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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 03:48:11수정됨
Name   메존일각
Subject   간송미술관 두 보물 불상의 경매 유찰, 그리고 아무 소리
간송미술관은 지난 5월 27일 케이옥션을 통해 보물 불상 두 점을 경매로 내놓았습니다. 간송미술관에서 처음 내놓은 국가지정 문화재의 경매 물건이었던 만큼 세간에 큰 화제가 되었으나, 시작가가 15억 원이었던 두 유물은 모두 유찰되었습니다.

간송미술관이 두 불상을 경매로 내놓은 이유로는 1) 미술관의 누적 재정적자2) 2년 전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의 차남 전성우 전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 별세에 따른 상속세 부담 정도가 알려져 있는데요. 전재산을 털어 평생동안 문화재를 모은 간송(澗松) 전형필 선생에 대한 전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여기선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겠고, 두 문화재의 개략적인 설명은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金銅如來立像), 1963년 지정
http://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ccbaCpno=1121102840000

<>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 1963년 지정
http://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ccbaCpno=1121102850000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 & 제285호 금동보살입상

* 간송미술관 불상 두 점 유찰에 관한 관련 기사 리스트

유찰 이후 본 경매와 관련된 관련 기사들이 대거 쏟아졌습니다. 관련 기사의 일부 링크만을 옮겨왔는데도 이 정도입니다. (본 글의 기본 소스이기도 합니다. 기사는 두 배쯤 더 읽었지만 그 내용이 그 내용이라. -_-;;)

간송 소장 보물 2점 유찰이 의미하는 것은
첫 경매 나온 간송 보물 유찰, 그 행방은?
간송 불상 2점, 경매 유찰…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가나
간송 '보물 불상' 유찰 굴욕…케이옥션 낙찰률 67%
간송미술관 '보물' 금동불상 2점 유찰됐다
간송미술관 보물 불상 2점, 경매에서 안 팔린 이유는?
모두의 관심이 부담됐나…새 주인 못 찾은 '간송불상'
진위 논란에도 경매 강행한 '간송 불상'…새 주인 못 찾았다
15억씩 불렀지만…간송이 내놓은 보물 불상 2점, 아무도 손들지 않았다
"15억" 간송 불상 경매 유찰…중앙박물관 품으로 갈까
허망한 결말…경매 내놨던 간송미술관 보물 결국 유찰


* 언론에서 분석한 경매 유찰 원인

위의 기사들을 종합해 보면, 두 불상의 유찰 원인은 1) 높은 시작가, 2) 세간의 높은 관심, 3) 국립중앙박물관의 참여 의사, 4) 위작설 정도로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간송미술관 보화각

1) 높은 시작가
- 개인이 매입하기엔 부담되는 가격. (불상에 대한 큰 손 수집가가 현재 없음)
- 삼성문화재단 등 규모가 큰 재단들의 미술품 거래가 뜸함.
- 신종 코로나로 인한 경제 충격 여파가 미술품 경매시장에도 타격.

2) 세간의 높은 관심
- 수집가들은 본인만 아는 채로 구입하고 싶은데, 경매사는 살 만한 수집가에게 은밀하게 접근하지 않았고, 간송 미술관 또한 일을 조용히 처리하지 않았음.
- 지정 문화재라 사들이고 신고하면 소유자가 드러나기 때문에 입찰자의 부담감이 큼.

3) 국립중앙박물관의 참여 의사
- 국립중앙박물관(이하 중박)은 경매 대신 사전 협상 방식으로 불상 매입 의사 표명.
- 국가가 나서니 대학이나 사립박물관은 공개적으로 구입 의사를 보이기 어려웠을 것.

국립중앙박물관(이하 중박)은 경매 전 불상 두 점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중박의 연간 소장품 구입 예산은 40억 정도에 불과하므로, 중박에서 15억을 부담하고 국립중앙박물관회가 15억을 후원하겠다는 입장이었다는데요. 간송미술관 측은 “이미 공개 시장에 나온 만큼 민간 참가자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에 내비쳤고, 경매 당일까지 박물관, 간송, 케이옥션 간 협상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4) 위작설
- 금동보살입상 출토지는 경남 거창으로 신라 지역인데 불상에 백제 양식이 섞임.
- 낙찰 후 위작설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닐 수 있음.

간송미술관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은 익히 알려져 있고, 운영 구조 또한 외부에서 정확히 알기 어려운데요. 학계 일부에선 '두 불상의 성분 분석 등 진위 여부 절차가 필요한데 간송미술관이 연구자들에게 조사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피력한다는군요.


