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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11/25 23:44:08수정됨
Name   Beemo
Subject   스피커를 만들어보자 - 1.
안녕하세요. 탐라에 스피커에 대해 이것저것 올리는 B모씨입니다. 스피커 자작을 시작한지는 4~5년 쯤 됐지만 스피커 자작이란게 시간과 공간을 어느정도 요하는지라 많이 만들어보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관련 카페 눈팅이나 검색도 하면서 알게 된 정보들을 슬슬 풀어볼까 합니다. 물론 고수들이 보기엔 수박껍질을 핥핥하는 정도겠지만요. 오히려 제가 스스로 정리하고 기록하는 데 의의가 있겠네요. 이 글이 시리즈로 연재가 될 지 단발성으로 끝날 지 장담은 못하지만 가볍게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디오질 오래 하시고 기함급 장비 두루두루 갖추신 분들 아마 많으실텐데 사운드를 극한으로 깎겠다 하는 분들은 아마도 스피커 자작과는 안맞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수많은 시행착오와 자금을 투입할 의지가 있다면야 충분히 재미있는 취미가 될 수도 있고요. 제가 서식중인 카페도 몇 명의 천상계 고수들의 실험으로 유지가 되고 있으니까요.

스피커란 무엇인가. 음악 신호를 소리로 만들어주는 장비이죠.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는 보통 20-20000Hz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 수록 특히 고음쪽 소리는 잘 듣지 못하지만요.

요즘은 거의 디지털 음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호에서 소리로 전달되는 과정을 보면.
디지털 음원 - DAC (digital to analog converter) - 프리 앰프 - 파워 앰프 - (네트워크) - 스피커로 전달됩니다.
DAC는 좋은 것들은 32bit(소리의 진폭을 2^32조각으로 쪼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와 384kHz (초당 샘플링 빈도를 의미합니다)까지의 디지털 신호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소리를 사인파의 중첩으로 본다면 높은 샘플rate일수록 고주파 신호를 촘촘하게 구현할 수 있겠죠.
프리 앰프와 파워 앰프가 합쳐진 형태로 인티 앰프를 사용하기도 하고 볼륨단이 다른 곳에 있다면 프리 앰프는 생략되기도 합니다.
오됴질 극한으로 하시는 분들은 동일 파워앰프를 좌우 스테레오로 나누는 형태인 모노블럭이란 것을 사용하기도 하지요. 좌우간섭이 적어 더 좋다고(는) 합니다.
 
스피커에 대해 얘기할 때 보통 채널(channel)과 웨이(way)가 등장하는데 채널은 스피커를 몇 대를 이용하느냐에 따릅니다. 1개의 스피커면 모노, 2개의 스피커가 좌우를 담당하면 2채널 스테레오, 4대로 전방 좌우 후방 좌우를 나누면 서라운드, 센터스피커를 추가해서 5채널 이상이 되면 홈시어터 구성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서브우퍼가 저역을 담당하기 시작하면 2.1채널, 5.1채널 이런식으로 불려집니다. 요즘은 돌비 애트모스라고 머리 위에서 소리를 쏘는 입체음향도 보편적이 되었는데 이 경우는 5.1.2, 7.1.4처럼 명시됩니다. 집에서 영화를 보는 이의 꿈의 시스템이죠. ㅎㅎ 공연실황 음원도 애트모스로 들으면 현장감이 끝내준다고 합니다.
[7.1.4 애트모스]


웨이(way)는 하나의 스피커에서 음역대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대한 것을 얘기합니다. 위에서 가청주파수가 20-20000이라고 말씀드렸는데, 하나의 스피커 유닛(보통 드라이버라고 합니다)이 균질하게 모든 주파수 영역의 소리를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보통 진동판의 직경이 작을수록 고주파, 클수록 저주파에 유리하며, 진동판의 질량에 따라 드라이버가 낼 수 있는 저역 하한이 정해지기 때문에 고주파를 내는 드라이버는 저역을 내는게 불가능하고 진동판이 큰 저주파용 드라이버는 고주파로 울리면 진동판의 영역이 각자 진동하는 분할공진이라는 현상으로 고역쪽 응답이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대 하이파이 스피커는 여러개의 드라이버가 각각 본인이 맡은 주파수 영역대를 맡아서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운용되며, 가장 보편적인 형태가 2웨이-3웨이 입니다.

이 때 각 드라이버에 각자의 주파수 영역을 분배해주는 장치가 있는데 이것이 네트워크입니다. 네트워크는 저항, 콘덴서, 코일 등의 전기소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콘덴서는 주로 저역을 커팅하는 하이패스 필터, 코일은 주로 고역을 커팅하는 로우패스 필터로 작동합니다. 네트위크 주파수 응답 곡선의 감쇄 정도에 따라 1차 2차... 등등으로 나누어집니다. 다만 고차로 갈수록 소자가 많이 투입되어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보통 2차를 사용합니다.
[상용 3웨이 네트워크]


하나의 드라이버 유닛이 모든 주파수를 커버한다. 이것을 보통 풀레인지라고 합니다. 네트워크가 없어도 되기 때문에 보통 제일 먼저 만들어보곤 합니다. 드라이버 역량이 매우 중요하며 보컬 영역에서 해상력이 좋다고들 합니다. 탄노이 오토그라프 등 유명한 빈티지 스피커를 따라 만들기도 합니다.
 
