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9/22 17:39:47
Name   No.42
File #1   KakaoTalk_20150922_160537913.jpg (146.4 KB), Download : 37
Subject   \'역사\'가 걱정됩니다.


[역사 카테고리를 사용할까 고민하다가 정치/사회를 선택했습니다. 역사를 더럽히기 싫어서요.]

오늘 학교를 방문했다가, 후배들이 붙인 대자보들을 보았습니다. 내용이 퍽 충격적입니다. 동아시아 경제사라는 과목을 맡은 정안기라는 연구교수가 있는데, 이 자가
강의 시간에 이상한 소리를 신나게 내뱉은 모양입니다. 이에 분기탱천한 학생들이 분노의 대자보를 몇몇 붙여놓았습니다.

이 자의 발언을 보자면,

"위안부로 갔던 사람들에게서 기억이라든가 이런 걸 보게 되면 많이 왜곡되어 있더라구요. 한국 사회가 그걸 요구합니다."

"거기에 갔던 위안부들이 노예가 아닙니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고 일을 그만두고 한국에 오고 싶다면 올 수 있어요."

"일제에 협력을 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과연 그 2400명만 그랬을까요? 그 2400명이라는 사람들을 부정하고 나서 한국 근현대사를 과연 설명할 수 있을까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한테 뭐라 하는 것이고, 누가 누구를 친일파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우리 사회는 싸우고 있는  것이죠. 다 똑같은데 왜 싸우는지."

"우리는 안창남이 독립운동을 했다고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비행사 자격증을 땄는데 직업이 별로 선택할 여지가 없어요.  안창남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거기
국내에 비행대를 만들었을 때 거기의 조종사로 간 거죠. 왜? 직업이, 직업으로서 찾아간 것 뿐이에요."

"난 70년이 지나버린 과거의 문제가 오늘의 어떤 한일관계 동아시아의 관계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우리가 살고자 하는 것은 일제 강점기를 살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오늘의 시대를 살고, 내일을 미래를 살아가는데, 그건 과거의 지나간 내용이 끊임없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거죠."

등등이라고 합니다. 실로 주옥같은 발언입니다. 어느 동네의 누구한테 배우면 이른바 학자라는 명함을 가진 이들이 저런 생각을 가질 수 있는지, 그것도 21세기에
접어들어서 실로 다양한 루트로 다양한 정보를 얻어서 자신의 언필칭 지식이라는 것을 검증할 수단과 기회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저딴 생각을 아직도 지니고 살아갈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위해 과거의 친일행적을 미화하려 하고, 일제 강점기를 포장하려 하는 자들은... 저는 이런 자들은
731에서 우리 동포의 몸을 해부하고, 총검으로 수많은 식민지 주민을 학살한 그 짐승들과 조금의 차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한 나라의 역사를
비틀려 하는 일이 얼마나 크고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지 모르거나, 혹은 더 심하게 알고도 저지르려는 것이... 차마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경멸과 분노를 느낍니다.
TV에서 방송인들이 아무 생각없이 '건국 70주년'이라는 말을 씁니다. 무식해서 저러려니...하고 넘어가고 싶지만, 그게 그들의 잘못이 아닐 가능성이 더 크기에 허탈함도
함께 느낍니다. 민족 반역자들의 왜곡된 주장은 알게 모르게 우리 사이로 스며들어 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아폴로 계획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가르치는 학교에 대해서 우주인 출신 주인공이 반발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나서서 잘못된 교육에
대해서 반발한다면 교육의 노선을 바로잡을 수 있을 지 모르지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입시라는 제도를 통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르치는대로 잘 외워서 문제를
푸는 것을 강요합니다. 수능에 '다음중 올바른 것을 고르시오. 1. 위안부는 불법적으로 납치 감금된 성노예였다. 2. 위안부는 임금을 지급받고 일하는 노동자였다. ... '
뭐 이런 문제를 내놓고서 '올바른' 지식에 입각해 1번을 적은 학생이 오답처리되는 일을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설사 1번이 정답임을 알고 있더라도 학생들이 인생을 걸고
1번을 적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설마 이런 일이 있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오늘 저는 이런 일이 실제로 생길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저는 우수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사학을 전공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은 사학을 공부하기 전에 올바르고 확고한 사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누누히 강조
하셨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들은 현재의 전 인류와 앞으로 살아갈 모든 이의 스승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지요. 우리는 지금 앞으로 이 땅에서 살아갈 많은
이들과, 전 세계에서 이 땅을 바라볼 이들에게 엄청나게 잘못되고 지극히 그른 것을 가르치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숨이 나옵니다.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토비 15/06/19 35867 1
    16046 경제삼성을 생각한다. 1 알료사 26/02/28 283 0
    16045 일상/생각헌혈 100회 완 16 + 하트필드 26/02/28 294 29
    16044 역사역사의 수레바퀴 앞에 선 개인의 양심. 2 joel 26/02/28 464 16
    16043 정치4월 미중정상회담, '거래적 해빙'의 제도화 열까? 1 K-이안 브레머 26/02/27 279 0
    16042 도서/문학축약어와 일본/미국 만화 경향에 관한 잡소리 2 당근매니아 26/02/27 268 2
    16041 일상/생각AI의 충격파가 모두를 덮치기 전에. 8 SCV 26/02/27 612 16
    16040 사회교통체계로 보는 경로의존성 - 비공식 교통수단 통제의 어려움 3 루루얍 26/02/26 561 6
    16039 일상/생각27일 새벽 쿠팡 실적발표날입니다. 2 활활태워라 26/02/26 540 0
    16038 일상/생각우리집 삐삐 6 VioLet 26/02/25 449 7
    16037 창작회귀 7 fafa 26/02/25 334 2
    16036 일상/생각최근 AI발전을 보면서 드는 불안감 15 멜로 26/02/25 959 0
    16035 창작AI 괴롭혀서 만든 쌍안경 시뮬레이터 11 camy 26/02/25 554 5
    16034 IT/컴퓨터게임업계 현업자 실무자 티타임 스터디 모집합니다.claude.ai,antigravity,vibecoding 4 mathematicgirl 26/02/25 321 2
    16033 경제지능의 희소성이 흔들릴 때 3 다마고 26/02/24 653 6
    16032 영화단평 - <어쩔수가없다> 등 영화 5편 2 당근매니아 26/02/24 482 0
    16031 일상/생각문득 이런게 삶의 재미가 아닌가 싶네요. 6 큐리스 26/02/23 839 13
    16030 게임Google Gemini Canvas로 그냥 막 만든 것들 1 mathematicgirl 26/02/23 594 0
    16029 게임붉은사막은 궁극의 판타지여야 합니다. 4 닭장군 26/02/22 596 0
    16028 사회요즘 논란인 전기차 충전기 사업 1 DogSound-_-* 26/02/22 675 1
    16026 일상/생각나르시스트를 알아보는 방법에 대한 소고 4 레이미드 26/02/21 741 0
    16025 스포츠[MLB] 저스틴 벌랜더 1년 13M 디트로이트행 김치찌개 26/02/21 277 0
    16024 스포츠[MLB] 스가노 도모유키 1년 콜로라도행 김치찌개 26/02/21 214 0
    16023 정치윤석열 무기징역: 드물게 정상 범위의 일을 하다 20 명동의밤 26/02/20 1067 0
    16022 경제코스피 6000이 코앞이군요 6 kien 26/02/19 1091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