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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12/21 10:55:12
Name   SCV
Subject   국내 헤드헌터/서치펌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
대기업 공채는 점점 사라지고 수시채용이 대세가 되어가는 요즈음,
링크드인이 31조에 팔리고 잡코리아가 9500억에 팔린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헤드헌터/서치펌을 적극적으로 기업들이 활용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은데,
간만에 이 이야기좀 해볼까 싶네요.

저는 2016년 말에 서치펌을 통해 좋은 제안을 받아 이직을 한 상태입니다. 그나마 여태까지 겪어본 서치펌 중에서는 제일 제 이력서를 꼼꼼히 읽어본 축에 속하네요. 제안도 마음에 들었고 현 회사와도 이야기가 잘 되어서 이직을 성공했는데, 처우 협상 과정에서 좀 불만이 있었습니다. 연봉이 올라가는건 맞는데 제가 원하는 수준 / 제가 그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수준에 비해 다소 적게 느껴졌던 것이지요. 이에 대해서 서치펌의 담당 헤드헌터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회사 안을 받아들이시라, 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세부적인 옵션이나 조율할 사항에 대해서 더 알아봐주지는 않아서 그럼 제가 직접 협상할테니 인사담당자에게 메일을 전달해달라고 했고.. 다행히 제 협박(?)이 먹혀서 Plan B 정도로 상승 시켜서 이직하게 되었네요.

사실 일면 이해도 가는게, 헤드헌터는 보수를 구직자에게서 받지 않고 회사에게서 받습니다. 물론 구직자의 연봉의 몇%로 받는 정률제로 계약이 되어 있다면 제가 연봉을 많이 받을 수록 좋으니 협상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가도 괜히 돈내주는 기업 고객의 심기를 거스르면 아예 일감이 끊기는 수가 있으니 회사 편을 드는게 낫겠구나 싶긴 하더군요. 그렇지만 단순한 금액 상승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옵션에 대해서 알아봐줄 수는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하니 서치펌/헤드헌터 통해서 이직하시는 분들은 처우 협상 전에 자신이 받아야 할 연봉에 대해서 근거 자료를 (논리만 맞는다면 예측치라도 상관없을거 같습니다) 마련하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저의 경우는 제가 가지고 있는 직무 능력과 옮겨갈 회사에 가져다줄 정성적인 이익, 이전 회사에서의 포지션과 고과, 추후 전직장에서 승진시 승진메릿을 반영할 경우 상승되는 연봉 대비 옮겨갈 곳에서의 연봉 상승률 등을 통해서 2-3년 뒤면 도리여 전직장 연봉이 많아지는 경우가 있으니 만족스럽지 않다라는 의견, 총연봉 대비가 아니라 고정급대 고정급으로만 협상하자는 내용 등등을 적어서 만족스러운 협상안을 끌어냈습니다.


또 하나 요즘 서치펌들에게 실망하는 것은, 링크드인을 통해서 알맹이 없는 연락, 무분볋하게 뿌리는 연락이 참 많구나 하는 것들입니다.

분명히 제가 일전에 그 헤드헌터/서치펌에게 "나는 스타트업 제안은 관심 없고 VC 심사역에는 관심있다" 라고 일렀건만 꾸준히 스타트업 자리를 제안해오는 분이 있습니다. 내 말을 하나도 안듣는구나 싶더군요.

지나온 커리어패스에서 먼 이야기가 된 직무가 있습니다. 사실 그쪽 직무는 이제 그바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안다, 큰 그림 정도를 그릴 수 있겠다 정도이지 자잘한 실무를 하기에는 떠나온지 오래 되었고 그만한 짬밥도 아닌데.. 사원-대리급 연차가 할 실무 직무를 저에게 제안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그 직무에 대한 전문성은 있지만 고객사의 JD (Job Description) 상 원하는 수준은 사원-대리급인데 저에게 제안하실 일은 아닌 것 같다.. 라고 또 정중히 거절합니다.