* 언론사 분석 외의 사족

[주의] 
- 이제부터 적는 내용은 그동안 여기저기서 줏어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사견이 많이 포함되어, 정확성이고 뭐고 아무 것도 없습니다 
- 실상을 바탕으로 준엄하게 저를 참교육 해주실 분이 곧 나타나실 것으로 기대하고 저는 그냥 뇌피셜, 아무말 대잔치를 하겠습니다.

국내에서 문화재는 사유재산으로 인정되므로 개인간 거래를 하든 경매로 팔든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구입 후 그 사실과 경위를 문화재청장에게 신고만 잘 해주면 됩니다.(문화재보호법 제40조)

문화재 경매는 이번 간송미술관의 불상 두 점 이전에도 시장에 출품되는 일이 드물지 않았고 매우 고가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보물 제585호 퇴우이선생진적첩(退尤二先生眞蹟帖) 화첩은 2012년 삼성문화재단에 34억원에 팔렸고, 2015년 경매에 나온 보물 제1210호 청량산 괘불탱은 개인에게 역대 최고 낙찰가인 35억2,000만원으로 팔렸습니다. 또, 소유자에 변동이 생긴 문화재는 국내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국외 반출 우려가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왜 따옴표를 썼는지 궁금하신 분은 나중에 오프에서 물어봐주세요.) 그러니 문화재의 판매나 구입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치는 기사는 가볍게 코웃음 쳐주면 되는데요.

순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이번에 보물 불상 두 점이 낙찰되지 않은 데에는 두 문화재가 골동품 수집가들 사이에서 가격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지정(또는 등록) 문화재가 양지라 하면 골동품 시장은 음지입니다. 한 유물을 두고도 [지정 문화재가 되는 기준][골동품 수집가들이 수집하려는 기준]이 같지 않습니다. 

지방 문화재든 국가 문화재든 지정의 기준에는 유물의 수법의 치밀함, 미려함, 형태감 등의 완성도, 희소성 등의 요소가 당연히 고려되지만, 그게 끝이 아닙니다. 유물에 얼마나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예전에 제가 올린 고려청자 글에서 잠깐 소개했던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를 일례로 들어 보지요. 이 자기는 993년(성종 12)에 만들어져 조선의 종묘에 해당하는 태묘에서 향을 피우는 제기로 활용된 유물입니다. 1963년에 보물 제237호로 지정되었다가, 2019년 들어 국보 제326호로 승격된 이채로운 이력이 있는데요.

국보 제326호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

고려의 초기 청자이기 때문에 빛깔부터 비취색이 아닌 누런색이고, 유약의 시유도 균질하지 못한 등 냉정하게 말해서 완성도는 조악합니다. 한데 굽 안쪽 명문을 통해 제작년도나 제작자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점, 태묘에서 제기로 쓰였던 점(당시엔 왕실 제기로 쓰일 정도의 훌륭한 완성도였단 거죠.), 중국 월주 청자의 여운이 짙어 초기 고려청자 형성 과정을 명확히 밝히는 유물이라는 점 등을 평가받아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리고 1990년 황해남도 배천 원산리 가마터에서 발굴된 순화명(淳化銘) 파편들의 연구가 추가로 진행되며 유일한 고려 초기청자로서의 가치와 위상이 더 커졌습니다. 누적 연구를 통해 유물이 지닌 의미적 측면이 더 크게 인정받으면서 2019년 들어 국보로까지 승격되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1995년, 석굴암-불국사와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는 국내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는데요. 수 년간에 걸쳐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며 국내에서는 유럽의 문화유산 보존정책 및 철학이 심도있게 연구되었고, 이때 문화유산 관련 정책에도 큰 변화가 생깁니다. 그 전까지 재화적 관점이 크게 평가된 '문화재(文化財, cultural assets)'라는 개념은 선조의 정신, 의미 등이 크게 강조된 '문화유산(文化遺産, cultural heritage)'라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관념은 당연히 문화재의 지정 기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요.

데 골동품 수집가들에게는 이런 보이지 않는 의미는 가치 평가에 그렇게까지 중요한 판단 근거가 아닙니다. 수집품으로써 얼마나 인기가 있을지, 사고 되팔고의 투자의 관점에서 어떠할지 등의 요소가 가치 평가에 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건 여러 곳에서 들은 얘기입니다만) 지정 문화재를 폄하하는 골동품 수집가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유물에 대한 가치 평가는 주관적인 영역이지만, 어떤 이유를 갖다 붙여도 결국 민간에서는 두 불상 각각에 15억 원 정도의 가치는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겠지요. 그 정도 금액이면 다른 골동품을 여럿 영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고요.

