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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2/02 08:52:36수정됨 |
Name | Fate |
Link #1 | https://blog.naver.com/irateleader/221456992140 |
Subject | 슈퍼볼 53(Super Bowl LIII) 프리뷰 (약스압)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s://blog.naver.com/irateleader/221456992140)에서 먼저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1억 명 이상의 시청자와 천문학적인 경제효과로 단일 경기로는 월드컵 결승전과 비견되는 슈퍼볼(Super Bowl)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로 슈퍼볼은 53회를 맞이했는데, 이번 슈퍼볼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AFC 우승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와 NFC 우승팀 로스엔젤레스 램스(Los Angeles Rams)가 맞붙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2월 4일 아침 8시 반 경에 mbc스포츠에서 중계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주말과 이어진 설 연휴 첫날 아침이라 직장이 있는 분이라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일정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슈퍼볼을 보고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간단한 소개글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1. 경기장 이번 슈퍼볼 53은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립니다. 애틀랜타 팔콘스의 홈구장이며 2017년에 개장한 최신식 돔구장입니다. 관중석 모두가 볼 수 있는 초대형 원형 전광판이 인상적이며, 경기장을 둘러싼 삼각형 모양의 거대 패널은 카메라 조리개처럼 움직여 지붕을 개폐할 수 있어 미적으로도 대단히 아름다운 구장입니다. 2. 양팀 및 주요 스타 플레이어. 1)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간단히 말해서 현재진행형의 왕조(Dynasty)를 구축하고 있는 팀입니다. 보스턴을 연고로 하고 있으며 최근 5년 간 4회 슈퍼볼 진출, 최근 3년 연속 슈퍼볼 진출일 정도로 압도적인 AFC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슈퍼볼 49에서는 시애틀 시호크스와 맞붙어 상대의 역전까지 단 1야드만 남은 채 패배 직전까지 몰렸으나, 코너백 말콤 버틀러의 극적인 인터셉션으로 우승. 슈퍼볼 51에서는 초반 애틀랜타 팔콘스의 폭발적인 기세로 25점차까지 벌어졌으나 쿼터백 톰 브래디의 리더십 하에 차근차근 쫓아와 결국 역사에 남을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슈퍼볼 52에서는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맞붙어 브래디가 무려 500야드를 퍼붓는 맹공을 선보였으나 이글스 역시 기세에서 밀리지 않고 적시적소에 극적인 터치다운을 성공하여 41-33으로 역대 최대 점수 총합을 기록한 난타전 끝에 패트리어츠가 패배하였습니다. 패트리어츠는 지금까지 슈퍼볼에서 모두 1포제션(8점) 안쪽으로 승리와 패배를 기록하였고, 이기든 지든 모두 명경기가 되었습니다. 이 점은 이영호가 스타크래프트 프로 씬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유사합니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벨리칙과 브래디 중 누가 더 중요한가는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먼저 브래디부터 간단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톰 브래디(Tom Brady) G.O.A.T. 쿼터백 톰 브래디는 이미 현역으로 역대 최고의 쿼터백을 마크하고 있는 리빙 레전드입니다. 그를 가십거리로 소비하는 사람들은 그가 슈퍼모델 지젤 번천의 남편이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그건 대중들의 NFL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에 불과하고, 실제로 브래디가 풋볼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그 자신만으로도 독보적입니다. 