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0/04/07 16:10:54수정됨
Name   코리몬테아스
Link #1   https://www.npr.org/2020/04/06/828355228/acting-navy-secretary-lashes-out-on-virus-plagued-ship-at-commander-he-fired
Subject   해군장관대행의 발언 유출 - 코로나 항모 함장이 해고된 이유.
글의 제목을 아이러니와 정의로 할까 고민했는데 ㅋㅋㅋ
아이러니와 정의보다도 이걸 들음으로서 제가 얻은 만족감이 너무 커서 ㅋㅋ 걍 건조한 어그로.

오늘 NPR이 해군장관대행(Thomas Modly)의 발언을 폭로했어요. 유출 경위는 알리지 않았고, 군 당국은 해당 유출 발언의 사실을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있어요. 유출 발언은 굉장히 충격적이고 정치적인 내용이라서 오늘 유출되었음에도, 벌써 미 국회에서는 장관대행의 해임을 요구하는 중이에요.


아래는 유출 발언 발췌 번역.

---------------------------------------------------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정보시대에, 이런 중요한 정보가 대중에게 유출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면 함장은 함모를 지휘하기엔 너무 순진하거나 멍청하다. 그 정보는 명령체계에 따라 기밀처리 과정을 거쳐 윗선으로 보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여기서 듣고 있던 해군장병이 '왓더퍼어어어어억'을 외침.

"다른 해석은, 그가 의도적으로 유출했다는거다. 그리고 그건 자네들에게 있어 익숙한 심각한 군율 위반이다."

(중략)

"그를 영웅으로 생각하는 제군들, 잘 들어라 함장에겐 어젠다가 있었다. 그 어젠다는 어떤 정치적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이게 이 나라의 현실이다. 그리고 그게 진실이다."


이게 유출되고 논란이 되자 나온 사과문,

"분명히 하자면, 전 함장이 멍청하거나 순진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추측은 정반대입니다. 우린 항모의 함장을 선발할 때 굉장한 주의를 기울인다. 크로지어 함장은 매우 영리했으며 열정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멍청하거나 순진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공적 영역으로 유출시킬 의도로 이런 경고성 편지를 쓴겁니다."


---------------------------------------------------


이 발언의 유출 경위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 선내 라디오 방송같은 걸로 진행한 장관님의 훈화나 정신교육을 장병이 녹음한듯 ㅋㅋㅋ..

이게 너무 기분 좋은 순간인게 뭐냐면, 해군장관대행이 "함장이 유출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유출한게 확실하니 해고함" 이런 소리를 했어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걍 과제하면서 틀어놓은 정치팟캐스트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였는데도 ㅋㅋㅋ 내용이 너무 어이없어서 집중하게 될만큼 황당했죠. '띠용 내가 무슨 소릴 들은거지? 지금 연설하는 사람이 뭐임 명탐정 코난임?'할 정도로.

대체 무슨 뒤틀린 심성으로 ㅋㅋ 혹은 공개할 수 없는 비밀스런 정보통을 통해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아마 평생 알 길이 없을꺼라고 생각해 아쉬웠어요. 코난이 '니놈이 범인이군!'하면서 살인사건의 비밀을 풀었는데 추리를 안하는 찝찝함! 게다가 미군에서 일어난 이런 비밀스런 사건들이 깔끔한 결론과 함께 빛을 보기는 힘들어 보였죠. 열심히 기억을 붙잡고 있다가, 몇 년 후에 나올 자서전같은데서 진실의 실마리를 쥐어볼 수 있는 정도. 자서전이 화끈하면 전체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들은 공식적으로 부정하면 '음모론'에 불과한 반쪽자리 진실이 되버려요. 시원하지가 않음.



근데 와...ㅋㅋㅋ 정보가 투명하니까 얼마나 좋아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떨어진 이국땅의 민간인따위가 나라하나쯤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항모의 함장직을 둘러싼 정치싸움과 내려진 결정들의 배경의 진실을 알다니. 그것도 어떤 멘탈리티와 생각, 근거로 내렸는지 완전 시원하고 투명하게 알 수 있다니 ㅋㅋㅋ 행복한 순간이에요.  국회에선 그를 끌어내리라고 소리치지만, 저 같은 호기심 꾸러기들에겐 영웅이에요 영웅. 트럼프 행정부 만만세.