여러 언론사에서 밝힌 분석들이, 의도적인지는 모르겠으나 저에게는 수박 겉핥기 정도에 그쳤다고 보이기도 합니다. 몇몇은 일부러 겉만 핥았다는 냄새를 풍기기도 하는데요. 두 불상이 보물로 지정된 1960년대의 지정 기준과 현재의 기준이 다르다는 의견이 실린 기사가 한 예입니다. 1963년 문화재 지정에 관여하던 문화재 위원들 수준이나 문화재의 가치 평가 방법, 문화재 자체의 희소성 등이 현재에 비해 떨어진다는 식으로 이해됐는데 이건 열린 결말로 남겨두도록 하죠.

중박이 실제로는 두 불상을 구매할 생각이 없었다는 의견을 실은 기사가 다른 예입니다. 중박은 비슷한 (수준의) 불상을 이미 여럿 소장하고 있으니 굳이 무리해서 구입할 만한 절박함이 없었다는 것인데요. 기사의 의도를, 중박이 여론의 등쌀과 체면 때문에 살 것 같은 의사를 내비쳤지만 내부적으론 그 정도의 가치가 없다고 평가하여 미적거렸다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이 또한 열린 결말로. 


국립중앙박물관

다만 본의가 무엇이든간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국가는 문화재의 자산적 가치를 TV쇼 진품명품 같은 식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국보든 지방유형문화재든 격의 차이는 두더라도, 공식적으로는 값을 매기지 않는 거죠. 다만 문화재의 시장 유통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예산을 세워두는데, 국가가 예산 세우는 일이 대체로 그렇지만 구입가를 짜게 잡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중박의 1년 유물 구입 예산이 40~70억 원 정도니까 한 점에 15억 원이나 되는 불상을 구입하기는 실제로 큰 부담일 겁니다. 충분히 미적거릴 만한 거죠.

수집가들의 성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구입한 골동품을 본인이나 가까운 지인들끼리만 폐쇄적으로 즐길 뿐, 유물이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점이 있겠네요. 몇 번인가 얘기한 바 있지만 신고된 문화재는 추적이 가능하고, 국가 지정 문화재 정도 되면 사유재산임에도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관여를 하려고 합니다. 개인 수집가 입장에서 별로 좋을 게 없는 거죠.(단체는 경우에 따라 다름) 때문에 개인 수집가 입장에선 공개된 경매장에서 드러내놓고 문화재를 낙찰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습니다. 구매 니즈(?) 측면에서 지정 문화재라는 건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이기도 하고요.

또, 추적이 된다는 건 도난의 위험성 또한 상존한다는 것이니 양지의 지정 문화재에 손대는 건 더더욱 노 땡큐가 됩니다. 수집가나 업자 사이에선 골동품 시장 어디어디에서 국보급 유물들이 떠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합니다. 그저 믿거나 말거나는 아닌 것이, 현재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중 많은 수가 음지의 골동품 시장에서 양지로 나온 것이거든요. 문화재 명단에 올라 있지 않은, 골동품을 포함한 지하의 비지정문화재가 훨씬 인기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유찰 이후엔...??

성급히 마무리를 해볼 시간이네요.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간송미술관의 두 불상이 재경매에 붙여질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고 전망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중박은 이미 후원회의 지원을 받아 구입하겠다는 뜻을 전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을 벌었다는 분위기라고 하네요. 이번 유찰을 두고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금 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간송 선생의 뜻이 훼손되지 않게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니까요.


국보 제72호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 & 제73호 금동삼존불감

간송미술관의 재정난 탓에 향후 국보급 유물의 매각이 줄을 이을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국보 제72호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과 제73호 금동삼존불감 등 다른 불교문화유산들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거든요. 어쩌면 수집가들 사이에선 기왕에 지정 문화재가 나올 바에야 보물보다는 국보에 더 관심을 갖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죠. 

어떻게 될지는 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0-06-16 22:10)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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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손꽝손
    우와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메존일각
    이 글은 그냥 소설입니다. 헤헤헤
    민간 미술관은 정부 지원금을 받아도 문제, 안 받아도 문제네요.
    답 없는 문제 싫엉. ㅠ
    메존일각
    드라이하게 얘기하면 돈 없는 자는 운영할 필요 없다에 가깝죠. 간송 미술관 정도 되니까 국가에서 이 정도의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고요. 국비가 들어가는데 돈만 주고 관여를 안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죠.