브래디는 그의 현역 시절 라이벌이자 비교 대상이었던 페이튼 매닝과 매우 다릅니다. NFL 전체 1번으로 지명되었던 매닝과 달리 그는 무명의 6라운드 199번이었고, 주전을 보장받지 못했던 후보 쿼터백이었습니다. 주전 드류 블레드소가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한 뒤 그는 주전 자리를 확보했고, 그 해에 우승하면서 패트리어츠의 왕조 시대를 열었습니다. 매닝은 상대적으로 약팀에서 활동하면서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8년이 걸렸지만, 브래디는 명장 빌 벨리칙과 함께 강호 패트리어츠의 전성기를 한껏 누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00년대의 세 번의 우승은 브래디도 브래디이지만 패츠의 전력이 그만큼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브래디는 팀이 계속해서 바뀌는 와중에도 여전히 공격에서의 날카로움을 유지했고, 말년의 매닝이 겪었던 노쇠화의 증거를 현재까지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저번 시즌 MVP이며, 여전히 패트리어츠 공격의 핵심을 담당하는 선수입니다. 선수로서 브래디의 특징은 빠른 릴리스와 오픈된 리시버를 찾는 프로그레션 능력, 그리고 불릿 패스(bullet pass)라 불리는 날카로운 탄환과 같은 패스입니다. 쿼터백이라는 포지션은 오픈되는 리시버를 찾아 정확한 패스를 던짐과 동시에 자신을 덮치는 수비수들도 같이 봐야 하는 복합적인 포지션입니다. 리시버가 열리는 것을 계속 기다리다가는 수비수의 태클을 맞아 후퇴하는 색(sack)을 당할 수도 있고, 공을 손에서 떨어트릴(fumble) 수도 있는데, 브래디는 태클도 잘 당하지 않고, 공을 잘 떨어트리지도 않고, 정확하게 패스를 뿌리면서, 엄청나게 빠르게 던집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브래디는 리그 탑 DE인 보사를 바보처럼 보이게 합니다. -줄리안 에델만(Julian Edelman) Iron Man 요즘은 수염을 더 길러서 후덕합니다. 줄리안 에델만은 패스를 받는 와이드리시버(Wide Receiver, WR) 포지션의 선수입니다. 에델만은 솔직히 리그 탑 리시버는 아닙니다. 리그를 대표하는 탑 리시버로는 팔콘스의 훌리오 존스나 스틸러스의 안토니오 브라운, 자이언츠의 오델 베컴 주니어가 더 유명하고 스탯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의 에델만은 브래디의 모든 패스를 결정적인 순간마다 족족 잡아내는 철인입니다. 플레이오프에서 에델만이 잡아낸 가장 유명한 패스는 당연히 슈퍼볼 51에서의 극적인 패스일 것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드라이브. 이 상황에서 에델만에게 공이 갈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팔콘스의 디펜스가 예측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무려 세 명의 수비수 사이에서 에델만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손에 맞고 튕긴 공을 향해 반대 방향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그렇다 해도 이 공이 땅에 닿으면 패스가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본능적으로 공이 땅에 닿기 전에 최대한 허리를 젖히며 공을 따냅니다. 와이드리시버의 유형은 다양합니다만 에델만은 그 중에서 라우트러닝(route running)을 통해 정확한 라우트를 타서 짧은 야드를 따내는 슬롯 리시버(slot receiver)입니다. 번개같이 빠른 패스를 자랑하는 브래디와 딱 맞는 궁합의 선수이기도 합니다. 또한 에델만은 대학 때까지 쿼터백으로 활동했었기 때문에 변칙적으로 에델만이 패스를 던지는 트릭 플레이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ex. 2015년 디비저널 라운드 vs 레이븐스) -롭 그롱카우스키(Rob Gronkowski) The Great Gronkowski 롭 그롱카우스키는 타이트엔드(Tight end, TE) 포지션으로 그롱크(Gronk)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선수입니다. 