[대형 탄노이 오토그라프. 내부 구조가 매우 복잡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


2웨이 스피커, 보통 북쉘프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고음을 담당하는 트위터와 저음을 담당하는 우퍼가 사용됩니다. 네트워크가 필요하며 보통 1~3kHz에서 주파수가 분할됩니다. 드라이버 유닛의 매칭이나 네트워크 소자의 물량이 적당하여 가장 가성비 있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쓰이는 구성입니다.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90*90 트랙트릭스 혼의 완성! 클립쉬 R-50M 북쉘프스피커 : 네이버 블로그
[강렬한 주황색 진동판의 우퍼와 사각혼이 특징인 클립쉬 북쉘프 ]


3웨이 이상, 톨보이에서 채용됩니다. 수퍼트위터-트위터-미드레인지-미드우퍼-서브우퍼 다양한 구성으로 만들어집니다. 저역쪽으로 가면 네트워크 소자의 용량이 매우 커지기 때문에 소자값이 무시할 수 없이 들어갑니다. 트위터는 하이패스, 미드는 하이컷 로우컷을 동시에 하는 밴드패스, 우퍼는 로우패스를 하게 됩니다.
포칼(톨보이 스피커) | 오디오아트 
[포칼! 하면 구부정한 이 디자인이 생각나죠. 5개의 드라이브를 채용했네요. 각 유닛의 지향각을 조절해 스윗스팟에 집중시켰습니다. ]


간혹 2.5웨이라는 것이 있는데 동일한 우퍼를 두 개를 사용하면서 중간 드라이버를 밴드패스하는것이 아니라 높은 주파수로 로우패스만 하는 구성입니다. 저역이 더 풍성해지겠죠.

결국 멀티웨이 스피커란 여러 드라이브의 주파수 응답을 이어붙여 전체 영역에서 평탄한 주파수 응답을 얻는 것입니다. 취향에 따른 eq는 다음 문제고요.
여러개의 드라이버가 쓰일수록 당연히 궁합이 중요해집니다. 예를 들면 트위터 중에서 리본트위터라는 것이 있습니다. 좋다고들 하는데 저도 들어본 적은 없어서... 보통 주파수 영역이 좁습니다. 다른 트위터가 1kHz~2kHz까지 내려갈 때 4kHz까지 내려가는 식이죠. 위에 말씀드린대로 우퍼는 직경이 커질수록 주파수 상한이 낮아집니다. 6인치급이면 2kHz이상은 내기 어렵습니다. 6인치급에 리본트위터를 달거나 2웨이 북쉘프에 8인치급 우퍼를 사용한다거나 하면 물리적으로 크로스오버 영역에서 특성이 좋지 않게 됩니다.

Wavecor WF166TU01 SPL & Impedance
그냥 아무거나 긁어온 6인치 우퍼의 응답곡선입니다. 검은색, 녹색, 빨강색이 주파수에 따른 음압입니다. 각 곡선은 지향각을 보여주고요. 보통 고역에서는 지향각에 따라 감쇄가 크게 나타납니다. 보시면 2~3kHz 부터 응답곡선이 출렁이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분할공진 때문입니다. 이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죠. 남색 선은 임피던스를 보여줍니다. 임피던스는 저항 같은 역할을 합니다. 저역 쪽에 큰 봉우리가 보이는데 드라이버의 공진주파수 부근이며 그 이하는 내기 어렵습니다. 이 부근에서 위상이 역전되기 때문에 상쇄간섭으로 음압이 급격하게 낮아집니다.
vituixcad라는 주파수 응답 시뮬레이터가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잘 되질 않아 주파수 평탄화는 지루하고 다양한 용량의 소자가 매우 많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그래서 보통 미리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사용하며, 이런 네트워크들은 드라이버가 같은 임피던스를 갖는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임피던스 매칭도 필요하고요. 

드라이버의 한계를 스피커 외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2.1채널 구성 같은 것이죠. 보통 데스크파이는 책상 위에 위치한다는 한계 때문에 우퍼의 크기를 키우기 어렵습니다. 3~4인치급을 사용하면 아무리 좋은 우퍼를 써도 공진주파수가 100Hz 언저리이고, 나중에 말씀드릴테지만 크기의 한계로 인클로저를 사용해서 저역 하한을 확장하는것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때문에 좌우 분리가 필수적이지 않은 100Hz 이하에서 (저역은 지향성이 낮고 가까이서 듣기 때문에 좌우 분리가 더 어렵습니다.) 서브우퍼를 채용하여 저역을 보충하는 것이죠. 따라서 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서브우퍼 혹은 서브우퍼 전용 앰프에는 음압조절 말고도 주파수 컷을 조절하는 기능도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스피커의 구성 요소 중 두 가지인 드라이버와 네트워크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아마도) 다음 시간에는 스피커의 또 다른 구성 요소이고 자작인들이 제일 고민과 노력을 많이 투입하는 스피커통, 인클로져에 대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ㅎㅎㅎ






13
  • 완벽히 이해했어!
  • 그러니까 진공관 앰프와 하이엔드 스피커 만드신다는 거죠(두근두근)
  • 선추천 후감상
  • 그니깐 진공관과 트랜지스터를 만드신다는거죠!! (아님)
  • 으아니 이게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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