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11/20 01:03:23
Name   The xian
Subject   이틀간의 LCK 스토브리그 이야기들을 지켜보고
그저께, 어제의 스토브리그 이야기들을 보면서 멋대로 써보는 LCK 스토브리그 잡설입니다. 누가 어디로 간다는 식의 소스나 예측 같은 건 아무것도 없으니 (저는 적어도 지금은 그런 것을 풍문으로라도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도 하고요) 기대하셨다면 대단히 죄송합니다.


- 김정균 감독의 계약종료는 놀라운 소식이었지만 저는 생각보다는 크게 충격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이상혁 선수가 은퇴 또는 이적이라도 선언했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요) T1은 전관왕 목표를 가지고 있는 팀이었고 국내는 제패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지만 MSI는 그렇다 쳐도 롤드컵 제패에 실패한 것이 김정균 감독에게 매우 큰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합리적으로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제가 보기엔 김정균 감독은 완벽주의자 기질이 있어 보이는 사람이라 더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 거기에 결혼 같은 인생의 중대사까지 더하면, 뭐 더 말해 무엇하겠나 싶습니다.

뭐. 그래도 백수상태로 결혼하지는 마세요.


- 계약들이 많이들 어그러진 것에 대해 후니의 2년 27억 소식이 스노우볼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농반진반으로 돌고 있는데 저는 그게 - 어느 선수에게 영향을 미쳤는지까지는 알 길이 없지만 - 선수들 사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보다는, 있다고 보는 쪽에 걸어야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내 탑급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내가 해외에 나가면 저 선수보다 더 잘할 자신 있다고 보는 선수들이라면 당연히 누구라도 눈이 돌아가겠지요. 프로의 가치는 결국 돈이거든요.

다만 그만한 돈을 주는데 오로지 게임 실력만이 고려되었다는 생각을 하거나, 단순히 발표된 연봉만 생각하고 그에 뒤따르는 기회, 부대비용이나 세금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 선수들은 혹여나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저부터가, 사회 생활에서 연봉의 가치에는 실력 외의 다른 것들도 반영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연봉을 주는 회사가 어디인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아 손해를 본 사례가 많았던 인생을 살았던지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폭파한 팀은 많지만 그 팀들 중 원하는 선수들을, 아니, 목표하는 선수들과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이라도 제대로 데려올 팀이 몇이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지금 움직이는 것으로 봐서는 T1도 대처에 난항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특히 완전 폭파된 팀들 같은 경우에는, 수신제가가 안 되던 팀들이 당장에 돈을 쥐었다 한들 그것만으로 천하를 노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기도 하니 말이지요. 정말로 개편에 있어서 얼만큼의 의지를 보여줄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 하도 폭파된 팀이 많다 보니 각 팀의 2군 또는 아카데미에서 데리고 있는 유망주들이 진지하게 엔트리까지 거론되는 모습이 보입니다. 단순히 가능성을 보고 즐기는 차원이라면 나쁜 건 아니지만, 진지하게까지 이야기하는 말에는 의미를 두기가 어렵더군요. 다전제는 고사하고 리그의 실전 경험도 없는 유망주들이 얼마나 잘 하든지 그건 솔랭의 점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그리핀과 담원의 다전제에 대해 제가 매우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 카나비 선수에 대한 협박을 비롯한, 그리핀의 전횡에 대한 김대호 전 감독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그리핀이라는 팀은 내년 LCK에서 아예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LCK가 10팀이 아닌 9팀으로 치러지는 한이 있어도 말이지요. 물론 그리핀의 선수들에게는 죄가 없으니 다른 팀을 구성하거나 들어가든지 해서 그리핀이라는 구단을 벗어나야 맞겠고요.


- 기인에 대한 여론은 어째 삼성의 박한이 전 선수의 불쌍한 FA를 볼 때와 매우 비슷한 느낌입니다.


- 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습니다만 필요한 자리는 많고 쓸만한 선수는 오히려 적은 편이라 당분간은 시끌시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엔 - 아니, 저만의 의견은 아니고 이미 뉴스로도 다들 나온 이야기지만 - 선수도 선수지만 선수들을 케어해 줄 코치와 분석팀의 확충에 대해서도 아주 진지하게 고민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스포츠의 역사가 20년을 넘어 가고 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리그 전체를 놓고 볼 때 e스포츠의 역사만큼 선수의 케어나 전력 분석에 대해서 발전된 느낌이 그다지 들지 않습니다. 그러니 적어도 LCK를 제패하고 세계를 노릴 팀들이라면 그런 부분을 아주 진지하게 고민해 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이야기, 한두해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우려됩니다.


- The xian -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토비 15/06/19 35864 1
    16045 일상/생각헌혈 100회 완 12 + 하트필드 26/02/28 202 20
    16044 역사역사의 수레바퀴 앞에 선 개인의 양심. 2 joel 26/02/28 389 15
    16043 정치4월 미중정상회담, '거래적 해빙'의 제도화 열까? 1 K-이안 브레머 26/02/27 266 0
    16042 도서/문학축약어와 일본/미국 만화 경향에 관한 잡소리 2 당근매니아 26/02/27 251 2
    16041 일상/생각AI의 충격파가 모두를 덮치기 전에. 8 SCV 26/02/27 579 16
    16040 사회교통체계로 보는 경로의존성 - 비공식 교통수단 통제의 어려움 3 루루얍 26/02/26 555 6
    16039 일상/생각27일 새벽 쿠팡 실적발표날입니다. 2 활활태워라 26/02/26 526 0
    16038 일상/생각우리집 삐삐 6 VioLet 26/02/25 444 7
    16037 창작회귀 7 fafa 26/02/25 327 2
    16036 일상/생각최근 AI발전을 보면서 드는 불안감 15 멜로 26/02/25 949 0
    16035 창작AI 괴롭혀서 만든 쌍안경 시뮬레이터 11 camy 26/02/25 547 5
    16034 IT/컴퓨터게임업계 현업자 실무자 티타임 스터디 모집합니다.claude.ai,antigravity,vibecoding 4 mathematicgirl 26/02/25 313 2
    16033 경제지능의 희소성이 흔들릴 때 3 다마고 26/02/24 646 6
    16032 영화단평 - <어쩔수가없다> 등 영화 5편 2 당근매니아 26/02/24 478 0
    16031 일상/생각문득 이런게 삶의 재미가 아닌가 싶네요. 6 큐리스 26/02/23 835 13
    16030 게임Google Gemini Canvas로 그냥 막 만든 것들 1 mathematicgirl 26/02/23 593 0
    16029 게임붉은사막은 궁극의 판타지여야 합니다. 4 닭장군 26/02/22 594 0
    16028 사회요즘 논란인 전기차 충전기 사업 1 DogSound-_-* 26/02/22 673 1
    16026 일상/생각나르시스트를 알아보는 방법에 대한 소고 4 레이미드 26/02/21 736 0
    16025 스포츠[MLB] 저스틴 벌랜더 1년 13M 디트로이트행 김치찌개 26/02/21 274 0
    16024 스포츠[MLB] 스가노 도모유키 1년 콜로라도행 김치찌개 26/02/21 213 0
    16023 정치윤석열 무기징역: 드물게 정상 범위의 일을 하다 20 명동의밤 26/02/20 1057 0
    16022 경제코스피 6000이 코앞이군요 6 kien 26/02/19 1088 0
    16021 경제신세계백화점 제휴카드 + 할인 관련 뻘팁 Leeka 26/02/18 647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