이제는 기량이 예전같지 않아 현재 최고의 타이트엔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미 쌓은 업적만으로도 역대 최고의 TE라고 할 수 있는 선수죠. 타이트엔드라는 포지션은 와이드 리시버로도, 오펜시브 라인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포지션인데, 그롱카우스키는 이런 타이트엔드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입니다. 그는 타이트엔드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나게 큰 장신(198cm)과 몸무게(122kg)을 갖고 있는데요. 육중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어마어마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수비수를 두 세명씩 끌고 다니는 리그 파괴자였습니다. 라인배커가 막아세우기에 그롱크는 너무 빠르고, 세이프티가 막기에 그롱크는 너무 큽니다. 그롱카우스키를 막아세우기 위해서는 반칙에 가까운 플레이 없이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는 항상 거친 태클의 희생자였고, 많은 부상으로 올 시즌까지 활동한 후 은퇴를 예고했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그롱카우스키는 리시빙에 가담하기보다는 브래디의 곁에서 태클을 방어하는 역할을 주로 수행했는데, 상대방이 그롱크는 이번 경기 휴식인가 보다, 안심할 때마다 결정적인 리셉션으로 상대방에게 피니시 블로를 날렸습니다. 특히 그롱크는 터치다운에 근접한 레드 존(Red Zone, 골라인까지 20야드 안쪽의 짧은 거리)일수록 더 위력적인데요. 골리앗처럼 성큼성큼 전진하여 높은 위치에서 잡아내는 그롱크를 막을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롱카우스키는 그의 특징적인 터치다운 세리머니로도 유명합니다. 공을 들고 이리저리 흔든 다음 공을 땅에 쳐박는 그의 특징적인 세리머니는 그롱킹(Gronking)이라고 불립니다. 실제로 보면 대단히 호쾌한 동작인데요. 만약 슈퍼볼에서 그롱카우스키가 터치다운을 하게 되면 어떤 터치다운 세리머니를 할 지 호기심 있게 지켜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가 뉴잉글랜드의 주요 스타 플레이어입니다. 디펜스 플레이어는 왜 소개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사실 뉴잉글랜드의 수비수들은 뭔가 엄청난 임팩트가 없다고 생각되서 소개할 멘트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많이 언급될 선수는 아마 카일 반 노이(Kyle Van Noy)와 패트릭 청(Patrick Chung)일 것입니다. 이 두 선수는 라인배커로서 뉴잉글랜드 수비진의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이후에 소개할 토드 걸리와 가장 많은 매치업을 이루겠지요. 그 외에 올해 1라운드에 뽑힌 뒤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 중인 러닝백 소니 미첼(Sony Michel), 스페셜 팀에서 키커 스테판 고스카우스키(Stephen Gostkowski) 정도를 눈여겨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로스엔젤레스 램스(Los Angeles Rams) 로스엔젤레스 램스는 연고지 이동을 많이 거친 팀입니다. 클리블랜드→LA→애너하임→세인트루이스→LA라는 4차례의 연고지 이동을 거쳤는데,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동안 무명의 커트 워너를 앞세운 화려한 공격진으로 1999년에 한 차례 우승을 차지했었고, 그 뒤로는 2001년에 슈퍼볼에 진출했다가 뉴잉글랜드에게 진 이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NFC 서부지구에서도 시애틀 시호크스에 밀려 중간 정도의 성적을 기록하는 그저 그런 팀이었죠. 아스날의 구단주로도 유명한 스탠 크론케가 램스의 구단주인데 2015년 겨울, 크론케는 램스가 20년 만에 로스엔젤레스로 복귀하는 안건을 30팀 찬성, 2팀 반대로 통과시켰고, 그 뒤 로스엔젤레스라는 거대 마켓을 위한 전폭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로스엔젤레스 스타디움 앳 할리우드 파크(가칭)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신축 구장을 짓고 있으며(아스날 팬들은 축구에도 돈을 써 달라고 하지만 그에겐 모두 풋볼, 아니 부동산일 뿐...) 이를 통해 아직까지는 결집되지 않은 팬들을 불러모으고자 했습니다. 