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11/20 21:28:56
Name   카르스
Subject   페미니즘-반페미니즘 담론은 정점을 지났는가
요즘 몇 달 새 느끼는 건데, 한때 사회이슈란을 집어삼켰던 페미니즘-반페미니즘 이슈 모두 담론의 정점을 지난 것 같습니다. 페미니즘은 정점 지난지 한 2년은 됐고, 반페미니즘도 최근 몇달 새 언급이 급격히 준 편.
중소규모 언론이나 출판사, 커뮤니티에서는 계속 이야기되겠고, 청년들이나 사회 전반의 페미니즘 반페미니즘 성향이 약해졌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만.... 담론 자체가 옛날만큼의 사회적 영향력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진짜 전성기 때는 관심 없어도 반강제로 이슈를 들었는데, 이젠 관련 소식이 들어오는 게 없네요.

페미니즘 유행은 메갈리아 붐과 #Metoo 운동 등을 통해 2017-2020년까지 정점이었다가 쇠퇴.
반페미니즘 유행은 뒤따라 2020-2021년 정점 맞았다가 쇠퇴까지 페미니즘을 뒤따름. 신남연도 놀랍게 빨리 잊혀짐.

10.29 사건 양쪽 반응 보니 알겠더군요. 페미니즘 극성 계열에선 '여자라서 구하지 않았다'는 시위 하려다 유가족에게 욕 먹고 바로 깨갱. 심지어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음. 옛날 전성기였으면 유가족 의견 신경 안쓰고 했다가 전 인터넷의 관심만 끌고 욕먹었을텐데 ... 반페미니즘 극성 계열의 '성추행 우려로 CPR 못한다' 드립도 바로 묻혀버림. 양쪽 주장 모두 소구력이 옛날보다 못하고 외부로 퍼지지 못한 게 쇠퇴를 방증한다고 봅니다.


물론 페미니즘, 반페미니즘 정서가 많이 퍼져서, 담론의 목표를 달성한 탓에 쇠퇴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일시적인 소강상태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론 단순히 그 문제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문재인 정권 기간동안 페미니즘vs반페미니즘 싸움이 극심했던 것에 비하면 많이 조용해졌습니다. 늘 적어도 한쪽이 시끄럽게 굴었거든요.

우선 공개적인 페미니즘, 반페미니즘 세력 모두 정치적으로 몰락했습니다.
우선 페미니즘은... 우선 민주당이 2020년 즈음부터 그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그 부작용이 성추행 저질렀던 박원순 옹호하는 구태들), 그나마 자기편이었단 진보정당 계열은 '최악의 대선'에서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20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죠. 무엇보다 여가부 해체 공언했던 윤석열로 정권이 교체되었습니다.
반페미니즘도 억울합니다. 반문정서를 위해 보수언론들이 띠워주기도 했었고, 자기편인 이준석과의 합작으로 윤석열로 정권 교체되기까지 했는데... 그 올인이 처참하게 망했습니다. 이준석은 숙청당했고 윤석열은 이 문제에 별 관심 없는 듯한 분위기.
이 분위기가 당분간 크게 달라질 일은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회적 분위기, 유행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코로나19 위기가 끝났고, 국제정치/경제/기후 등 전방위적인 세계적 위기가 끝났고, 자산가격 문제나 취업난이 여러 이유로 해소된 시기에 옛날같은 젠더담론이 유행하긴 어렵겠지요. 외부인으로서 느낌일 뿐이지만, 서구권에서도 정체성 정치 담론은 정점을 지난 분위기 같기도 하고.

상당히 피곤했었던 논쟁도 이제 많이 죽었는데, 새 시대의 논쟁거리는 뭐가 될까요.

* 타임라인에 썼지만 제대로 된 논의를 위해 티타임에도 올려 봅니다.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706 방송/연예장인철씨 이야기 7 개마시는 술장수 17/01/27 6625 6
    11366 스포츠[해외축구] BBC 이적시장 가쉽 4 v.serum 21/01/23 6624 3
    1997 꿀팁/강좌만장일치의 역설 30 눈부심 16/01/11 6623 10
    8582 오프모임곱창 전골이 생각나는 금요일 저녁입니다.(선릉) 9 소주왕승키 18/11/30 6621 3
    3866 과학/기술산호초와 진딧물 5 모모스 16/10/10 6621 2
    6305 도서/문학어째서 10덕인가? (前) 18 프렉 17/09/19 6620 8
    2393 일상/생각일상 속의 차별: EBS와 CBeebies를 중심으로 13 기아트윈스 16/03/13 6620 6
    7258 철학/종교간략하게 알아보는 희년 이야기 10 기쁨평안 18/03/21 6619 14
    643 일상/생각재수 옴붙은날인가 봅니다 27 지니 15/07/24 6619 0
    10962 꿀팁/강좌온라인 쇼핑 관련 Tip..?! - 판매자 관점에서... 2 니누얼 20/09/16 6618 10
    12623 경제윤석열 시대의 부동산 정책: 박근혜로 롤백 33 구밀복검 22/03/13 6617 1
    10242 스포츠[사이클] 2020 Tour Down Under 간단리뷰 2 안경쓴녀석 20/01/30 6617 4
    7615 사회나도 노동법 알고 알바해서 인생의 좋은 경험 한번 얻어보자! 7 우주최강귀욤섹시 18/06/02 6617 21
    5004 역사일본의 다도(茶道)가 재미있는 점 5 눈시 17/02/25 6617 4
    13336 정치페미니즘-반페미니즘 담론은 정점을 지났는가 100 카르스 22/11/20 6616 2
    7209 오프모임④ 2018 홍차상자 방문을 환영합니다 48 새벽3시 18/03/08 6616 11
    3037 게임불가능이 아니다, 명백한 가능성! 오버워치 PC방 점유율 역전 사정권에 들어오다. 19 곧내려갈게요 16/06/16 6616 0
    11027 일상/생각나는 순혈 오리지날 코리안인가? 46 사이시옷 20/10/05 6615 22
    9314 요리/음식코엑스 차 박람회 간단후기 (6.13~6.16) 11 naru 19/06/13 6615 7
    10680 정치미국 제2의 독립기념일과 트럼프 - saying the quiet part out loud 6 다시갑시다 20/06/12 6614 15
    7187 게임3.3 혁명 23 알료사 18/03/03 6614 12
    11097 일상/생각인터넷의 성개방 담론들을 보면서 느끼는 불편함. (부제: 제대로 된 성개방이란) 22 이상과 비상 20/10/28 6613 6
    5422 의료/건강병원을 다녀온 환자의 넋두리 16 pinetree 17/04/12 6613 5
    10250 일상/생각씁쓸함과 다짐 4 셀레네 20/02/01 6612 4
    6010 일상/생각인생은 다이어트. 9 프렉 17/07/26 6612 1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