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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1/05/21 19:48:08 |
Name | 알료사 |
Subject | (망상) 평화를 위한 북벌 |
탐라에 삼국지 아류들에 대한 글을 읽고.. ㅋ 삼국전투기 얘기가 나온김에. 삼국전투기의 여러 무리한 해석들 중 '어? 나도 딱 그생각 했었는데' 하고 반가웠던게 <제갈량은 위나라를 멸하고 한왕조의 재건을 위해서 북벌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변방 촉나라만의 부국강병을 위해서였다> 라는 의심입니다. 유재주의 3권짜리 소설<제갈공명>이나 코에이의 게임 <공명전>에는 제갈량이 유비를 만나기 이전 소년 시절에 대한 묘사가 꽤 그럴듯하게 되어있는데 전란 속에서 부모를 잃은 경험으로 인해 어떻게 하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고 대부분의 군벌들이 방안으로 제시하는 <천하 통일>에 대한 회의를 가지죠. 개나소나 통일을 하겠다고 깝치니까 서로 싸우고 난세가 끝나지 않는 거시다. 천하 삼.분. 을 하면 셋중에 먼저 싸우는 두놈이 개손해라서 서로 눈치보게 되고 그 긴장감이 평화를 이룩한다. 라는 포부를 가지게 된 거시죠. 하지만 유비한테 천하삼분의 유지가 내 꿈입니다 라고 말하면 유비는 응? 나는 한왕조 재건해야 하는데? 라고 내칠게 뻔하니까 천하삼분이 한왕조 재건의 발판입니다. 라고 구라친거. 근데 따지고 보면 틀린것도 아니어서 구라 아닌 구라인 셈이죠.ㅋ 은하영웅전설의 얀웬리는 상부를 비판할 때 이런 말을 합니다. 항구적인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의로 전쟁을 한다는게 말이냐 막걸리냐. 진짜 평화를 원한다면 단기적인 평화를 확보해야 한다. 제갈량은 역으로 항구적인 전쟁 - 이길 가망이 없는 위나라를 치겠다는 야망 (계속 지니까 계속 도전해야함) - 을 대의로 얀웬리가 말하는 단기적 평화를 이룩하려 한것이 아닐까. 마치 박정희가 북한이 쳐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위협으로 국론분열을 막았듯이. 1차북벌 준비한다는 명분으로 군량미 마련해야 하니까 열심히 농사지음, 그리고 훈련 훈련 훈련 이 훈련을 전쟁을 위한거야, 라는데 실질은 창칼 든 병사들 살육 대신 헬스함. 1차 북벌 실패 - 2차 도전 - 농사 훈련 - 2차 실패 - 농사 훈련 3차 4차 5차... 뭐야 이게 평화야? 천하삼분 이전의 난세랑 다를게 뭐야? 일수도 있지만.. 북벌 회차 회차마다의 간격을 확보하고 N차 북벌 = 완벽한 북벌을 위한 힘의 축적 N회로 치환되어 얀웬리가 원했던 N회의 단기적 평화를 이뤄냈던 거시죠.. 정말로 낙양을 점령하고 유선이 전 중국의 황제가 될 경우 그 평화가 얼마나 유지될 것인가 그 평화가 깨졌을 때 또 얼마만큼의 대혼돈이 찾아올 것인가를 상상한다면 현실적으로 제갈량이 이뤄낸 것이 그 시대 중국이라는 광활한 땅덩어리에서 확보할 수 있는 최대치의 평화가 아니었을지. 써놓고 보니 역시 개소리이긴 한데 정말 천하의 제갈량이 촉나라의 국력으로 북벌이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했을까? 제갈량은 그저 유비와의 의리만을 위해 온 몸과 정신을 불살랐던 로맨티스트였을까? 몇천년이 지난 후대에 삼국지 덕후들은 중국 지도를 펴놓고 촉나라가 위나라 접경지역에서나 제갈량의 신묘한 계략에나마 기대어 엄대엄으로 싸울 수 있지 낙양으로 통하는 개활지로 나오게 되면 답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는데 개나소나 해대는 그 분석을 제갈량이라고 못했을까? 라는걸 생각하면 또 의심이 가고.. ㅋ 물론 그렇다고 제갈량이 연기를 한거냐? 하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갈량은 진심으로 유비를 위해, 한왕조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다만 결과가 그렇게 나왔을 뿐. 결과가 어케나올지 뻔히 알고 있으니까 연기를 할 필요도 없고 뭐 의리도 챙기고 본래의 내 <계획대로>도 실행하고 일석 이조 아니었을까.. 그래서 저는 아래 이준석 관련 댓글에 나왔던 "제갈량의 출사표도 결과는 실패였다"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ㅋ 제갈량은 죽는 날까지 본인이 구상한 천하 삼분의 계를 완벽하게 현실화시켰고 심지어 후대에게 유언을 남겨 그 판을 몇십년이나 더 유지시켰죠.. 가히 삼국지의 S++++급 영웅의 면모.. 탐라에 댓글신공으로 싸지를라 했는데 글자수 맞추기 귀찮아서 그냥 티탐 지릅니다 ㅡㅡ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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