이 당시 램스는 세 가지 좋은 결정을 하게 되는데, 하나는 ACL 부상 이력이 있지만 실력은 의심의 여지 없이 걸출했던 러닝백 토드 걸리(Todd Gurley)를 과감하게 지명했던 것, 둘째는 2016년 LA 복귀를 맞아 뛰어난 쿼터백을 지명하여 프랜차이즈 쿼터백을 양성해야겠다는 생각 아래 픽들을 과감히 털어 전체 1번 픽을 갖고 있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올라가 쿼터백 제러드 고프(Jared Goff)를 지명한 것, 마지막으로 램스를 강팀으로 만들지 못했던 헤드코치 제프 피셔를 해고하고, 만 30살의 나이에 불과했던 션 멕베이(Sean Mcvay)를 NFL역사상 가장 젊은 헤드코치로 발탁한 것입니다. 이 세 가지 결정은 모두 의도한 대로 맞아떨어져, 걸리는 부상을 회복하고 첫 해에 올해의 루키 공격수(OROY), 3년차에는 올해의 공격 선수(OPOY)를 따내며 리그를 대표하는 러닝백으로 발돋움했고, 고프는 전반적으로 우수하게 램스의 플레이북을 습득한 3년차 쿼터백이 되었으며, 션 멕베이는 부임 첫 해 디비전 꼴지였던 팀을 1년만에 반등시켜 지구 우승을 만들면서 17-18시즌 올해의 코치(COY)를 수상, 2년차만에 대권에 도전하는 기염을 토함으로써 자신이 천재 감독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입니다. 러닝백 토드 걸리와 제러드 고프 이제 감독 2년차인 만 32살의 천재 감독 션 멕베이. 브래디보다 어리다. 그럼 이제 로스엔젤레스 램스의 주요 플레이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제러드 고프(Jared Goff) above-average system QB 아직까지는 아바타인듯 아닌듯 애매한... 위에서 소개한 대로 램스가 픽을 모아 트레이드로 올라온 뒤 2016년 전체 1번 픽으로 지명한 쿼터백입니다. 이제 3년차가 되었고, 1년차 때까지만 해도 기대 이하라는 평이 있었지만 헤드코치가 바뀐 뒤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팀의 공격을 잘 책임져 줬습니다. 닮은꼴로는 라이언 고슬링이 주로 꼽힙니다. 고프에 대한 평가는 과대평가와 과소평가를 오르내립니다. 현재까지는 어께도 괜찮고, 패스의 질도 나쁘지 않은 평균 이상의 쿼터백이지만 헤드코치 션 멕베이의 충실한 꼭두각시 혹은 아바타(...)라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노련한 쿼터백은 코치와의 통신이 끊기는 15초 이후에도 오디블(audible)을 통해 상대 수비를 읽고 공격을 유연하게 대처하지만, 아직까지 고프는 그런 adjustment 능력을 보여주기엔 경험이 부족합니다. (물론 2년차 쿼터백 주제에 쿼터백이 할 수 있는 모든 쇼를 보여주는 패트릭 마홈스가 있지만...) 고프는 모든 상황이 계획대로 흘러갈 때는 자신에게 요구된 역할을 깔끔하게 수행하지만, 어려운 상황에 몰렸을 때 과연 쿼터백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예를 들어 3rd down conversion 상황이나, 타임 매니지먼트, 맨 처음 공을 주기로 한 타겟 리시버가 열리지 않았을 때 재빨리 차선 리시버를 찾는 프로그레션 능력 등에서는 한계가 보인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특히 여기서 고프의 패서 레이팅을 보시면, 시즌 초반에는 어떤 약점도 노출하지 않은 상태로 올해 램스를 누가 막을 것인가, 아니 막을 방법이 뭐냐 이런 말이 나오도록 했지만 블리츠 등을 포함한 QB pressure를 가했을 때 패스의 질이 형편없다는 약점이 노출되었고, 12월에 고프를 잡기 위한 파훼법이 나왔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이후 애리조나 전과 샌프란시스코 전에서는 회복하였지만 그 둘은 현재 리그 최약체입니다. 고프가 능력은 출중하지만 결국 한계가 있는 시스템 QB인지, 아니면 단지 능력을 입증할 충분한 기회가 아직 주어지지 않았던 것뿐인지는 그가 생애에서 마주하게 될 가장 커다란 무대에서 얼마나 심장이 천천히 뛰는 쿼터백인지를 통해 판가름날 것이라고 봅니다. -토드 걸리(Todd Gurley) The War Horse LA 램스에서 램(Ram)은 산양을 뜻합니다. 산양은 절벽을 거침없이 내달리고, 적대자를 향해 고개를 낮추고 뿔을 세운 뒤 정면으로 돌진합니다. 토드 걸리를 보다 보면 램스가 걸리를 지명한 것이 운명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걸리처럼 한 마리 산양과 같은 러닝백은 없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따돌리는 기본 스피드, 가속하는 폭발력, 태클을 매달고서도 들소처럼 계속해서 전진하는 트럭킹(trucking) 모두 최상급이고 리그 전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탑 RB입니다. 