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9/17 18:17:48
Name   SCV
Subject   나의 화상회의 녹화 (대) 삽질기
안녕하세요. 티타임에는 백만년만에 글을 올리는 SCV 입니다.
오늘은 화상회의 녹화 대(개) 삽질기를 써볼까 합니다.

사실 다른 분들은 뭐 저렇게까지 삽질을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제약조건이 있다 보니 삽질을 하게 된 케이스라.. 혹 저같은 제약조건 하에서 화상회의 녹화를 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팁이 될까 싶어 적어봅니다.

왜 화상회의 녹화가 필요하냐 하시면.. 뭐 그냥 필요하니까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될거 같습니다.


[제약조건들]
제약조건 1 : 회사 PC의 윈도우 화면캡쳐 기능을 활용한 녹화가 불가능
  - 보안 문제는 사실 없는데 컴터 성능이 후달리다보니 webex같이 무거운 프로그램으로 화상회의를 하면서 + 가상배경을 돌리면서 + 화면녹화까지 하면 프레임 드랍과 소리 끊김이 너무 심합니다.

제약조건 2 : 화상회의 프로그램의 자체 녹화 기능 이용 어려움
- 회사의 웹서버에 저장되어 녹화 파일 다운로드가 안되고, 용량 제한이 있어서 몇개 녹화를 못하는데다가 품질이 낮습니다.

제약조건 3 : 투컴녹화 하면 안됨?
- 캡쳐보드 달린 데스크탑이 있으면 만사 해결... 일 수 있으나 그렇게는 힘든 상황입니다.


[장비] 구체적인 모델명은 안쓰겠습니다.
- 마이크 : USB 마이크 하나 / 3.5mm 꽂아서 쓸 수 있는 작은 마이크 하나
- 스탠드얼론 녹화(SD카드로 녹화)가 가능한 외장 캡쳐보드 (별도 사운드 입력은 되지만, 불행하게도 사운드 모니터링이 안되는...)
- 오디오 인터페이스 (PC 연결을 지원하며 소수의 인풋/아웃풋 단자로 구성된)


[시도 1 - 망함]
- 외장 캡쳐보드에 HDMI를 물리고 녹화를 합니다.
  -> 화면은 녹화되는데 소리가 안됩니다.
  -> PC에서 사운드 출력을 외장 캡쳐보드로 돌립니다.
  -> 노트북에 꽂은 이어폰에서 소리가 안나서 회의중에 다른사람이 뭐라고 하는지 안들립니다.
      & 어차피 제 목소리는 여전히 녹화되지 않습니다.

[시도 2 - 성공.. but...]
- 사실 맥에서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audio hijack 프로그램을 사서
   시스템 오디오를 output device 1(외장 캡쳐보드) 과 output device 2 (이어폰) 로 출력시키고
   input device (마이크) 를 output device 1로 연결시키면 끝입니다.
   (이렇게 안하고 그냥 녹화하면 내 마이크 소리가 안들어갑니다.)
- 하지만 개인용 PC인 맥에서는 회사PC 자료를 불러올 수 없어 자료공유가 필요한 미팅은 불가능합니다 -_- (회장님 저도 맥북 주세요... ㅠㅠ)
- 만약 화상회의 프로그램이 중복 접속을 허용하는 경우라면 회사 PC 쪽은 자료 공유용으로 쓰고, (사운드/비디오 뮤트)
  맥쪽을 회의 겸 녹화용 (사운드 & 비디오 ON) 으로 쓰면 가능하긴 합니다.

[시도 3 - 성공.. but....]
- voicemeeter 라는 어플이 있습니다. 오디오 인풋/아웃풋을 손댈 수 있는데 위의 audio hijack 처럼
  시스템 사운드는 외장 캡쳐보드와 이어폰으로 각각 보내고 마이크 인풋은 외장 캡쳐보드로만 보내게 하는게 가능합니다.
  사실 여기서 끝났어야 할 문제인데...
- 문제는 voicemeeter 프로그램이 회사 PC 에서 무슨 문제 때문인지 잘 안돌아갑니다. 사실 잘 돌아갔는데 노트북을 바꾸고 나서 이상하게 새로 깔아도 또 깔아도 오류가 발생합니다.
- and.. 자체 믹서 기능이 있는데 이거랑 webex 에서 자동으로 목소리 보정해주는거랑 충돌이 나는지 목소리가 회의 상대방에게 기계음처럼 들리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 방법이 가장 싸고 (외장 캡쳐보드 & 마이크 빼고는 0원) 확실하며 간단한 방법인건 맞습니다. voicemeeter banana나 potato를 깔아서 쓰시면 됩니다.