    상속세 문제랑 연관된 것일 텐데 이 부분은 제가 정말 잘 몰라서.
    1
    간송 미술관 정도의 헤리티지를 가져도 이렇게 재정난에 허덕이는데, 그 외의 -호암 미술관 같이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을 제외하면- 민간 미술관들은 정말 답이 없겠다, 싶습니다.
    상속세는 공공 전시를 조건으로 면해줘도 될 것 같기도 한데, 이 쪽도 아마 더 복잡한 문제들이 있겠죠ㅠ

    고대부터 예술은 귀족 자본의 후의 없이는 살 수 없는 운명인가 봅니다.
    1
    솔직히 이만한 물건을 사갈곳은 중박 혹은 삼성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중박에서 구매의사를 내니 다른곳에서 나서긴 좀 쉽지 않죠...
    삼성이 간송미술관 몽땅 사서 삼성미술관 해도 좋을 것 같기도... 으음
    솔직히 간송미술관 수장고에 있는 유물들의 가치가 얼마나 될지 몰라서 과연 삼성이 몽땅 살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간송 선생이 문화재 수집에서 호암과 투탑을 다투던 분이라....
    집안에도, 지인 중에도 콜렉터, 사립 고미술품 박물관 운영하는 분이 있는데, 이 업계(?)는 협회부터 위아래로 사기꾼도 엄청 많고, 돈 외에 (보복 혹은 사법처리 할) 힘/인맥(?)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눈 뜨고 코 베일 가능성이 엄청 높은 것 같습니다. 국가에서도 손대기 어려운 지점이 많고, 감별도 국가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전에 저도 해외 경매장 지인까지 동원해서 사고 수습에 동참한 적이 있습니다. 국외반출 문제를 이용했었죠.
    1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장 장기 집권 막 내리나
    http://daily.hankooki.com/lpage/society/201712/dh20171223103437137780.htm

    지금은

    고미술계 대부 귀환…‘봄·옛 향기에 취하다’특별전
    http://www.mhj21.com/130385
    메존일각
    동산 문화재는 예술품의 관점에서 판단될 여지가 높은데, 그 판단의 근거가 모호할 때가 많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불상이든 탑이든 건축법식이든 혈통증명서를 갖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보니, 현존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DB화 해서 이 유물은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의 것 하는 식으로 분류하는 것인데, 그 '현존'하는 게 딱 한계이자 족쇄로 작용하고요.

    결국 누가 그 업계에서 더 많이 보고 더 만지고 더 분석해봤냐로 전문가가 결정되는데 그 전문가도 심증이 있는 것이지 확신을 할 순 없는 거잖아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의 물품만 ... 더 보기
    동산 문화재는 예술품의 관점에서 판단될 여지가 높은데, 그 판단의 근거가 모호할 때가 많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불상이든 탑이든 건축법식이든 혈통증명서를 갖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보니, 현존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DB화 해서 이 유물은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의 것 하는 식으로 분류하는 것인데, 그 '현존'하는 게 딱 한계이자 족쇄로 작용하고요.

    결국 누가 그 업계에서 더 많이 보고 더 만지고 더 분석해봤냐로 전문가가 결정되는데 그 전문가도 심증이 있는 것이지 확신을 할 순 없는 거잖아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의 물품만 해도 거의 남지 않은 것들이 있는 지경인데, 1000년 이상 위로 올라가면 현존하는 유물만으로 표본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있고.

    그러다 보니 골동품 업계에선 쪼렙(?) 박사들이나 교수들을 무시하고, 학계에선 골동품 업계를 사기꾼이라고 무시하고. 그런데 또 관련 전공 교수님들도 골동품 쪽에 관심 갖는 경우가 많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고요.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본인의 본심과는 다른 얘기를 하기도 하고 혼돈의 카오스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해외 반출 문제에 대해선 저도 좀 들은 얘기가 있는데 좀 위험한 발언이 될 수 있어서 여기에 쓸 순 없겠네요.
    1
    네, 시장 참가자도 적고, 가치/가격을 결정하는 사람들도 내부자에 일종의 카르텔이고,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없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돈 좀 벌었다고 초보(?)가 뛰어들었다가는...
    메존일각
    LOL처럼 티어 구분이 확실하죠. 실제로는 브론즈 실력인데 다이아 티어라고 착각하면 참교육(?) 당하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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