현재까지 쌓고 있는 그의 커리어는 램스의 전설적인 러닝백 에릭 디커슨(Eric Dickerson)을 향해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또한 램스의 공격은 거의 러싱을 시도하는 척 하면서 수비수를 쿼터백에게 끌어들인 뒤, 수비수 너머로 살짝 패스하여 빈 공간을 내달리는 플레이 액션(play action)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걸리는 이 과정에서도 확실한 리시빙 타겟으로서 역할을 해 줍니다. (당장 위의 하이라이트를 보아도 걸리가 직접 공을 건네받는 것 외에 건네받는 척 하다가 패스를 받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걸리가 있기 때문에 램스는 3rd&short 상황에서 러싱으로 퍼스트다운을 따낼 수 있고, 골라인 디펜스에 강점이 있는 패트리어츠를 상대로도 마지막 야드를 따낼 수 있습니다. 슈퍼볼 49, 시애틀 시호크스가 역전까지 1야드를 남긴 상태에서, 괴수 모드(Beast Mode) 마션 린치(Marshawn Lynch)에게 공을 주지 않고 패스를 시도하다가 인터셉션 당했던 실수를 션 멕베이는 하지 않을 것이고 동물과도 같은 토드 걸리를 믿을 것입니다. 다만 걸리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제한된 훈련만을 소화했고, 저번 NFC 챔피언십 경기에서는 스냅에 많이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램스는 대신 제 2러닝백 C.J. 앤더슨에게 많은 공을 쥐어 주었습니다. 2주 동안 걸리가 회복해서 슈퍼볼에 나설 수 있을지, 아니면 진짜로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인지는 경기 당일까지 철저한 비밀로 남겨져 있을 듯 합니다. -애런 도날드(Aaron Donald) Monster 드디어 수비수입니다. 진정한 리그 파괴자 애런 도날드의 포지션은 DT로 정확히는 4-3 디펜스의 인테리어 라인맨(interior lineman)입니다. 이 기회를 빌어 디펜스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디펜스 팀은 오펜스 팀과 마찬가지로 11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11명은 프론트세븐(front 7)과 세컨더리(secondary, 후위)로 나뉩니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보통 프런트세븐은 공격팀의 러싱과 패스 시도를 막고, 세컨더리는 최후 방어와 패스 캐치를 막습니다. 즉 쿼터백이 던지고, 와이드리시버가 받고, 던질 때까지 오펜시브 라인(OL)이 버텨주는 것을 패싱 공격의 역할 분담이라고 한다면, 프론트세븐은 오라인을 뚫고 쿼터백이 패스를 던지기 전에 태클하려고 하고, 세컨더리는 리시버가 공을 잡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죠. 여기서 프론트세븐은 축구의 쓰리백, 포백처럼 3-4, 혹은 4-3으로 분류되어 디펜시브 라인맨(DL)과 라인 뒤의 라인배커(LB)로 구성되며, 세컨더리는 와이드리시버(WR)를 1대 1로 마킹하는 코너백(CB), 그리고 공간을 담당하는 세이프티(S)로 구성되는 것이지요. 애런 도날드는 최전선의 디펜시브 태클로 그 중에서도 중앙에 위치해서 상대 오라인을 파괴하고 쿼터백을 태클하는 인테리어 라인맨입니다. 도날드는 2014년에 데뷔했고, 그 해 올해의 루키 수비수(DROY)에 꼽힙니다. 그리고 2015년부터 지금까지 올 프로(all-pro) 퍼스트 팀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현재 리그 탑 수비수입니다. 작년 올해의 수비수(DPOY) 수상자이기도 하며 올해 DPOY 2연패가 예측되고 있는 선수죠. 지금까지 선수들을 여럿 소개했지만 사실 공격 팀끼리의 매치업은 없습니다. 공격 팀은 상대편의 수비 팀과 맞상대하니까요. 하지만 이 도날드는 매 스냅마다 브래디를 태클하기 위해 돌진하는 선수입니다. 작년 DPOY와 작년 MVP의 대결인 셈이죠. 도날드는 1대 1로 막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선수입니다. 최소 2명 이상의 오펜시브 라인맨이 더블 팀으로 붙을 것이고 패츠가 자랑하는 러싱게임도 도날드 앞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또한 그의 파트너는 (비록 전성기가 이젠 지났긴 했지만) 리그의 가장 강력한 수비수 중 하나였던 은다무콩 수(Ndamukong Suh)입니다. 도날드가 더블 팀으로 마킹될 때 수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습니다. 