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11/02 23:13:40
Name   arch
Link #1   https://series.naver.com/novel/detail.series?productNo=8063866
Subject   [독후감]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https://twitter.com/Jiwoo_webtoon/status/1483627814461251585
독후감이라는 게 그냥 [그 책에서 제일 개쩔었던 부분이 왜 개쩌는건지 영업해보시오] 를 쓰면 된다는 걸 미리 알았었다면 내 초중고시절은 훨씬 편했을것같다

어쩌다 보니 오늘도 긴급점검으로 야근하다가 이제 업데이트 후 모니터링 단계라 틈 나면 써봐야지 하던 독후감을 씁니다.
위에 첨부한 건 얼마전에 본 트윗인데 저걸 보고 독후감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가져왔습니다.
자세한 설명 같은건 생략하고, 뭐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 그래도 계속 보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만 쓰겠습니다.


저는 소설 연재 플랫폼마다 기웃거리며 기다리면 무료 작품을 대충 주워먹어 보는데요.
웹에서 재미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던 물건이 하루 한편 무료 행사를 하기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해저 연구기지가 배경이고, 주인공이 기지 부속 치과로 전입해 와서 경험하는 이벤트가 주요 내용입니다.

저는 바다 밑에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병역 수행중에 짧게나마 공해상에서 닻 당직을 서 본 경험도 있고,
연구원은 아니고 대학원생이었지만 외부인 만날 일이 별로 없는 연구시설 경험도 약간이나마 있습니다.
그런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 소설에서 묘사되는 연구시설 생활이나 해저기지 생활은 그냥 엉터리에요.
작가가 밀실공포증이 있거나, 군대처럼 규칙에 따라 인신이 구속되거나 세종과학기지처럼 환경에 따라 제약을 받는 생활을 실제로 해 본 경험은 없는 거 같습니다.
현역으로 복무할 의무가 없거나 아직 징집 대상이 아닐 수도 있고, 어쩌면 현역으로 다녀왔지만 자유를 구속당하는 신세에 불만이 많았을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작가 본인은 군대 잘 다녀왔지만 작중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갈 때 해군교육사령부와 정보통신연구소에서 2년씩 체제에 순응하는 법이 몸에 벤 아저씨의 온몸이 불편하도록 서술을 잘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중 설정으로는 환경오염으로 우주 진출 시도하다가 망해서 바다로 파고들어간 시대인데, 그런 세계에서 인류 최전선에 있는 다국적 해저기지에 무슨 인간 폐기물들이 어찌나 널리고 깔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연구원이건 기술자건 밀폐된 공간에서 숙식을 같이 하며 작업해야 하는 인원을 각국에서 거르고 추려서 보냈을텐데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국가라면 함량 미달인 사람이 어떻게 검증을 통과했는지. 근무평정 미달이나 타국과의 마찰 유발 등으로 퇴출되는 인사는 없는건지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작중에서 특별한 상황에 처했기에 평소와는 다른 행동 양식을 보이는거라 생각하기에는 그런 등장인물들의 행태가 과연 저런 인성이 일상에서는 멀쩡하게 사회생활이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최소한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해 본 일이 없는 인간군상이 많이 보이더군요.
끼니 걱정할 일 없이 자라고, 마주치는 대부분이 예의바른 제 기준에서는 주인공이 바라본 세상이 너무나 이상해서 작가가 피해망상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주로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저는 이 글을 읽다보면 기분이 나쁩니다.
그래도 계속 따라가면서 읽고 있는 건 과연 앞으로 내용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해서이고,
저는 아마 앞으로도 경험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을 거 같은 삶의 시선을 들여다 보는거 같아서 입니다.

https://sfaward.kr/81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는 한국 SF어워드 2022 웹소설 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여러 플랫폼에서 계속 연재 중입니다.

저같은 아저씨들이 보기에는 위에 적은 것 처럼 좀 껄끄러운 면이 있을거 같은데,
어리고 약한 사람에게는 세상이 저렇게 보일 수도 있으려나 하고 보다보면 좀 매끄럽게 넘길 수도 있습니다.

퇴근합니다.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322 창작나의 군생활 이야기-2 (훈련소: 비만소대) 11 물냉과비냉사이 22/11/13 3526 1
    13321 일상/생각아무것도 안했기 때문에 책임을 지울 수 없다. 7 Picard 22/11/13 3103 1
    13320 IT/컴퓨터트위치가 VOD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이유 11 Leeka 22/11/13 2689 0
    13319 창작어린 대군 - 바치는 글, 1장 2 아침커피 22/11/12 2150 2
    13317 스포츠[MLB] 최지만 피츠버그행 김치찌개 22/11/12 1452 0
    13315 오프모임급하게 잡아보는 양꼬치 벙 (12일 토요일) 27 소주왕승키 22/11/11 2313 0
    13314 게임[LOL] DRX는 어느정도의 역배로 다전제를 뚫고 우승했나? 13 Leeka 22/11/11 2678 0
    13313 음악집이 너무 넓어 6 바나나코우 22/11/11 2335 6
    13312 일상/생각7년동안 끊은 술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29 비사금 22/11/10 3527 42
    13311 정치이태원 참사 직후의 한심한 정부 대응 8 당근매니아 22/11/10 2559 2
    13309 육아/가정여자친구 아버지 꽃다발 8 김부자 22/11/10 2333 0
    13308 사회한국 사회의 검열이 완화되지 않는 진짜 이유? 80 카르스 22/11/10 4105 7
    13307 오프모임서로 칭찬해주기 음벙 5 지금여기 22/11/10 1834 1
    13306 기타유머게시판 업로드 방법 변경 4 김치찌개 22/11/10 1980 5
    13305 스포츠국가대표 4 카리나남편 22/11/09 2230 3
    13304 댓글잠금 정치풍산개 논란에 관한 당사자의 이야기 18 뉴스테드 22/11/09 2956 7
    13303 영화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 리뷰 (스포 있음) 4 Cascade 22/11/09 2210 1
    13300 오프모임광주광역시 pm 08:00 영미오리탕. 29 tannenbaum 22/11/08 2552 8
    13299 기타그날 이태원 거리의 상황 13 토비 22/11/07 3711 0
    13297 방송/연예2022 걸그룹 5/6 17 헬리제의우울 22/11/05 3201 9
    13296 스포츠한국시리즈 3차전을 기다리며 12 포르토네 22/11/04 2018 2
    13295 도서/문학[독후감]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6 arch 22/11/02 2675 1
    13294 사회슬픔과 가치 하마소 22/11/02 2005 15
    13293 게임[LOL] 박도현 선생님 스토브리그 사가 진행 근황 4 Leeka 22/11/02 2100 0
    13290 도서/문학11월의 책 독서모임 - 사라진 그림들의 인터뷰 1 Frodo 22/11/01 2104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