팀에서 찍은 퍼포먼스 영상이 무대 섭외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정말 적다고 생각합니다.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더라도 그 실낱 같은 희망(?)에 기대어 이렇게 함께 오랜 시간 준비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건 너무 가성비가 안 맞죠. 물론 장비가 아주 많아지고 촬영 자체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서브잡처럼 현장을 나가는 경우는 생기는데 이건 또 다른 층위의 얘기가 될 테고요.

서두로 돌아가서, 한 분의 질문은 제 기준에 따르면 "[5단계]에 어떤 의미가 있냐"고 물으시는 걸 텐데요. 네, 의미 없습니다. 그냥 결과물을 예쁘게 잘 뽑고 싶어서 노력하는 것일 뿐입니다.

저희 팀 친구들 역시 아이돌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춤을 아이돌만큼 잘 추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자기 일에 열심이면서 팀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영상에서 본인이 멋지고 예쁘게 나오는 데에 만족하는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저 역시 같은 마음으로 더 좋은 결과물을 내려는 것이고요.

커버 댄스 촬영도 좁은 의미라나마 예술이라 할 수 있는데, 예술은 본디 의미없는 짓이죠. :)

p.s. 이 마지막 한 마디를 위해 [문화/예술]로 카테고리 정한 거 실화냐!?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4-01-08 22:25)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5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16 기타비 내리는 진창을 믿음으로 인내하며 걷는 자. 8 심해냉장고 24/10/30 826 20
1415 기타명태균 요약.txt (깁니다) 21 매뉴물있뉴 24/10/28 1628 18
1414 기타트라우마여, 안녕 7 골든햄스 24/10/21 895 36
1413 기타뭐야, 소설이란 이렇게 자유롭고 좋은 거였나 14 심해냉장고 24/10/20 1501 40
1412 기타"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어쩌다 트렌드를 놓치게 됐을까? 28 삼유인생 24/10/15 1800 16
1411 기타『채식주의자』 - 물결에 올라타서 8 meson 24/10/12 908 16
1410 요리/음식팥양갱 만드는 이야기 20 나루 24/09/28 1198 20
1409 문화/예술2024 걸그룹 4/6 5 헬리제의우울 24/09/02 2053 13
1408 일상/생각충동적 강아지 입양과 그 뒤에 대하여 4 골든햄스 24/08/31 1394 15
1407 기타'수험법학' 공부방법론(1) - 실무와 학문의 차이 13 김비버 24/08/13 2015 13
1406 일상/생각통닭마을 10 골든햄스 24/08/02 1955 31
1405 일상/생각머리에 새똥을 맞아가지고. 12 집에 가는 제로스 24/08/02 1570 35
1404 문화/예술[영상]"만화주제가"의 사람들 - 1. "천연색" 시절의 전설들 5 허락해주세요 24/07/24 1421 7
1403 문학[눈마새] 나가 사회가 위기를 억제해 온 방법 10 meson 24/07/14 1890 12
1402 문화/예술2024 걸그룹 3/6 16 헬리제의우울 24/07/14 1648 13
1401 음악KISS OF LIFE 'Sticky' MV 분석 & 리뷰 16 메존일각 24/07/02 1534 8
1400 정치/사회한국 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3) 26 삼유인생 24/06/19 2745 35
1399 기타 6 하얀 24/06/13 1841 28
1398 정치/사회낙관하기는 어렵지만, 비관적 시나리오보다는 낫게 흘러가는 한국 사회 14 카르스 24/06/03 3062 11
1397 기타트라우마와의 공존 9 골든햄스 24/05/31 1918 23
1396 정치/사회한국 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2) 18 삼유인생 24/05/29 3057 29
1395 정치/사회한국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1) 8 삼유인생 24/05/20 2636 29
1394 일상/생각삽자루를 추모하며 4 danielbard 24/05/13 2031 29
1393 문화/예술2024 걸그룹 2/6 24 헬리제의우울 24/05/05 2117 16
1392 정치/사회취소소송에서의 원고적격의 개념과 시사점 등 9 김비버 24/05/02 2210 7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