수&도날드 콤비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디펜시브 듀오입니다. 애런 도날드 분석 영상 이렇게 램스의 주요 선수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이외에도 램스에는 준수한 선수들이 대단히 많은데요. 램스의 WR 브랜딘 쿡스(Brandin Cooks) TE 제랄드 에버렛(Gerald Everett)이나, 수비진에서 코너백 아큅 탈립(Aqib Talib), 마커스 피터스(Marcus Peters)등의 선수들은 계속해서 카메라에 얼굴을 비출 것으로 보입니다. 3. 간단한 경기 예상과 변수는? (* 주의 : 이제부터는 조금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럼 이번 슈퍼볼의 승패는 어떻게 될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슈퍼볼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않는 팽팽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양팀의 전력 모두 컨퍼런스 우승팀답게 안정되어 있고, 상대방에 비해 약점은 있어도, 평균 이하의 파트는 없다고 할 수 있지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변수는 러싱게임과 시간 관리(time management)입니다. 패트리어츠, 나아가 패츠의 총사령관 빌 벨리칙(Bill Belichick)의 철학은 매 경기마다 상대의 약점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상대 팀에 맞게 팀의 색깔을 변화시켜 나온다는 것입니다. 패츠는 왕조를 이뤘지만 패츠의 색깔은 매 슈퍼볼마다 달랐습니다. 시애틀 전에서는 그롱카우스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팔콘스 전에서는 상대 수비를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떨까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패트리어츠는 지독하리만큼 러싱 게임을 활용했습니다. 1라운드에서 뽑은 러닝백 소니 미첼과, 또 다른 러닝백 제임스 화이트를 기용하였고, 러닝백의 길(gap)을 열어주기 위한 풀백(FB)의 사용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갈수록 패스 친화적으로 바뀌는 리그에서 보기 드문 올드 스쿨이죠. 패츠의 OC 조쉬 맥다니얼스는 길어야 3초 안에 던지는 숏 패스와 러싱 게임으로 브래디에 대한 압박을 최대한 줄이고자 할 것입니다. 패츠가 이해하는 게임이란 우리 팀의 공격수와 저쪽 팀의 수비수, 저쪽 팀의 공격수와 우리 팀의 수비수가 맞물려서 돌아가지만, 그 둘은 동시에 제한된 자원인 시간을 파먹는 싸움이라는 것입니다. 농구에서 24초를 다 사용하는 것을 지공이라고 한다면, 분명히 양팀은 동일한 숫자의 포제션을 부여받지만 지공 상황에서는 저득점 싸움이 되는 것이지요. 미식축구도 마찬가지로, 패츠는 러싱 게임을 통해 본인의 드라이브에서의 시간은 최대한 유지하며 시간을 태우려고 할 것입니다. (패스가 실패하면 시간이 멈추지만, 러싱 플레이가 필드 안에서 종료되면 시간이 계속해서 흐름) 문제는 이번에 그들이 마주하게 될 수비수가 애런 도날드와 은다무콩 수라는 것입니다. 이 둘을 향해 러닝백을 돌격시킨다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 없으므로 맥다니얼스는 여러 명의 러닝백을 동시에 기용하거나, TE 그롱카우스키를 이용해서 길을 열거나, 아니면 수를 피해 외곽으로 러닝백이 jet sweep을 통해 돌거나 하는 식의 딩크 앤 덩크(Dink and Dunk) 방식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램스의 DC 웨이드 필립스도 패츠가 준비해 올 다양한 방식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1대 1로 와이드리시버와 매칭되는 코너백(CB)을 제외하면, 디펜시브 라인(DL)을 1선, 그 뒤의 라인배커(LB)들을 2선, 그 뒤의 세이프티(S)들을 3선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브래디가 노리는 부분은 1선과 2선 사이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과정에서 허를 찌르는 장거리 롱 패스가 먼저 나올 것이냐, 아니면 도날드 등의 디펜시브 라인에 의한 쌕(sack)이 먼저 나올 것이냐에 따라 경기의 초반 분위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올해 개정된 러핑 더 패서(roughing the passer) 룰에 따라 논란이 있는 판정이 몇 번 있었는데, 이번에도 브래디에 대한 프레셔가 반칙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AFC 챔피언십 경기에서도 러핑 더 패서로 보기엔 소프트한 터치가 반칙이 불리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습니다) 그리고 은다무콩 수는 전성기 시절에도 불필요한 반칙을 저지르는 더티한 플레이어로 악명이 높았는데, 브래디를 어디까지 합법적으로(?) 