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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1/15 00:29:19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조각글 11주차] 인정받는 것, 인정하는 것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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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문단과 글 전체는 형용모순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어느 지점에선 인정할 수 없는 것을 두고 어그로꾼의 모습을 보이고, 그게 다만 일반론이거나 다수론일때에는 그게 어그로가 아닌것처럼 보이게 만들 뿐입니다. 어그로라고 일반적으로 칭해지는 것은 그래서 \'인정할 수 없는 것과 있는 것\'을 가르는 순간에 이미 누구나 그 함정에 빠진다는 점에서 사실은 명백한 \'자세\'일 수 없습니다. 그저 어느쪽의 편을 드는 가에 대한 범위가 조금 더 넓고 좁을 수 있으며, 때때로 그 논쟁의 외관이 괜찮거나 혹은 높은 내/외적 정합성을 지녔을... 더 보기
    2문단과 글 전체는 형용모순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어느 지점에선 인정할 수 없는 것을 두고 어그로꾼의 모습을 보이고, 그게 다만 일반론이거나 다수론일때에는 그게 어그로가 아닌것처럼 보이게 만들 뿐입니다. 어그로라고 일반적으로 칭해지는 것은 그래서 \'인정할 수 없는 것과 있는 것\'을 가르는 순간에 이미 누구나 그 함정에 빠진다는 점에서 사실은 명백한 \'자세\'일 수 없습니다. 그저 어느쪽의 편을 드는 가에 대한 범위가 조금 더 넓고 좁을 수 있으며, 때때로 그 논쟁의 외관이 괜찮거나 혹은 높은 내/외적 정합성을 지녔을때 \'그럴수도 있다\'라고 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모든것에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습니다. 저도, 그리고 제가 기억하는 글쓴분도.. 그리고 제가 그동안 보아왔던 인터넷의 거의 모든 논쟁들에 참여한 기억중에는 그게 되는 사람이 없다시피 합니다. 너도 맞고 나도 맞을 수 있는 영역이 취미의 영역일 수 있지만, 동시에 거기서도 양보 불가능한 입장을 가지셨던것 역시 기억합니다. 결국 우리는... 모든것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밀당이 가능한 러블리한 자세라는 위치를 탐낼 뿐, 그렇게 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영역에 있어서는요. 그리고 아마, 어떤 영역은 그렇게 다루어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주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자세는, \'러블리한\' 자세이기 보다는 편들고자 하는, 그리고 거부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적극적이고 심도있는 자세를 취하려 노력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외면과 배제를 갖고 편리한 거절을 할 수 있는 이들만이 \'무엇에 대해서든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할 수 있는 자세\'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은 어떠한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과 얼마나 다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시계를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고, 그래서 각자가 각자에게 품는 이상과 기만은 끊임없이 재생산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반향은 철저히 거부하지만 어떠한 반향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품는다는 것이 제게는 너무나 편리하게 느껴집니다. 결국 서로의 생각이 단 한 곳도 맞닿아있지 않는 이와 설득을 행하는과정에서는, 설득을 하려는 자세가 설득을 당하지 않으려는 자세로 바뀌어 있겠지요. 제게는 그래서 이 수필이 많은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함과 동시에, 그 모두가 바라는 변명을 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럴 수 있다는 것 역시, 하나의 권력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마스터충달
    저는 생각이 달라도 상대방을 인정할 줄 아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렇게 저를 끌어가며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이 뵀죠. 그런 경험 때문인지 누구나 어그로꾼이되 일반론이거나 다수론이라 아닌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인정할 줄 아는 덕목이라기 보다는 상대를 부정하지 않는 여유, 틀렸다고 단정하지 않는 신중함, 차근히 설명하는 배려심 같은 거로 바꿔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밀당\'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강하게 어필하다가도, 때로는 여유롭게 물러서기도 하고 그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단정적으로 상대... 더 보기
    저는 생각이 달라도 상대방을 인정할 줄 아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렇게 저를 끌어가며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이 뵀죠. 그런 경험 때문인지 누구나 어그로꾼이되 일반론이거나 다수론이라 아닌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인정할 줄 아는 덕목이라기 보다는 상대를 부정하지 않는 여유, 틀렸다고 단정하지 않는 신중함, 차근히 설명하는 배려심 같은 거로 바꿔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밀당\'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강하게 어필하다가도, 때로는 여유롭게 물러서기도 하고 그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단정적으로 상대를 틀렸다고 하는 것은 소통을 끊을뿐이고, 커뮤니티에서 소통 단절을 도모하는 건... 뭐 존재 가치의 부정 쯤 되려나요.

