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07/26 13:50:30
Name   Picard
Subject   (영양가없는 이야기) 출퇴근 시간가지고 참...
안녕하세요. 중견기업 중년 회사원 아잽니다.

1.
예전 저희 팀에 늘 출근시간에 아슬아슬하게 오던 후배가 있었습니다.
저희 지각의 기준은 정문 출입증을 찍는 시간 기준으로 9시 5분이었는데 왜 5분 여유를 두냐면 시스템 시계가 안 맞을 수 있어서 5분 여유를 두었다고 합니다. 만약 9시 3분에 정문 출입증을 찍고 사무실 자리에 앉으면 9시 6분 정도 되는데 잔소리는 들을 수 있어도 공식적으로 지각 기록은 남지 않습니다.

제가 사원시절에는 그룹웨어 로그인 시간으로 체크를 했는데, 그당시 구닥다리 PC 기준으로 부팅해서 그룹웨어에 로긴하는데 5분 이상 소요 되었기 때문에 8시50분까지는 자리에 와서 PC를 켜야 안전했습니다.
그리고 출근시간은 9시인데, 8시40분에 아침 체조를 해요. 그려면 공장장이 나와서 체조에 누가 빠졌나 매의 눈으로 스캔을 합니다. 몇번 빠지면 공장장이 지니가다가 '어, 우리 피카드 요즘 체조 안나오네?' 라고 툭 던집니다. 그래서 체조시간 지나서 출근하면 지각한 기분이 들죠.

그래서 본사는 지각자가 종종 나오고 지각 안 걸리는 꼼수도 전해지지만 공장은 그런게 없었습니다. 9시는 커녕 8시40분 전에 대부분 오니까.
(지금은 체조가 없어졌는데, 여기 또 제가 엮인 사건이 있습니다. 나중에... )

하여튼.. 예전 팀장이 대놓고 일찍 다니라고 말하는 편이 아니고, 몇분 지각해도 뭐라 안하지만 돌려서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10분전에는 자리에 앉아야 숨 좀 돌리고 PC 켜고 하면 9시에는 업무를 시작할 수 있지 않겠냐고 몇번을 말해도 후배는 늘 아슬아슬하게 오거나 몇분 지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정문 출입증을 늘 9시 5분보다는 빨리 찍어서 공식적인 지각은 없었지만요

그러다가 팀에서 방출 되었습니다. 10분 먼저 안온다고 방출된건 아니고요. 여려거자가 쌓였죠. 그때 팀장이 허허 웃으면서 좋게 좋게 이야기 하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이 회사에서 팀장 달고 임원까지 바라보던 사람이라 그런지 냉정하게 끊어버리더군요. 그냥 이렇게 사소한 것도 잘 안듣는데 큰거라고 잘 들었을까?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친구가 호랑이 팀장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던 팀으로 갔는데... 뭐 어떻게 깨졌는지 모르겠는데 8시30-40분에 출근합니다. (물론 그 팀장은 그보다 일찍 옵니다.)
좋은 말로 권유할때는 규정 따지던 친구가 그냥 대놓고 ㅈㄹ 하니까 일찍 오네요.


2.
정권이 바뀌고... 공장장이 '태도, 자세' 이여기를 많이 합니다. 부장은 아에 '워라벨 찾던 시대는 끝났다. 정권 바뀌었잖냐' 라고 하고요.
공장장이 8시쯤 출근해서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의 야간 실적을 체크하고 8시 40-50분쯤 담배를 피러 갑니다. 그러면서 주차장에 있는 흡연장소에서 그때 출근하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는 모양입니다.
어느날은 '공장 관리자들이 출근시간 맞춰 출근하는게 올바른 자세냐... 니들 왜 출근하다가 나 마주치면 고개 푹 숙이고 지나가냐. 니들도 떳떳하지 않으니까 그런거 아니냐!' 라고 한적이 있습니다. 떳떳하지 않아서 고개를 푹 숙이긴.. 인사하느라 고개 숙이는거지...
저녁 7시쯤 되면 사무실을 한바퀴 둘러봅니다. 누가 가고 누가 남아서 일하나 눈여겨 보려고...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인데, 설비 고장나서 야간이든 주말이든 출근하면 고생하는거고, 평소 자기 설비 관리 잘해서 고장 안나서 야근, 특근 없으면 '얌체같이 일하는' 거랍니다. (제가 직접 들은 얘기... 얌체같이 일하지 말라고.. 그냥 일부러 고장 내야 하나?)
그래서 제가 요즘 공장장이 퇴근 안했으면 눈치 보여서 퇴근을 못합니다. '얌체'라고 찍혔거든요.