담구려고 할 지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이 있습니다. 로스엔젤레스 램스의 변수는 토드 걸리와 플레이 액션입니다. 토드 걸리는 15주차가 끝나고 questionable 진단을 받았고 (NFL은 17주차까지 있습니다)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걸리는 몇 번의 스냅에 참가했지만 거의 모든 러싱은 C.J. 앤더슨이 도맡았습니다. 하지만 걸리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야드는 내 주더라도 결정적인 터치다운은 막아내는 뉴잉글랜드의 디펜스 특성상, 슈퍼볼에서 그 빈 자리는 크게 느껴질 것입니다. 특히 벨리칙은 고프의 약점들을 계속해서 파고들 텐데요. 걸리가 없다면 안정적인 타겟맨이 사라지게 되고, 러싱이 위협적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플레이 액션의 효과가 좀 더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현재까지는 C.J. 앤더슨이 걸리의 자리를 잘 메꿔주고 있긴 하지만 상대는 벨리칙입니다. 그는 원패턴에 대한 확실한 파훼법을 찾아 오는 다스 베이더입니다. 맥베이 감독은 데뷔 첫 해에 감독상, 두번째 해에 슈퍼볼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뤘지만 상대는 벨리칙이라는 역대 최고의 감독(물론 안티도 역대 최고)이기 때문에 골이 아플 것으로 봅니다. 한편 램스의 장기는 와이드리시버(WR)들을 한쪽에 묶음(bunch)으로 몰아넣고 그들에게 매번 다른 루트를 집어넣는 번치 포메이션(bunch formation)인데, 이 번치 포메이션은 스냅 전까지 동일한 포메이션이더라도 아주 변화막측하기 때문에 상대방 DC 입장에서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리시버들을 매번 예측해서 막기보다는 과감한 블리츠(blitz) 패키지를 통해 고프를 압박하고, 패스를 급하게 던져서 턴오버를 유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램스 감독 션 맥베이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감상은 경기 흐름을 대단히 잘 읽고, 도박수를 적절한 타이밍에 쓸 수 있는 감독이다라는 건데, 그가 그의 아바타 고프를 잘 조종해서 패츠의 강력한 블리츠 압박을 피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슈퍼볼에서 어느 팀이 승리하시길 바라십니까? 브래디야 이젠 많이 우승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누가 이길 것 같냐구요? 이번에는 초반에 러싱 게임 위주로 저득점 양상으로 가다가, 후반전부터 패싱게임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보는데요. 저는 브래디가 큰 부상을 입지 않는다면 10점차 정도로 패트리어츠가 이길 것 같습니다. 다만 걸리가 정상적으로 들어오고 초반에 브래디에게 태클을 가할 수 있다면 4~7점차 정도로 램스가 이길 것 같아요. 저는 시애틀 시호크스의 팬이고, 막을 만 하면 디펜스를 찢는 걸리와, 공격할 만 하면 와서 태클하는 도날드 때문에 약간의 램스 공포증이 있거든요. 이렇게 간단하게 2월 4일에 열리는 슈퍼볼에 대해 정리해 보았는데요. 아무래도 양팀 다 뛰어난 전력을 갖추고 있고,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보니 자연스레 기대감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우승팀은 어디신가요? 그리고 그날... 시청 계획은 있으신 거죠? *하프타임쇼는 마룬 5와 트래비스 스콧이라고 합니다. * 토비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02-15 00:11)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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