진짜 기본적인 것을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문 자격증이 필요하거나 학위가 필요한데 아무 생각 없이 제안서를 여러사람에게 뿌리다 보니 자격증/학위 매칭도 안되는 저에게 막 옵니다. 제가 그래서 "고객사 JD 를 읽어보니 원하시는 전문 자격증/학위가 필수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저는 해당 전문자격증/학위가 없다" 라고 정중히 거절합니다. 물론 간혹가다가 "고객사에 알아봤는데 님 정도 커리어면 자격증/학위 상관없으니 지원해 달라더라" 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경우는 이력서를 넣어도 대부분 컷 당하기 일쑤더군요. 진짜로 알아보고 한 소린지 그냥 한 소린지는 모르겠는데 이럴 경우 기분이 상당히 언짢습니다.


점점 링크드인 인구도 늘어나고, 경력직 구인/구직 시장도 점점 활발해 질텐데 헤드헌터/서치펌에서 연락 온다고 무조건 다 오케이 하고 이력서 보낼 일이 아니고 잘 읽어보시고 "아 이건 내가봤을때 내가 뽑힐 가능성이 전혀 없다 / 얘들은 뭘 보고 나한테 지원하라는거냐" 싶은 경우는 굳이 이력서를 보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경력직은 대부분 커리어 패스 보고 1차적으로 거르는데 아무리 지금 잘 나가 봤자 JD 상 맞지 않는 커리어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100% 걸러집니다. 기업들도 바쁜데 안 맞는 사람한테 얼굴 보자고 하진 않으니까요.

요새 들어 열 번 연락 받으면 그중에 한 번 이력서 보낼까 말까 하는데 그정도로 생각없는 제안 던지기가 많이 와서 짜증난 김에 써봤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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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인은 국내 헤드헌터/서치펌에 대해 실망했다.
  • 옳소!!
  • 중대장은 너희들에게 실망했다!!
  • 와~ 서치펌 잘알 이십니다 왜들 이렇게 기본적인 내용을 안지키는지 양으로만 승부하는지 알기가 어렵다는 생각들었읍니다


원티드라는 구인구직 플랫폼에서 AI로 매칭해준다고 나름 유망하다고 합니다.
한 번 알아봐야겠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써보시고 괜찮으심 후기 좀.. 투자정보로 고려해보겠습니다 ㅋ
개랑이
헤드헌팅이나 서치펌 상당히 불신합니다. 보통 내가 가고 싶은 자리는 자기가 알아서 찾고 관계자 연락해야하지 헤드헌팅 펌을 통해서는 거의 연락이 안들어옵니다. 보통 헤드헌팅 경로로 들어오는 자리는 아무도 가기 싫어하는 자리라서 스팸 메시지처럼 보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잘해봤자 경력 후려치는 느낌이고... 리쿠르터라는 직업이 페러리걸 수준으로 워낙 많은 서류작업을 하다보니 각각의 업종 요구사항 자체를 "정말로" 모릅니다.

아무리 AI와 알고리즘의 시대라지만, 제가 가장 신뢰하고 중간 성공률이 높은 구직 경로는 언제나 인맥, 학맥, 혈연입니다. 줌으로라도 만나본 사람 정도만 되어도 성공률이 매우 높습니다.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진리는 디지털 시대에도 전혀 변하지 않더라고요.
디지털 시대도 결국 사람이 사는 세상이 아니겠습니까 허허.. 디지털도 결국 수단일 뿐...
맥주만땅
20세기때 헤드헌터들을 만나본 적이 있는데,

해당분야의 비전문가가 어떻게 좋은 사람을 구해 올지 궁금해 지더군요.