엊그제는 부장이 옆자리 과장하고 대리를 부르더니 공장장이 너네 이름 언급하더라. 이런걸로 찍히지 말자. 그냥 10분만 더 빨리 와라.. 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양반... 지난 대선때 1번 찍었거든요? 참.. 몇번을 찍느냐와 꼰대냐는 연관성이 낮다는 사례 아닐지..

하여튼, 앞으로 5년 근무환경이 더 열악해지는 방향으로 갈 것 같은데 기운 빠집니다.
서울 대기업 다니시는 분들은 그래도 후퇴가 별로 없겠지만.
(저희 본사도 살짝 후퇴하기 시작했다는데, 저희 회사 본사 워라벨 좋은거 하나 장점이었는데 그게 무너지고 있다고 본사 후배가 궁시렁 거리네요 이직할듯...)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035 정치국회법사위 영상 우연히 본 후기(?) 2 DogSound-_-* 22/07/30 3488 0
    13033 스포츠[MLB] 텍사스 레인저스 댈러스 카이클 영입 2 김치찌개 22/07/28 2487 0
    13032 정치이준석 대표 어떻게 될까요? 39 Picard 22/07/28 4758 0
    13031 오프모임[8/5~7]인천 펜타포트 같이 즐겨요! 51 나단 22/07/27 3630 5
    13030 일상/생각기록하는 도구에 대한 욕망… (2) 30 *alchemist* 22/07/27 3321 11
    13029 일상/생각(영양無) 나는 어쩌다 체조를 끝내고 레전드로 남았는가 12 Picard 22/07/27 2894 14
    13028 일상/생각(영양가없는 이야기) 출퇴근 시간가지고 참... 20 Picard 22/07/26 3394 2
    13027 기타세차용품 구입기(5) 김치찌개 22/07/26 2772 0
    13026 사회부록 - 온라인 젠더이슈 프레임 분석 (4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11 소요 22/07/26 2871 12
    13025 사회성평등 정책의 미래 과제 - 남초 vs 여초 사이트 분석을 바탕으로 15 소요 22/07/26 3839 16
    13024 도서/문학나혼자만 레벨업(웹툰)의 그림작가 장성락 작가 부고 5 스티브잡스 22/07/25 2717 0
    13022 사회<20대 남성 53% "키스는 성관계 동의한 것">이라는 기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 보고서 원문 자료를 바탕으로 43 소요 22/07/25 3869 35
    13021 정치이준석 대표의 지지율 1위가 도움이 되는 걸까..? 20 Picard 22/07/25 2901 0
    13020 기타[홍터뷰] 서당개 ep.1 - 과도한 관심은 사양합니다 15 토비 22/07/25 3605 30
    13019 사회“당구 재미없어 억지로 배워…성공해 고국 아이들 도우려 독하게 친다” 10 구밀복검 22/07/24 5602 7
    13018 스포츠[MLB] 댈러스 카이클 DFA 4 김치찌개 22/07/24 2197 0
    13017 도서/문학7월의 책 - 줌 독서모임 일요일 낮 12:30분 - 종료 2 풀잎 22/07/24 2609 2
    13016 음악한 조각 달을 너에게 4 바나나코우 22/07/23 2209 1
    13015 경제가계부채에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비율은? Leeka 22/07/23 2545 0
    13014 여행아나돌루 카바이, 이스탄불, 튀르키예 4 간로 22/07/22 3058 7
    13013 정치더 보이즈. 양비론에 대해 답하다. '이 쇼는 많은 면을 가졌지만, 모호하진 않습니다.' 10 코리몬테아스 22/07/21 3649 7
    13012 일상/생각나의 멘토들 15 SCV 22/07/21 3319 17
    13010 일상/생각 6 하마소 22/07/21 2795 19
    13009 일상/생각정보가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 15 여울 22/07/21 3655 1
    13008 경제코인·투자 손실금까지 변제해주는 게 맞냐? 30 Wolf 22/07/20 3764 2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