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7/21 13:28:20수정됨
Name   매뉴물있뉴
Subject   그냥 오늘 커뮤보면서 했던 생각
사람들이 그 '세월호 허언증 민간잠수사'라고 기억하는 홍가혜라는 분이 있습니다.
저는 그때 부텀도 나름 뉴스 애청자였기 때문에...
이것저것 여러 뉴스를 잘 주워봤었는데
그래서 저는 홍가혜님이 인터뷰를 하셨던 14년4월18일 바로 전날밤에
JTBC뉴스룸에 출연했던 유가족중 한분이, 홍가혜님과 거의 같은 내용을 방송에서 얘기했었다는걸 당시부터도 알고있었습니다.

홍가혜씨가 그날 인터뷰에서 했던 얘기는 이렇습니다.
'잠수사들 사이에서 세월호안에 지금 생존자들이 있고 그들이 선체를 땅땅 두들기면서 살려달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는데 그게 상부로 보고하면 묵살되고 있다'
뭐 이런 얘기였죠.

팩트만 얘기해보자면, 당연히 저 말 자체는 거짓말이에요.
근데 그 전날 저녁에 JTBC에서도 손석희 앵커와 통화하는 유족들 중 한명이 거의 똑같은 얘기를 생방송 도중에 손앵커에게도 했었고, 그 내용도 당연히 전파를 탔었습니다.
당시에 저런 얘기가 페이스북 카드뉴스 같은걸 통해서 막 대중들에 유포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페이스북 발 가짜뉴스가, 팽목항에 있는 유족들 틈에도 섞여들어간거죠.

그리고 손앵커가 유족이 그 말을 하시는걸 듣자마자 '저희가 확인한거랑은 다르네요'하고 단칼에 잘라버려요.
대충 손석희씨가 했던 말이 뭐였냐면
'그런 얘기가 떠도는 것은 저도 들었는데
그 얘기가 실제로 세월호 현장에서 잠수를 하신 분들에게서 나오는것 같지 않습니다.
저희도 그런 얘기를 중복 검증을 하려고 현장에서 실제로 잠수해서 수색하시는 분들과 어렵게 연락을 취해서 입장을 들었는데
그런 소리를 들은 경험을 하신 분도 찾을수 없었고,
그런 소리를 내가 직접 들었다고 주장하는 잠수부를 목격한 사람도 없다는데 저희쪽에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라고 그자리에서 유족의 주장을 생방송으로 바로 반박 해버렸던걸 본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사실, 홍가혜씨의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100% MBN보도국장의 책임이었다고 생각해요.
홍가혜씨가 하는 얘기도 정확하게 단어하나하나 세세하게 들어보면
홍가혜씨도 '나도 그런 소리를 어디선가 들었다'라고 하지
'내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을 봤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홍가혜씨 본인은 한번도 MBN에
'내가 그 세월호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하는 민간잠수사중 한명이다'라고 말한적이 없는데 (법원에서도 인정받은 내용임)
MBN은 홍가혜씨를 소개하는 자막에 '민간잠수사'라는 타이틀을 붙여버렸고요.

손석희 같은 사람은 그 얘기를 듣자마자 '그거 가짜뉴습니다'하고 바로 잘라냈는데
왜 MBN보도국장은 그런 얘기를 카메라 앞에서 하겠다는 사람을 한명 찾자마자
저사람이 현장에 갔던 사람인가, 저사람의 말이 믿을만한가 같은 기본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생방송 카메라 앞에 세웠나,
어떻게 보아도 MBN의 잘못입니다. 제 생각엔..



그 유족분이나 홍가혜씨가 말한 내용은 거의 같은 내용인데,
왜 홍가혜씨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허언증 환자가 되었고, 이 유족분은 안그랬을까요?
인터뷰어의 차이겠죠.
안전한 언론인(손석희)와 인터뷰한 사람은 살아남았고
못믿을 기레기와 인터뷰한 홍가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허언증환자가 되었다.
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제가 왜 뜬금없이 세월호 당시 얘기를 오늘 갑자기 하고 있냐 하면
서이초등학교에서 사망한 교사 관련한 소식이나
해병대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하던 도중 실족사망한
채수근 일병 관련해서 요새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게시물들이
마치 예전에 그 세월호때랑 비슷하다는 기시감이 들어서 그렇읍니다.

서이초에서 사망한 교사도 그렇고, 채수근 일병 건도 그렇고
넷군중들은 누구라도 한놈만 잡혀라.
내 이 scapegoat을 찾아서 반드시 죽이고
꼭 그 피를 봐야만 직성이 풀릴것 같은 상태가 되어있고
그런 고양된 상태로 누군가 자꾸 어디선가
근거 없는 뉴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무슨 사망 교사 반에 3선 국회의원의 외손녀가 다녔다는
아무 근거없는 소문이 널리 전파된 것만 해도 그렇고...
이러다가 MBN카메라 앞에 홍가혜가 나타났던것처럼
어느 정신없는 민간인 한명이 자기 발언이 가져올 파장 생각지 못하고
방송국 카메라앞에서 자기 인생을 실시간으로 말아먹을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요.



