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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2/08/04 12:00:18수정됨 |
Name | moqq |
Subject | 헤어질 결심. 스포o. 안보신분들은 일단 보세요. |
https://youtu.be/qm17g0EaO50 (가사)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엔딩곡 안개/정훈희 제가 애들만 데리고 프로즌2, 엔드게임 본게 가장 최근 극장 방문이었고 아내와 둘이 같이 영화를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설마 아바타?가 마지막이었나? 아 아니다. 그 비밀의 눈동자가 마지막이었던 듯? 하여간 애키우면서는 5개 이하가 분명함.. 결혼 전에는 마이너 영화들까지 꽤 챙겨봤었는데 (실은 마이너 위주로..) 어쨌든 헤어질 결심은 과거에 좋아했었던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영화네요. 와 엔드게임, 프로즌2 이런 거 당연히 재밌게 봤지만 그래도 제게 있어 아 이게 영화고 이게 인생이지 싶은 느낌? 실은 박찬욱감독 영화는 거의 안봤는데 영화 정말 잘 찍네요. 감시장면이지만 바로 옆에서 보는 것 같은 연출도 좋고 박해일이 급가속하면서 달릴 때 차 뒤로 안개가 휙 흩어지면서 안개를 뚫고 가는 듯한 연출도 멋지고 저걸 어떻게 찍었나 싶은 느낌도 들고. 정말 레벨이 다르구나.. 나같은 알못이 봐도 이렇게 좋은데 더 많이 아는 분들은 정말 감탄하면서 볼 것 같아요. 시나리오도 정말 잘 쓴 것 같아요. 연애이야기지만 로맨스는 아니면서, 소재가 소재인지라 긴장감도 적절하고. 다만 박해일 아내가 나중에 집나가는 장면이 이주임이 남자였어?! 원래 쫌 그런 사이였나?! 근데 이주임은 왜 소개시켜주지? 자라는 왜 가지고 가는거지? 싶긴 하지만.. 하여간 감상을 꼭 남기고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기억나는 대사 하나. 한국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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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테크닉적으로는 쉽게 찍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찍기 전 과정이 여타 작품들보다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질투, 복수 모든 걸 걷어내고 사랑하는 감정 그 하나를 담으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이거든요. 모든 안개를 거치고 나온 바다 풍경처럼 성욕, 권력, 재물, 사회적 지위 모든 걸 걷어 내고 남은 딱하나의 사랑을 그리잖아요. 형이상학적인데 그다지 자극적이지도 않은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박찬욱이라면 너무너무 고심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박찬욱 때문에 감정소비 깨나 했지만, 그래도 박찬욱 아니었음 내 인생 공허했다.
내가 박찬욱 때문에 감정소비 깨나 했지만, 그래도 박찬욱 아니었음 내 인생 공허했다.
장해준-안정안의 관계를 설명하는 여러 상징 중 하나로 석류와 자라가 있지요. 정안은 물질적인 삶에 친숙한 인물이고 (“원전 완전 안전”이 잘 보여주는 것처럼) 그런 생물학적 삶을 보존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해준은 그런 데에 사실 별로 관심이 없지요. 하지만 정안의 물질성이 만들어 내는 자장에 끌려가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 해준에게 결여된 물질성을 강화하는 수단이 자라(정안은 석류; 그래서 석류는 한가득 등장하지만, 해준에게 주어진 자라는 한 마리이기도 합니다)이고요.
이 주임이 서사 처음에 대화 속에서 등장할 때 그는 정안... 더 보기
이 주임이 서사 처음에 대화 속에서 등장할 때 그는 정안... 더 보기
장해준-안정안의 관계를 설명하는 여러 상징 중 하나로 석류와 자라가 있지요. 정안은 물질적인 삶에 친숙한 인물이고 (“원전 완전 안전”이 잘 보여주는 것처럼) 그런 생물학적 삶을 보존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해준은 그런 데에 사실 별로 관심이 없지요. 하지만 정안의 물질성이 만들어 내는 자장에 끌려가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 해준에게 결여된 물질성을 강화하는 수단이 자라(정안은 석류; 그래서 석류는 한가득 등장하지만, 해준에게 주어진 자라는 한 마리이기도 합니다)이고요.
이 주임이 서사 처음에 대화 속에서 등장할 때 그는 정안에게 육체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 같지만, 어떤 인물인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주임은 해준에게 경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요소로 활용될 뿐입니다. 하지만, 이후 해준이 서래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 들켰을 때(즉, 정안이 해준을 붙들려던 노력들이 무위로 돌아갔음을 알게 되었을 때), 정안에게 이 주임은 그간 해준에게 요구하던 것을 충족시켜 주는 대상으로 바뀌게 되지요.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자라의 이동입니다. 이제, 정안이 요구하던 물질적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은 해준이 아닌 이 주임이 될 것입니다. 자라는 정안에게 있어 해준의 상징적 거세를, 그리고 그 자리에 이 주임이 들어섬을 보여주는 기표지요.
이 주임이 서사 처음에 대화 속에서 등장할 때 그는 정안에게 육체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 같지만, 어떤 인물인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주임은 해준에게 경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요소로 활용될 뿐입니다. 하지만, 이후 해준이 서래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 들켰을 때(즉, 정안이 해준을 붙들려던 노력들이 무위로 돌아갔음을 알게 되었을 때), 정안에게 이 주임은 그간 해준에게 요구하던 것을 충족시켜 주는 대상으로 바뀌게 되지요.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자라의 이동입니다. 이제, 정안이 요구하던 물질적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은 해준이 아닌 이 주임이 될 것입니다. 자라는 정안에게 있어 해준의 상징적 거세를, 그리고 그 자리에 이 주임이 들어섬을 보여주는 기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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