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9/03 17:00:12수정됨
Name   풀잎
Subject   단편에세이 - 격동의 After 코로나 시대
격동의 After 코로나 시대  

일자리가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가 생활하던 모든 환경을 바꾸었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어떤 기업도 우리를 고용하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지역신문의 전단지를 보면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본다.
18세, 23세가 되면 집을 벗어나 독립인으로 자유를 얻어서 살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그건 하나의 환상이었을뿐
2019년까지의 세상이었을뿐,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시대로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나도 내친구들도 모두 이 작은 부모님집에서 아웅다웅 함께 산다.
아빠와 엄마는 레이오프된지 오래되었고 정부에서 주는 웰페어인 복지연금으로 산다.
나는 파트타임일을 간간히 하지만 그것마저도 이번달에는 끊겼다.

동네 마켓을 뺑뺑 돌아서 멀리 멀리 히스패닉 마켓에 가서 넓적다리 소고기와 풀이 죽은 야채들을 사들고 버스를 타고 집에온다.
자동차를 팔아버린지 오래다. 자동차 보험과 3년마다 바꿔야하는 타이어, 보험료는 사치가 되어버렸다.
더이상 우리 시대의 나는 효율적으로 살아가기를 포기한지 오래다.
집과 회사는 멀어서 출퇴근 길에 시간을 버려야한다. 버스는 하염없이 오래 시간을 잡아먹는다.
그러나 나는 갈망한다 회사로 출근하기를!

가족들은 더이상 대화하지 않는다. 저녁밥상에는 어제부터 먹은 스튜와 빵 그리고 싸게 사서 대량으로 만들어놓은 쨈이 우리를 기다린다.
우린 서로를 흘깃 쳐다본 후에 각자의 방으로 돌아간다.
라디오에서 오늘도 극심한 곤충의 피해로 죽어가는 곡물들 이야기를 전한다. 더 살아남게 강하게 만들었다는 곡물들이 더 강하게 살아남은 곤충들에게 무너진다. 라디오는 여전히 무더위, 홍수, 산불, 지진뉴스로 각자의 안부를 챙길것을 당부한다.

밤에 사용하는 인터넷 요금은 두배로 비싸다. 인터넷 서비스 회사는 빌어먹게 사람들이 집에서 인터넷이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는데 꼭 필요한 마약이라고
선전하면서 두배로 사용요금을 차등화 해버렸다. 그래 부자들은 오늘도 마약을 산다.
부모님은 사용요금이 차등화된 다음날 바로, 저녁시간용 인터넷 사용비 내는 것을 끊어버렸다.
깜깜한 밤, 인터넷이 되지 않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예전에는 다운받아서 인터넷으로 음악을 들었다고 하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스마트폰 사용비도 올라버렸다.
나는 친구에게서 받은 음악파일을 내 스마트폰에다 복사해 넣어서 듣는다.  
친구동생 엘리엇은 가출해버렸다. 부모님과 이렇게 싸우느니 집보다 홈리스로 사는것이 더 행복하다면서...
부모님께 제발 나를 버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엘리엇은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청년이 되었다.

내일은 일자리가 있을까?
교육을 받고 엘리트가 되면 기회가 많다고 하였지만 우리 시대의 엘리트에게 남은 기회는 글쎄다.
나보다 멍청한 빌리는 아빠가 운영하는 건축회사에서 건축인부로 취직을 했다. 모두들 아빠가 다니는 회사나 친척아저씨가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면 멀쩡한 일자리를 가지고 일하는 친구들은 없다.
이제 회사들은 더이상 잉여의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 메릴린치에서 중소기업 회사로 파견나온 사람이 건조하게 이야기한다.
회사가 운영하기에 몇 명의 직원이 필요한지 계산을 해주고 그에 맞춰서  최소한의 필요한 인력만 고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필요한 인력은 회사내 친인척들로 채워진다.

정부는 오늘도 지구를 살리기위해서, 환경을 살리자면서 대규모로 사람을 고용한다고 전단지를 돌린다.
나무를 심고 강을 정비한다. 더이상 엘리트가 필요없는 시대이다. 나무를 심고 땅을 개간하고 집을 보수하고 하는 일자리만 남아있다.

