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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11/09 21:06:29
Name   경제학도123
Subject   예전에 올렸던 '고백' 관련한 글의 후기입니다.
역시나는 역시나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종료가 되었고 제가 그 분의 연락처를 다 차단하는 걸로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후기를 쓰려면, 적어도 그 사람이 왜 그랬고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에 대한 얘기도 써야할 것 같은데, 어쨌거나 관계를 종료한 이후에도 그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는 지금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기는 합니다.

제가 그 사람을 처음 만난 건, 아르바이트를 하던 자리였었는데 제가 일을 빨리 배우지 못해서 고생을 할 때 저를 굉장히 많이 도와주던 사람이기도 했고, 그때마다 따뜻한 말을 많이 해줘서 저는 그 사람을 매우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결판이 나고 나서도 그냥 관계를 종료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시간도 오래 걸렸고 다 떠나서 아무 말 없으면 친구로 계속 지내도 상관없다고 생각을 했구요.

그런데 이제는 이 표현을 쓰는 것도 웃기지만, 하여간 고백을 하고 나서 한달 간의 일을 생각해보면 자신이 취준하는 자소서, 공모전 준비만 계속해서 부탁을 하기만 했고, 제가 돈을 빌려준 건 아니지만 원래 먼저 주기로 했던 돈도 돈이 없다면서 안줬구요.

거기다가 그 사람이랑 원래 같이 만나던 모임 있었는데, 자기가 먼저 만나자고 해놓고 약속 파토도 연속으로 2번이나 내서 그냥 연락하는 것도 지치더라구요.

가끔씩 전화를 하거나 톡을 하면서, 저에게 잘 지내는지 물어보거나 저랑 같이 일할 때가 그립다는 얘기를 하면서 요즘에 왜 연락이 뜸하냐 자기에게 할 말 없냐? 라고 계속 물어보는 것도 좀 짜증이 났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남자친구랑 헤어지면 저랑 연애를 한다는게 마치 주식에서 배우는 옵션 비슷한 거여서 사실 연애를 한다는 이야기도 아니였던 것 같은데 뭐 남자친구랑 계속 사귀는지, 아니면 헤어졌는지 그것도 아니면 헤어졌는데 저랑 연애를 하고 싶은건 아닌지도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구요.

그런데도 생각해보면, 저에게 완전히 악의적인 마음으로 대했다기에는 뭔가 그 사람이랑 같이 보내던 예전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절대 그렇지 않을 사람이라는게 생각이 나기도 하고 아무튼 잘 모르겠네요.

뭐 어쨌거나 저쨌거나, 살면서 고백을 받아볼 일은 한 번도 없었는데 뭐 비스무리한거라도 받아봐서 재밌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

솔직히 감상적으로 생각이 되기보다는, 그냥 재미있는 추억 거리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귀중한 조언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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