[시도 4 - 실패]
- 다른 용도로 쓰고 있던 간이 오인페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데려와봅니다.
- 오오 잘됩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 얘를 PC에 물리면, 사운드를 입력하는 것도 출력해서 듣는 것도 모두 다 오인페를 통해서 해야 합니다. 즉, PC에서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사운드를 외주... 를 주는것이지요.
- 그래서 마이크와 이어폰을 모두 오인페에 꼽고 오인페를 PC에 꽂은 다음,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stereo out을 외장 캡쳐보드의 사운드 입력 쪽에 꼽습니다.
- 오오 녹화도 녹음도 잘됩니다. 이제 회의 연결하고, 제 목소리를 안 듣기 위해서 마이크 모니터를 끕니다.
- 확인해보니, 제 목소리가 하나도 녹음이 안되어있는겁니다??? 이게 뭔일이고? 하고 찾아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답이 없는겁니다.
- 하여 그 기기의 회로도를 입수했는데... 미친놈들이 monitor mute 라고 해놓고 stereo out 도 뮤트가 같이 걸리게 해놓은겁니다. 즉, 마이크 모니터링을 끄면 어디로도 마이크 소리가 안 가요... 돌아이들인가.. USB쪽으로만 마이크 소리가 가게 되는데 이러면 인터넷 방송은 상관 없을지 몰라도 stereo out 으로 마이크 소리를 빼서 캡쳐보드에 녹음시키려는 저같은 사람은 벙찌게 됩니다. 다른 기종의 오인페를 쓰면 되긴 하는데 그러자고 오인페를 또 산다는거 자체가 말이 안 됨 & 그 기종은 덩치가 무자게 큼.. 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늘의 교훈,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실때는 반드시 회로도를 확인하셔서 용도에 맞는지 검토하세요......)

이 이외에도 별짓을 다 해봤지만

- 마이크 소리가 PC와 외장 캡쳐보드에 둘 다 들어가도록 하면서
- 다른사람들 말 소리는 내 귀에 들리면서 내 마이크 소리는 내 귀에 안 들어오도록

하는 방법은 위의 성공한 2/3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같은 계정으로 중복접속이 가능해서 모바일쪽으로 녹화를 하는 것도 생각 안해본게 아닌데 품질 이슈 & 사운드 문제가 발생 (패드류/스마트폰류 모두)해서 어렵더라고요.


혹 저같은 문제를 겪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 마이크는 녹화시키면서도 내 귀에는 안들리게 하는 사운드 모니터링 기능이 있는 외장 캡쳐보드를 사시거나
- 윈도우라면 voicemeeter banana / potato를 쓰시거나 (무료)
- 맥이라면 audio hijack 을 쓰시면 되고,
- 아니면 마이크 소리를 monitor 출력해서 mute 할때 stereo out 에서는 뮤트 하지 않는 오인페를 사셔서 캡쳐보드의 별도 사운드 입력단에 물려주시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의 삽질이 누군가의 고민해결이 되길 바라며...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151 일상/생각만년필 덕후가 인정하는 찰스 3세의 착한 빡침 90 SCV 22/09/13 35245 47
    12086 IT/컴퓨터나의 화상회의 녹화 (대) 삽질기 2 SCV 21/09/17 3705 0
    12366 일상/생각국내 헤드헌터/서치펌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 26 SCV 21/12/21 5846 14
    13012 일상/생각나의 멘토들 15 SCV 22/07/21 3488 17
    13221 도서/문학"모든 이들을 위한 모든 이들의 삶" - 일의 기쁨과 슬픔 by 알랭 드 보통 1 SCV 22/10/12 2356 7
    13568 IT/컴퓨터ChatGPT 에게 만년필을 묻다 10 SCV 23/02/15 2389 4
    13571 게임말 나온김에 심심해본 LCK 도깨비팀 평행이론(?) 4 SCV 23/02/15 2105 1
    193 기타잡설 #01 온라인과 광고 5 Secundo 15/06/03 7995 0
    5974 방송/연예[아이유] 신곡인줄 알았습니다. 4 Sereno설화 17/07/19 4868 0
    5978 일상/생각페이코 좋당 'ㅇ'.. 7 Sereno설화 17/07/19 3291 0
    1823 일상/생각조그만 상자, 한장의 사진을 꺼내 보다. 1 SH J 15/12/20 4434 3
    1891 음악제가 아재들을 위해서 최신곡 추천해드립니다. 35 shadowtaki 15/12/30 7046 0
    3355 영화[부산행] 한국에서 만들어진 헐리웃 공식 재난영화(스포 포함) 18 shadowtaki 16/07/26 4580 0
    10579 일상/생각작년 한 해를 겪으며 생존해온 이야기 21 shadowtaki 20/05/13 5033 22
    11709 육아/가정오늘 있었던 7살 딸과의 대화 18 shadowtaki 21/05/22 4397 33
    12194 일상/생각가정법원에서 바라본 풍경들 6 shadowtaki 21/10/22 4345 28
    12398 육아/가정이혼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음이 이혼거부의 사유가 될 수 없음에 관하여 37 shadowtaki 22/01/02 6195 11
    12954 육아/가정제 일생에서 가장 어이없는 말을 어제 들었습니다. 35 shadowtaki 22/06/26 5411 0
    6599 일상/생각Polaris 8 Sifting 17/11/16 3483 3
    11146 일상/생각비혼 출산은 과학적 남용일까? 10 sisyphus 20/11/19 3874 0
    10514 정치오히려 우리는 지역주의를 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낙선할 수 없는 지역주의) 12 sisyphus 20/04/19 3834 0
    10618 사회커뮤니티의 빅브라더 (수정) 15 sisyphus 20/05/25 4228 0
    10634 일상/생각노약자석으로 보는 도덕의 외주화가 불러오는 폐단 6 sisyphus 20/05/30 3738 2
    10636 일상/생각비혼이라는 설익은 거짓말 13 sisyphus 20/06/01 4295 4
    10648 일상/생각나는 나와 결혼한다? 비혼식의 혼돈 15 sisyphus 20/06/03 5443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