엘엘리트들은 숨어서 일한다. 그들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어디에서 일자리를 구하는지 어떻게 교육받는지 무슨 기술이 필요한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어떻게 그들이 엘엘리트가 되는지는 접근금지이다. 그건 그들만이 그들끼리만 공유된다.
소수의 그들은 사람들 속에 섞이길 거부한다. 그들은 자신들만이 세상이 뭘 필요로 하고 무엇을 개선할지 아는 사람이며, 필요한것을 계산하는데
적임자라고 한다. 그리고 가끔 이렇게 작은 회사에 불쑥 나타나서 회계 장부를 받아서 계산을 해주고 필요한 사람 혹은 기계만 고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렇지 않을때는 그들을 볼 수가 없다.

그들은 지금도 무엇을 생각하며 살까?
아마도 그들은 오늘도 마약에 취하며 가라앉기전의 마지막 몰디브에서의 휴식과
카리브에서의 석양을 즐기는 것이 유일하게 허락된 자들임에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을듯 싶다.

The End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토비 15/06/19 35560 1
    15999 여행갑자기 써보는 벳부 여행 후기 4 쉬군 26/02/03 252 5
    15998 일상/생각아파트와 빌라에서 아이 키우기 12 하얀 26/02/03 504 17
    15997 일상/생각소유의 종말: 구독 경제와 경험의 휘발성 2 사슴도치 26/02/02 549 15
    15996 오프모임참가하면 남친여친이 생겨 버리는 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65 트린 26/02/02 1236 4
    15995 일상/생각팀장으로 보낸 첫달에 대한 소고 6 kaestro 26/02/01 617 6
    15994 일상/생각와이프란 무엇일까? 2 큐리스 26/01/31 611 9
    15993 영화영화 비평이란 무엇인가 - 랑시에르, 들뢰즈, 아도르노 3 줄리 26/01/31 416 5
    15992 IT/컴퓨터[리뷰] 코드를 읽지 않는 개발 시대의 서막: Moltbot(Clawdbot) 사용기 24 nm막장 26/01/31 752 1
    15991 일상/생각결혼준비부터 신혼여행까지 (3/청첩장 및 본식 전, 신혼여행) 5 danielbard 26/01/30 409 4
    15990 정치중국몽, 셰셰, 코스피, 그리고 슈카 15 meson 26/01/29 1160 7
    15989 IT/컴퓨터램 헤는 밤. 28 joel 26/01/29 845 27
    15988 문화/예술[사진]의 생명력, ‘안정’을 넘어 ‘긴장’으로 8 사슴도치 26/01/28 446 22
    15987 IT/컴퓨터문법 클리닉 만들었습니다. 7 큐리스 26/01/27 586 16
    15986 게임엔드필드 간단 감상 2 당근매니아 26/01/26 576 0
    15983 스포츠2026년 월드컵 우승국//대한민국 예상 순위(라운드) 맞추기 관련 글 6 Mandarin 26/01/26 370 0
    15982 오프모임2월 14일 신년회+설맞이 낮술모임 (마감 + 추가모집 있나?없나?) 18 Groot 26/01/26 737 3
    15981 정치이재명에게 실망(?)했습니다. 8 닭장군 26/01/25 1033 0
    15980 IT/컴퓨터타롯 감성의 스피킹 연습사이트를 만들었어요 ㅎㅎ 4 큐리스 26/01/25 449 0
    15979 정치민주당-조국당 합당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14 Picard 26/01/23 902 0
    15978 오프모임1/23 (금) 용산 또는 서울역 저녁 모임 8 kaestro 26/01/23 708 1
    15977 스포츠[MLB] 코디 벨린저 5년 162.5M 양키스행 김치찌개 26/01/22 341 0
    15976 정치한덕수 4천자 양형 사유 AI 시각화 11 명동의밤 26/01/21 1196 11
    15974 오프모임2월 7일 토요일 14시 사당 또는 이수 커피 모임 하실 분? 21 트린 26/01/20 910 5
    15973 도서/문학용사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테니까 7 kaestro 26/01/19 1052 9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