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0/14 16:58:32
Name   세인트
Subject   생각보다 다른 취향에 놀랄 때.

전에도 말씀드린 것 같지만,
지금의 제 아내와 저는 10여 년 이상을 친구로 지내다가 결혼한 사이입니다.
(연애는 무척 짧았군요. 작년 겨울에 뜬금 연애 시작해서 4월 25일에 결혼했으니...)

아무튼 이 친구랑 저랑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특히 영화나 노래가 그랬습니다.
뭐 사실은 어느 정도 닮아 가고 맞춰 간다 생각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내가 '아! 이 영화 정말 괜찮았다!' 혹은 '이 작품은 기대에 비해 영 별로...' 이럴 때 정확히 맞았고
노래도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와이프랑 저랑 취향이 정말 다르더군요. 그것도 오히려 더 잘맞는다 생각했던 영화가.
그 동안 잘 맞았던 건 그럼 뭐란 말인가? 싶을건데,
말인즉슨 그냥 정말 잘 만든 웰메이드 영화들은 둘 다 봐도 좋으니까 좋았고
둘 다 봐도 별로였던 작품은 정말 별로였던 거죠.
그러다보니 묘하게 그 경계선에 있는 작품들은 안보고 하다보니
늘 취향이 비슷한 걸로 제가 착각했던 겁니다.

그러고보니 이제 좀 더 디테일한 차이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예를 들어 [마션] 같은 경우
전 물론 좋았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와이프는 진짜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라비티]는 좀 어지러웠고, [인터스텔라]는 중간에 좀 졸렸는데 [마션] 은 그런 게 없어! 내가 본 최고의 우주영화야!!'
이러면서 영화 보고나서 극찬을 거듭하고 바로 그 다음 날 서점에 가서 원작을 사오더군요.
저도 물론 좋긴 했는데 그 정도까진 아니라 '읭?!' 스러웠죠.
[위플래쉬] 의 경우는 그 반대로
아내는 '음...괜찮네? 잘 봤어' 정도의 느낌이라면
전 막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앙 쩔어 뭐 이런 미친 에너지의 영화가 우와아아아아앙 아아아아앙'
이런 느낌이었지요. [버드맨] 도 돌이켜보니 저만 지X발광을 하며 극찬한 느낌...

그래서 쭉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작년 봄~올해 현재까지 본 영화 기준)



1. 둘 다 '정말 괜찮았다!' 가 일치했던 영화들
[나를 찾아줘], [끝까지 간다], [인사이드 아웃] 단 세 편이군요...ㅠㅠ

2. 아내가 훨씬 더 큰 만족도를 표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마션], [킹스맨],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앤트맨], [빅 히어로], [채피], [더 라스트: 나루토 더 무비]


3. 제가 더 큰 만족도를 표한 영화
[위플래쉬], [버드맨], [쥬라기 공원], [베테랑], [인터스텔라],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 [호빗: 다섯 군대 전투]


4. 둘 다 그럭저럭 이라고 생각한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극비수사],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5. 둘 다 어휴 이게 뭐야... 라고 생각한 영화

[명량], [인시디어스 3], [인보카머스], [악의 연대기], [픽셀], [숲속으로], [피치 퍼펙트: 언프리티 걸즈](참고로 1편은 둘 다 엄지척 이었습니다 ㅠㅠ)



생각난김에 정리해 보았는데, 둘이서 은근 많이 봤네요.


근데 사실 정리하면서 목표는 '정리해보면 두 사람의 취향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였는데

영알못인 제 입장에선 오히려 더 난감해지는군요 -_-

아무튼 문득 생각나서 적어본 '한국 귀국 후 지금까지 본 영화 정리(이봐 제목은 그게 아니었잖아)'를 마칩니...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497 일상/생각밤에 배달업체 사장님과 싸운 사연. 19 세인트 17/04/22 3823 1
    5425 오프모임모임까지는 아니고 ㅠㅠ 21 세인트 17/04/12 4366 1
    5390 의료/건강Elm Street. 13 세인트 17/04/07 4683 3
    5858 일상/생각 아 제발 좀 제발 아 좀 제발 40 세인트 17/06/29 5068 15
    5202 창작불결한 글. (1) 5 세인트 17/03/16 3159 3
    5155 스포츠갈아타는(?)자의 변명. 12 세인트 17/03/12 3152 1
    5052 일상/생각정상적이지 않은데? 18 세인트 17/03/02 4157 7
    3609 기타예전 뻘글. 18 세인트 16/08/30 3422 0
    3573 일상/생각우리 부부를 구원해 주소서... 16 세인트 16/08/24 4372 0
    3529 일상/생각유부남은 죽지 않아요. 다만... 8 세인트 16/08/17 4653 1
    3476 기타죄송합니다. 35 세인트 16/08/08 5219 7
    3437 일상/생각아재의 대학생 시절 추억담들. 27 세인트 16/08/03 4887 5
    3393 기타터진 내 새우등. 5 세인트 16/07/29 4007 4
    3272 기타부관페리 이야기. 5 세인트 16/07/15 4225 0
    3166 일상/생각[일상 겸 질문 겸 잡담] 아내가 질렀습니다. 55 세인트 16/06/30 4413 0
    3044 일상/생각니 가족이 동성애라도 그럴래? 11 세인트 16/06/16 3160 0
    3024 일상/생각오랜만입니다. 14 세인트 16/06/15 3864 4
    1578 정치이철희- 윤여준 인터뷰를 퍼왔습니다. 1 세인트 15/11/17 5809 0
    3419 일상/생각뜬금없는 예전 이야기. 25 세인트 16/08/01 4268 1
    1256 일상/생각생각보다 다른 취향에 놀랄 때. 21 세인트 15/10/14 8125 0
    1008 일상/생각그 놈의 일베... 32 세인트 15/09/16 7271 0
    1001 일상/생각[부산/경남] 친목질을 시도해봐도 될런지요? 42 세인트 15/09/15 6217 0
    949 IT/컴퓨터[불판 소환글] 갈아타지 않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34 세인트 15/09/08 4534 0
    847 영화[스포없음] 베테랑과 유해진. 2 세인트 15/08/26 4020 0
    825 일상/생각휴가가 잘렸습니다. 12 세인트 15/08/21 5255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