그리고 캬 ㅋㅋㅋㅋ 정보시대에 그런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지 않을리가 없다는 걸 이렇게 잘아시는분이 ㅋㅋㅋ...ㅠㅠㅠ 아니 함장은 5명의 군 상급자에게만 메일을 보냈는데,  장관대행님은 수 백명에서 수 천명에게 공개방송 같은 걸 하셨네여 ㅋㅋ... 장관은 장관직을 맡기에 부적절할 정도로 순진하거나 혹은, 군 상층부에서 내려지는 비밀스런 정보를 알리고 싶은 극단적인 반기밀주의 다크나이트인듯 ㅋㅋㅋ 전 후자를 믿을래요 ㅋㅋ



P.S 또 다른 하이라이트 부분은, "이건 제군들의 의무다. 불평하지 마라. 모두가 코로나 문제로 겁먹었겠지. 내가 하나 말해보자면, 만약 이 항모가 전투중이고 초음속 미사일이 날라오고 있다면 그것도 Pretty fucking하게 무서울꺼다. 그러나, 자네들은 자기 일을 해야만 한다. 할 일을 해라. 그게 내가 이 배의 선원 모두에게 기대하는 일이다. 할 일을 해라."
ㅋㅋㅋ 녹음 파일 너머로 '이 미친새끼가 뭐라는거야?'는 소리가 들리는 거 너무 웃김  

P.S 2 수정하기 전에는 사과문이 유출본하고 엮였다고 생각해서 실수로 섞어썼어요. 지금은 분리해서 수정.

P.S 3 우리 장관대행님 이 코로나 시국에 저 훈화방송 하려고 수천마일을 날아가서 괌에 들려 선내방송 시스템을 이용했다고 ㅋㅋㅋ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0-04-21 10:24)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1
  • ㅋㅋㅋㅋ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98 기타낙관하기는 어렵지만, 비관적 시나리오보다는 낫게 흘러가는 한국 사회 14 카르스 24/06/03 2702 11
1391 일상/생각방문을 열자, 가족이 되었습니다 9 kaestro 24/04/29 1694 11
1367 역사 AI를 따라가다 보면 해리 포터를 만나게 된다. 4 코리몬테아스 24/02/18 1872 11
1227 일상/생각(영양無) 나는 어쩌다 체조를 끝내고 레전드로 남았는가 14 Picard 22/07/27 4202 11
1112 정치/사회상호교차성 전쟁 23 소요 21/08/03 4608 11
1107 기타소우주를 여행하는 아미를 위한 안내서: 2 7 순수한글닉 21/07/21 3200 11
1084 일상/생각출발일 72시간 이내 -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사태 23 소요 21/04/25 4975 11
1080 정치/사회택배업계의 딜레마 19 매뉴물있뉴 21/04/16 5227 11
1076 역사왜 멕시코는 북아메리카에 속하는가? 19 아침커피 21/03/31 5673 11
1037 역사생존을 위한 패션, 군복 9 트린 20/12/10 4567 11
1018 철학/종교타이완바 세계사중국편 (5.4운동) 6 celestine 20/10/15 4367 11
983 여행나무를 만나러 가는 여행 3 하얀 20/07/14 4007 11
960 일상/생각웃음이 나오는 맛 13 지옥길은친절만땅 20/05/17 4425 11
944 정치/사회해군장관대행의 발언 유출 - 코로나 항모 함장이 해고된 이유. 4 코리몬테아스 20/04/07 5571 11
865 여행몽골 여행기 - 1부 : 여행 개요와 풍경, 별, 노을 (다소스압 + 데이터) 8 Noup 19/09/26 5595 11
863 정치/사회'우리 학교는 진짜 크다': 인도의 한 학교와 교과서 속 학교의 괴리 2 호라타래 19/09/23 5778 11
859 정치/사회능동적 인터넷 사용자 vs 수동적 인터넷 사용자 16 풀잎 19/09/15 6339 11
804 역사뮌헨에 들렀다가 다하우에 다녀온 이야기 4 droysen 19/05/18 4973 11
783 의료/건강어떻게 의사는 사고하는가 - 번외. ROC와 카파통계량 9 세란마구리 19/03/22 6299 11
761 문학서평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김영하 3 메아리 19/01/13 5932 11
752 문화/예술동양의 디즈니를 꿈꾼 일본 애니메이션 백사전의 피 1 레이즈나 19/01/05 5806 11
730 역사고대 전투 이야기 - (7) 진형 7 기쁨평안 18/11/14 6195 11
708 문학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_ 조지 오웰 8 nickyo 18/10/01 6705 11
693 일상/생각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2 nickyo 18/09/02 5354 11
797 역사현대에도 신분제도는 남아있을까? 10 메존일각 19/04/21 5638 11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