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9/06 09:45:06
Name   이그나티우스
Subject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세일러 전사는?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세일러 전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세일러 전사는 세일러 비너스입니다. 본명은 아이노 미나코, 츠키노 우사기가 세일러 문으로 각성하기 전부터 세일러 V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요마와 악의 세력을 때려잡고 있던 세일러문의 선배격 되는 존재로 애니메이션 기준 1기 후반에야 합류할 정도로 이질적인 존재이기도 합니다.

세일러 비너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화려한 뒷모습 뒤에 불행한 개인사와 개인적인 희생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일러 문과 만나면서 차례차례 각성하는 다른 내행성 전사(머큐리, 마스, 주피터)와는 달리 앞에도 말했듯 세일러 비너스는 이전부터 계속 세일러 전사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그런 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악의 세력을 퇴치하기 위해 외국 생활도 긴 편이었고, 그래서 또래 친구들 오래 떨어져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세일러 비너스의 설정이 가장 잘 나오는 것이 애니메이션 3기에서 자신이 예전에 좋아했던 남학생을 구해주는 에피소드입니다(이 부분은 예전에 타임라인에도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내용이 예전에 중학교 시절에 세일러 비너스는 학교 배구부에 속해 있었는데 거기서 같은 부원인 남학생을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세일러 전사 활동으로 전학을 가게 되면서 그 친구와 헤어지게 되었고 배구도 그만두게 됩니다. 고등학교에서 둘은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세일러 비너스는 여전히 그 남학생을 좋아하고 있었지만, 남학생에게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데스 버스터즈의 요마가 그 남학생을 습격하는데 세일러 비너스는 세일러 전사의 규칙대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그 요마를 물리치고 그 남학생을 구해줍니다.  (이렇게 써 놓으면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 극중 그 남학생은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도 밝히지 않고 세일러 비너스에게 간을 보면서 어장관리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세일러 비너스가 그 남학생을 만나러 갔다가 그 남학생이 여자친구와 알콩달콩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는 NTR스러운 연출이 있는데 정말 그걸 보면서 나도 울고, 아마 감독도 울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멋있다고 생각한 부분이 세일러 전사가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한다는 규칙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 남학생이 생명의 은인인 자신의 비밀을 지켜줄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아이노 미나코)이 사실은 너를 구해준 세일러 비너스였다."고 해서 그 남학생을 뺏어올 수도 있었겠지만, 세일러 비너스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고 세일러 전사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끝까지 자신의 정체를 비밀로 한다는 것입니다.

이후 5기에도 세일러 전사 활동을 위해 합격한 연예인 오디션을 사퇴하는 내용도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세일러 비너스는 업계 용어로 '불행 속성'을 가지고 있고, 끝까지 다 보면 비주얼과 개그만 담당하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됩니다. 물론 비주얼과 신체적 능력, 그리고 우주 최강의 인맥을 가진 세일러 비너스를 제가 동정한다는 따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런 의미에서가 아니라 세일러 비너스의 미소의 뒤에는 그런 슬픈 속사정을 딛고 일어선 모습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세일러 전사도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세일러 전사는 누구입니까?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414 기타요즘 보고 있는 예능(10) 3 김치찌개 22/01/07 4083 0
    10908 음악[팝송] 토니 브랙스턴 새 앨범 "Spell My Name" 김치찌개 20/09/01 3978 0
    10907 일상/생각ㅗㅜㅑ.... 태풍올라오는데 강심장들이시네... 6 리안 20/09/01 3860 0
    10914 사회전광훈 퇴원(한국사회대한 작은 잡설) 8 유럽마니아 20/09/02 4374 0
    11006 일상/생각[포기...] 줌으로 명절 기념 온라인 모임을 해보면 어떨까요 ㅎㅎ 17 Caprice 20/09/30 4033 0
    10925 기타박지현 위원장 “의대정원 증원·공공의대 설립 2가지 반드시 '철회'...첩약 급여화는 시범사업에서 문제 개선" 기아트윈스 20/09/04 4642 0
    10926 게임[불판] LCK 섬머 결승전: DWG vs DRX 101 OshiN 20/09/05 5931 0
    10932 기타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세일러 전사는? 28 이그나티우스 20/09/06 6025 0
    10951 생활체육강동희의 승부조작 이후 첫 인터뷰 11 소원의항구 20/09/12 4967 0
    10955 일상/생각회사일기 - 3 '순혈과 혼혈' 15 Picard 20/09/14 4981 0
    10973 음악[팝송] 제시 웨어 새 앨범 "What's Your Pleasure?" 김치찌개 20/09/20 3996 0
    10976 정치박덕흠 일가가 특허사용료를 받았다는 STS공법은 무엇인가? 6 사악군 20/09/21 6741 0
    10981 음악Robin Thicke - Blurred Lines ft. T.I., Pharrell 12 꿈꾸던돼지 20/09/23 4747 0
    10985 게임[LOL] ESPN 선정 라인별 TOP 5 1 Leeka 20/09/23 3605 0
    10988 일상/생각회사일기 - 4 "회식" 11 Picard 20/09/24 4812 0
    10993 경제우리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대출 금리가 올랐습니다 1 Leeka 20/09/25 4746 0
    10999 일상/생각OTT 의 시대에 지출하는 비용 13 Picard 20/09/28 3968 0
    11026 음악[팝송] 레이니 새 앨범 "mama's boy" 2 김치찌개 20/10/05 3955 0
    11003 일상/생각빌려주지도 않고 떼인 돈 8 정중아 20/09/28 3816 0
    11034 게임[LOL] 10월 9일 금요일 오늘의 일정 2 발그레 아이네꼬 20/10/08 3512 0
    11036 도서/문학담비나 오소리는 못하는 것? (유배지에서 보낸 정약용의 편지) 9 danza 20/10/09 3564 0
    13186 영화잘나가던 헐리웃 여배우들 최근모습 14 동쓰72 22/09/28 3094 0
    13187 방송/연예유튜브 밥 친구로 뭐 보세요? (추천) 28 누룽지 22/09/28 3777 0
    13189 음악[팝송] 토베 스튀르케 새 앨범 "HARD" 김치찌개 22/09/29 1933 0
    11047 게임홍차넷 아조씨들 어몽어스 하쉴? 37 kapH 20/10/13 4842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