요즘 사건들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으면..
그런 큰 사고가 한번 나고 매스컴의 조명을 받을때
당장 닥칠 경찰수사와 처벌을 두려워하면서
모든 관계자들이 그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고 기피하려는 정서가
예전보다 훨씬 강해진게 눈에 띕니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건자체가 워낙에 충격적이고 하다보면
사고당사자들과 직접 관계된 주변인들도
엄청나게 큰 정서적 충격을 받다보니
언론들도 '아 이걸 지금 들어가서 인터뷰를 따는게 어렵겠다'는 판단하에 과잉취재를 자제하고 기다려주는 경향도,
세월호 이후로는 제법 정착된 변화상중 하나거든요.

그래서 진짜 뉴스채널들에서는
믿을만한 소스가 없어서 보도를 못하고 기다리는 와중에
일반 대중들은 '이걸 또 정부와 언론이 묻으려고 하네?? 정의로운 내가 또 그런 꼴은 못참치'하면서
뭔가 그럴듯한 블라인드글 한두개만 보이면
그걸 자꾸 실어나르고 퍼뜨리고 확산시키고 그런것 같습니다.



사실은 방금 저도 펨코 들어갔다가,
해병대원 사망하신 건 관련해서 너모 빡치는 내용을 보고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났었거든요.
...... 근데 다시 천천히 생각해보니
지금 내가 본 이 내용이 맞는 내용인지 아닌지
확인도 안되있고 그러했다능...

날이 더워서 그런가...
내 자신이 일단 화가 많이 나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하다보니
갑자기 예전 그 홍가혜씨 건이 떠올랐읍니다.

요즘 커뮤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좀 그렇더라고요.
'채상병을 잊지말자'하는 댓글이 베댓을 먹고 하는걸 보면
...음;; 아니 분명 대단히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실족사 아닌가...
왜 저사람들은 이걸 '영웅의 고귀한 희생'처럼
받아들이는것 같지? 하는 이질감도 들고;...

흉흉한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일어나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는 언론들이 그래도 중심을 잘 잡고서
가짜뉴스들을 유포하지 않고 잘 나아가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요
뉴스공장은 제외

어떻게든 잘 평안하게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군요.



37
  • 글 추천합니다.
  • 정말 좋은 글입니다. 가짜뉴스 극혐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116 경제그냥 쉬었다는 청년들 증가, 정말 노동시장 상황 악화 때문인가 3 카르스 23/08/22 3030 5
6520 기타그냥 심리학과 다닌 이야기 17 풍운재기 17/11/03 6770 12
12681 게임그냥 써 본 2022년 LCK 스프링 시즌 결산 (상) 10 The xian 22/03/29 2717 0
12694 게임그냥 써 본 2022년 LCK 스프링 시즌 결산 (하) 3 The xian 22/04/03 3457 7
10728 일상/생각그냥 써보는 그냥 일상 7 쉬군 20/06/29 4433 19
11656 일상/생각그냥 쓰는 이야기 1 私律 21/05/08 3359 6
11521 일상/생각그냥 아이 키우는 얘기. 4 늘쩡 21/03/25 3977 18
14055 정치그냥 오늘 커뮤보면서 했던 생각 37 매뉴물있뉴 23/07/21 4142 37
2864 기타그냥 이번 강남역 사태는 올라갈수도 없는 지방 4 klaus 16/05/23 4398 0
10690 사회그냥 이야기 12 Schweigen 20/06/16 5127 22
4481 일상/생각그냥 잡담 6 와이 16/12/30 2819 0
11493 일상/생각그냥 회사가 후져요. 11 Picard 21/03/15 4680 2
9084 일상/생각그냥…그날의 기억 4 bullfrog 19/04/16 4383 16
6239 영화그녀(elle)의 독고구검 11 우리아버 17/09/06 4650 1
5581 방송/연예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OST 엘범이 나옵니다 1 Leeka 17/05/06 3915 0
8836 일상/생각그녀는 나를 좋아했을까? 12 어제내린비 19/02/04 5466 6
9666 일상/생각그녀는 바라던 자유를 얻었을까? 4 Nardis 19/09/15 4883 14
6661 창작그녀는 언제나 보라색 가방을 메고 다녔다 11 은우 17/11/27 4066 8
55 기타그녀들의 은밀한 이야기 - 핑거스미스 Fingersmith 2 시아 15/05/30 9598 3
7587 음악그녀와 첫 만남 5 바나나코우 18/05/26 3663 3
2300 일상/생각그놈의 건강 8 헬리제의우울 16/02/26 3976 1
7080 일상/생각그는 너무 재밌다고 했다. 8 발타자르 18/02/10 3853 4
5476 요리/음식그대의 뽀얀속살을 그 위에서 보았을때 내 심장은... 11 다시갑시다 17/04/20 5561 7
13855 일상/생각그동안 SNS와 뉴스에 휘둘리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1 컴퓨터청년 23/05/14 2425 3
4219 일상/생각그동안 즐겼던(?) 취미들 21 Vinnydaddy 16/11/23 4917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