    그리고 목적의 차이도 중요하지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상정하는 논쟁에선 각자의 결론은 이겨 먹는 것이고, 현실은 평행선이 될겁니다. 하지만 입장 차이의 미묘한 지점을 찾아내는 논쟁이라면 서로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보루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 됩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그런 경우 그 마지막 보루는 누가 옳다, 그르다 확답할 수 없는 가치판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지점을 확인하는 것은 소통의 가장 극적인 순간이지요. 서로의 생각이 단 한 곳도 맞닿아있지 않는 이라도 그 대립의 중추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이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지식도, 글빨도, 정합성도 아닙니다. 이런 것들은 그 지점을 보다 정확하게 짚어내는 역할을 하죠. 대신 그 지점까지 끌고가는 원동력은, 소통을 지속하는 원동력은 결국 배려와 인정입니다.

    아마도 저는 논쟁의 깊이보다 소통한다는 것에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보니 이런 시각차가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대화와 필답이 더 깊은 의미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얕은 식견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그저 이야기하는 것 만으로도 보다 깊은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를 비롯한 소통의 공간은 그 지점을 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글은 특정인은 염두에 두고 쓰지 않았습니다. 오랜 커뮤 생활을 거쳐오며 생각한 바를 적은 겁니다. 비슷한 발언을 예전 글에서도 보실 수 있으니 특정 인물과 관련하여 읽지 않으시길 (다른 분들에게도) 부탁합니다.
    생각이 달라도 상대방을 인정할 줄 아는 분들 많죠. 하지만 댓글에서 2번째 문단에 쓰신것처럼, 결국 \'양보하지 못하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건 인정할 수 없지만 내버려두는 것일수도있고, 인정하는 것일수도 있죠. 제가 형용모순이라고 느꼈던 점은, \'어그로\'내지는 본문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지 않는\' 이라는 영역을 정의내리는 순간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 역시 한계가 내려진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각자가 너무나 자의적이므로 모순적이라는 것이었죠. 많은 부분에서 상대방을 인정한다는건 대체로 비슷한 맥락안에서 작은 차... 더 보기
    생각이 달라도 상대방을 인정할 줄 아는 분들 많죠. 하지만 댓글에서 2번째 문단에 쓰신것처럼, 결국 \'양보하지 못하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건 인정할 수 없지만 내버려두는 것일수도있고, 인정하는 것일수도 있죠. 제가 형용모순이라고 느꼈던 점은, \'어그로\'내지는 본문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지 않는\' 이라는 영역을 정의내리는 순간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 역시 한계가 내려진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각자가 너무나 자의적이므로 모순적이라는 것이었죠. 많은 부분에서 상대방을 인정한다는건 대체로 비슷한 맥락안에서 작은 차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공산주의자와 자본주의자가 서로를 인정하지는 않잖아요.(예를 들자면) 일베,극우,새누리 만큼이나 저쪽 진영에서는 민노총,학생운동,메갈,노동당,구 통진당 등. 아니면 친북/친일 세력이라든가. 무정부주의자라든가. 너무 많은 인정할 수 없는 것들이 있잖아요(그리고 실제로 현실에서도 그러한 것들을 사법체계 안에서 배제하려고 하고). 그런면에서 이 글이 이야기하는 소통의 중요성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닌데, 동시에 이러한 글에서 나타나는 상호존중적 자세가 이미 구조적으로 명확한 한계선 역시 긋는다는 점에서 \'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바운더리 내의 소통\' 바깥의 것은 자연스럽게 배제하는 것을 동의하게 되는 자세이기도 하지 않나 하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면에서는 존중과 인정을 어디까지 넓혀야할지, 그리고 그 기준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결국 논쟁/대화의 자세라는것이 어느 범위까지 배제를 극복하려해야할지를 이야기해보고싶었어요.
    마스터충달
    그 바운더리 바깥을 위해 법이라던가 민주주의라던가 하는 것들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네요. 모 근데 커뮤니티 내의 논쟁 수준에서 그렇게 극단으로 벌어질 일이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그래서 어그로란 용어가 현실에선 쓰일일이 없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눈부심
    좋은 글이네요. 추천~
    날 선 댓글이 좋을 때가 있는데 살 빠진다능.
    눈부심
    싱거운 댓글은 무플보다 더 싫으신갑다...;
    마스터충달
    그럴리가요;; 오늘 영화도 보고오고, 조각글 모임 합평도 하고 이것 저것 했습니다 ^^. 추천 고마워요~♥
    눈부심
    우헤헤헤헤!
    마스터충달
    슬쩍슬쩍 들어오다 눈부심님 댓글보며 흐믓해하고 있었습니다 크크
    *alchemist*
    안녕하세요 싱거운 댓글 달기 전문 알케미스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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