병원만 하더라고 원장이 직접 구해오면 못써먹을 사람들을 구해오는 경우가 더 많은데....
그래서 보통 해당 업계에서 구른 헤드헌터들을 선호하기는 하는데.. 잘 없더군요
사이시옷
진심 공감합니다. 8년전 직무로 연락도 오네요.
저도 딱 그렇습니다 ㅎㅎ
소수의 몇몇 진짜 헤드헌터들은 이미 어딘가에 취직해서 회사 소속 리쿠르터로 일하고 있고, 그렇게 링크드인 메시지 돌리는 사람들은 개인사업자일 확률이 높습니다. 헤드헌팅에 어떻게든 성공하면 지원자가 합격한 회사에서 헤드헌터한테 1년치 연봉의 10%~20%를 주는게 관례이고 어떤 곳은 지원자님이 일하는 동안 내리 10%씩 받아가는 곳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짭이든 찐이든 물어서 배달만 잘하면 일은 남이하고 배는 내가 불리는 개꿀 직업이라는거죠. 업계 특성이 이렇다보니 파리가 많이 꼬일수 밖에요. 보험설계사, 다단계랑 상당히 비슷한 수익구조입니다.
3
아하.. 구조가 그러니 행태도 이러할 수 밖에 없겠군요
외주 hr이라서 ㅎㅎ
채용 플랫폼의 9할은 핸드폰 대리점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로 돌아가니 만족도가 전체적으로 낮은듯 합니다.
핸드폰;;;;; 진짜 딱 그 느낌입니다.
다크초코
linkedin에 '리크루터/서치펌 연락은 거절합니다'라고 적어놔도 연락와요. 아예 이력서는 읽지도 않고 검색결과에 나오는 모든이들에게 메시지 날리는 듯.
제 이력서 안읽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고객사 JD 독해도 제대로 못하는거 보면서 진짜 어이가 없더라고요
중간에 써주신 그 건은 '지원해 달라'고 하는 분과 '컷하는' 분이 달라서 그런 건 아닐지요 (...)
물론 그건 좋은 회사가 (최소한 인사 부분에서는) 아니라는 증거이긴 하겠읍니다만...
제 생각에도 지원해 달라는 쪽은 현업 쪽, 컷하는 사람은 인사팀 쪽일거 같긴 한데
헤드헌터가 정줄 놓은것도 문제고 회사가 그렇게 돌아가는건 더 큰 문제라서 차라리 잘 걸렀다 싶더라고요.
1
헤드헌터는 한 30번 연락 받으면 그중에 괜찮은거 하나 건질까 말까 하고,
찐또배기는 테크 리크루터 더라구요.

전문가는 왠만한 IT인들 뺨치는 상식을 지닌
테크 리크루터들은 그래도 기대할만 한가 봅니다 ㅎㅎ
진짜 링크드인은 콜드메일 대환장파티죠. 앞서 여러 횐님들이 말씀하셨지만, 그런 연락은 다 키워드로 검색 돌리고 나오는 이름들 크롤링해서 템플릿에 끼워넣고 그대로 발송했다고 생각하는게 여러모로 편한 것 같습니다.
한 4-5년 전까진 그래도 좀 덜했는데 요새 유독 더욱더 심해지는 느낌입니다.
2막4장
딱 두번정도 엄청 열과성을 다해서 처리하시는 분을 만났습니다
각각 저랑 통화한 시간이 두 시간은 넘었을 정도로…
그래도 좋은 분들이 있긴해요
저도 이번 회사 이직 때 그런 분을 만나서 잘 옮기긴 했죠 ㅎㅎ (연봉 협상에 조금 불만은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해도 가기 때문에...) 그런데 적어도 너무 적다는게 문제... 긴 합니다.
dolmusa
면접 전에 진짜 열심히 전화해주고 알아봐주고 면접 전 회사 앞에서 만나서 경력 10년차에게 면접꿀팁이라고 알려주던 귀여운(?) 헤헌도 있었는데.. 거기 임원이 면접자리에서 너무 무례하게 굴어서 합격통보 받고 안 간다고 했는데도 사정 알고 괜찮다고 오히려 고생하셨다고 위로해줬던 기억이 나네요. 능력을 떠나서 열의는 좋았고 선해서 좋은 기억으로..
오.. 그런 분들은 진짜 keep in touch 해야죠.. 뭘 같이 해도 괜찮을 사람이네요.
최근에 정말 무슨 핸드폰 장사하는 것 마냥 메시지 보내는 사람을 봐서 기분이 정말 좋지 않았네요.. 평소에는 사람 대 사람으로 거절하거나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는 정도로 했는데, 처음으로 프로필 클릭해서 어느 회사 사람인지부터 다 읽어봤네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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