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9/09/27 20:23:05수정됨
Name   메존일각
Subject   최근 홍차넷의 분위기를 보며
말재주가 없지만 홍차넷을 정말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감히 몇 마디 꺼내보겠습니다.

사견입니다만 홍차넷은 정치 사회 경제 등 여러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꽤나 온건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를 존중해가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운영진 분들의 노력과 회원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협조로 말미암은 것이지요.

때문에 무언가에 대해 비판을 하더라도 촌철살인을 아프지 않게 위트있게 말씀해주셨고, 다른 분들도 기분 상하지 않으면서 내 생각이 맞는지 재고해볼 기회가 많았지요. 물론 홍차넷이 이 단계까지 오는 과정에서 격랑도 수차례 있었지만, 그 결과 홍차넷은 훈훈한 분위기가 감도는 커뮤니티라는 이미지가 정착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주변에 덜 신경쓰면서 말씀하시는 분들이 늘어났다는 느낌입니다. 대표적으로 뉴스 게시판에서 하나의 사안에 대해 계속 비슷한 글을 파고 조롱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가는 모양샙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안에 대한 동의여부와 관계 없이) 이런 분위기가 되어가는 것에 마음이 편치 않고, 온오프라인에서 비슷한 말씀을 하시는 선생님들도 적지 않게 보았으나, 더 많은 다른 분들은 생각이 다를 수 있어 가급적 티를 안 내려 하였는데요. 그래도 여러 글에서 충돌하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는 점은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싶습니다.

홍차넷에서 오래 활동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끼리는 서로 말은 안 해도 각자의 성향을 대략 알기 때문에, 초기에는 에둘러 표현하거나, 민감한 부분에선 가급적 말을 섞지 않거나, 다른 글을 파서 다른 주제로 얘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계속되다 보니 갈등처럼 보이는 상황이 종종 만들어집니다. 누구나 보라고 쓰신 글이고 규칙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하나의 대상에 대해 서로 구획을 정해 각자 침범하지 않는 것이 계속 지속되기는 어렵겠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른 것은 너무 당연하고 거기에 대해 의견을 섞는 것 또한 지극히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저 제 착각이기를 바랍니다만 '교류'보다 '충돌'이란 표현에 더 부합한 경우가 자주 눈에 띕니다. 저도 꽤나 영향을 받게 되더라고요.

민감한 주제라면, 내가 하는 얘기가 누군가의 마음에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주시면 어떨지요? 누구든 다 맞는 말만 할 수 없습니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 정답은 없지만 해법은 여럿일 수 있고요. 특정 사안에 개인적으로는 반대하지만 굳이 표현하지 않기도 하고, 대체로 동의하지만 결론이 안 났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여담인데 저는 홍차넷에 친근감이 드는 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글을 적을 때 떠오르는 게 너무 많아지더라고요. 그렇더라도 실언을 자주 하는 것은 전적으로 저의 미숙함 탓입니다. 변명하지 않고 정진하겠습니다. ㅠㅠ

갈등 상황을 덜 만들면서 쾌적한 이용을 도모하고자 운영진께서는 이미 여러 기능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쉽고 편하게 필터링하여 관련 주제를 안 보는 것이 대표적이고, 많은 분들이 그리하시는 걸로 압니다. 그런데 반골 기질이 있는 저는 그러다 보니 회피하기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에 걸렸습니다.

한편으로는 눈을 가린다고 세상까지 사라지는 건 아닌데, 점차 과격해지는 분위기가 잦아들기는 커녕 더 심해진다는 느낌도 들어서 주제넘게 몇 마디 적어봤습니다. 회원 분들끼리 날카로운 날붙이를 들고 대하기보단 향기가 나는 꽃을 들고 대하는 분위기가 오래오래 계속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들 즐거운 불금을 보내시고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10-08 14:16)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69
  • 저도 너무 비아냥거리시는 분들이 많아 불편했어요.
  • 유구무언.
  • 제가 일루 이사온 이유에요. 키배는 옆동네에서도 하실 수 있자나요...
  • 뉴게보면 진심 피곤합니다. 이걸 굳이 하나씩 나눠서 연달아 올려야하나? 싶은 것도 많고요.
  • 동감합니다.
  • 싸울려고 오신분들이 있는거 같더라구요 체력도 좋지
  • 키배는 옆동네로 넘어가서 하시면 참 좋겠지 말입니다.
  • 싸우고 싶지 않아요
  • 홍차넷에 온 이유가 사라질까봐 두렵습니다...
  • 뉴스보러 홍차넷 오지않읍니다.
  • 추천합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19 기타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6 알료사 24/11/20 5128 34
1418 문학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위로 8 다람쥐 24/11/07 1314 33
1417 체육/스포츠기계인간 2024년 회고 - 몸부림과 그 결과 5 Omnic 24/11/05 957 32
1416 철학/종교비 내리는 진창을 믿음으로 인내하며 걷는 자. 8 심해냉장고 24/10/30 1194 21
1415 정치/사회명태균 요약.txt (깁니다) 21 매뉴물있뉴 24/10/28 2304 18
1414 일상/생각트라우마여, 안녕 7 골든햄스 24/10/21 1184 36
1413 문학뭐야, 소설이란 이렇게 자유롭고 좋은 거였나 15 심해냉장고 24/10/20 1816 41
1412 기타"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어쩌다 트렌드를 놓치게 됐을까? 28 삼유인생 24/10/15 2112 16
1411 문학『채식주의자』 - 물결에 올라타서 8 meson 24/10/12 1126 16
1410 요리/음식팥양갱 만드는 이야기 20 나루 24/09/28 1408 20
1409 문화/예술2024 걸그룹 4/6 5 헬리제의우울 24/09/02 2272 13
1408 일상/생각충동적 강아지 입양과 그 뒤에 대하여 4 골든햄스 24/08/31 1614 15
1407 기타'수험법학' 공부방법론(1) - 실무와 학문의 차이 13 김비버 24/08/13 2260 13
1406 일상/생각통닭마을 10 골든햄스 24/08/02 2163 31
1405 일상/생각머리에 새똥을 맞아가지고. 12 집에 가는 제로스 24/08/02 1787 35
1404 문화/예술[영상]"만화주제가"의 사람들 - 1. "천연색" 시절의 전설들 5 허락해주세요 24/07/24 1606 7
1403 문학[눈마새] 나가 사회가 위기를 억제해 온 방법 10 meson 24/07/14 2088 12
1402 문화/예술2024 걸그룹 3/6 16 헬리제의우울 24/07/14 1840 13
1401 음악KISS OF LIFE 'Sticky' MV 분석 & 리뷰 16 메존일각 24/07/02 1769 8
1400 정치/사회한국 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3) 26 삼유인생 24/06/19 3021 35
1399 기타 6 하얀 24/06/13 2009 28
1398 정치/사회낙관하기는 어렵지만, 비관적 시나리오보다는 낫게 흘러가는 한국 사회 14 카르스 24/06/03 3267 11
1397 기타트라우마와의 공존 9 골든햄스 24/05/31 2075 23
1396 정치/사회한국 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2) 18 삼유인생 24/05/29 3285 29
1395 정치/사회한국언론은 어쩌다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나?(1) 8 삼유인생 24/05/20 2839 29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