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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2/15 19:10:13
Name   헬리제의우울
Subject   일상 무제
나는 면요리를 좋아하고 국물있는 면요리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라면글도 썼었고

쌀국수는 정기적으로 버스타고 찾아가서 먹는다 한달에 한번 정도는 먹는다
말이 좋아 한달에 한번이지 평일에는 공장숙소에서 개겨야 하니
주말 네번중에 한번은 쌀국수 먹는데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걸어서 10여분 걸리는 곳에 쌀국수집이 생겼다
이름이 생소한 것이 신규 중소프랜차이즈인가 싶다
한번 먹어봐야지 라는 생각은 가게 간판 걸릴때부터 했는데
서울에 약속이 한달에 한두번은 있다보니 서울 간김에 쌀국수를 먹게 되어
정작 동네 쌀국수집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쌀국수 먹은지 근 한달이 되었고
지난주말에는 이발을 해야 할 때가 되어
이발도 하고 쌀국수도 먹는 일요일을 보내면 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이발을 하고 쌀국수집에 찾아갔다

우리동네가 번화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땅값이 그렇게 싸지 않을텐데
테이블 사이에 드러누워도 될 정도로 테이블이 널널했다
이전 가게가 몇달 못버티고 나가더니 싸게 나왔나...

입구에서 기계로 주문을 하는 방식이었다
요새 pc방에서 이런거 많이 하던데... 홍대 라멘집에서도 본 적이 있다
메뉴는 정말 단촐해서 쌀국수는 고명이 3종 뿐이었고 그외 볶음밥이라던가 몇가지가 전부였다
쌀국수가 3500원이라 놀랐다
10년전에 허수아비 프랜차이즈에서 쌀국수 3500원했다가 수지타산안맞아서 사업 접었는데
아무리 셀프시스템을 도입해서 인건비를 깐다해도 김밥이 2천원하는 2016년에 쌀국수가 3500원?
해서 개중 제일 비싼 갈비쌀국수를 주문하였다
하필 어제는 꽤 추웠고 해서인지 손님이 별로 없었고 음식은 금방 나왔다

국물맛은
역시
돈값을 하는구나
내가 먹어본 그 어떠한 무려 베트남에서수입한인스턴트봉지쌀국수보다도
맛이 없었다
고기가 목욕탕에 오래 안있었네 뜨거워도 좀 참지...
손님이 없는 것에 비해 갈비는 잘 익어서 질기지 않은 것은 좋았는데
소고기 고명을 빼고 들어간 것 치고는 돈값을 하지 못하였다
국수는 살짝 덜익은 풋내가 나는 것 같았지만 그것은 국물이 감칠맛이 떨어져서
국물맛으로 쌀국수의 풋내를 커버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결론은 스프를 덜넣었다
1000원 올리고 스프를 더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맛없는 음식을 먹고나면
어릴때는 화가나고 그랬는데 이젠 측은하고 불쌍하다
나야 몇천원 밥한끼 손해본거지만 장사하는 양반은 손님이 다시 오지 않을테고
큰 돈 들여서 장사 시작했을텐데 어쩌나 싶은 생각이 줄줄이사탕처럼 떠오르게 된다

무슨 프랜차이즈길래 품질관리가 이런가 싶어서 검색을 해봤는데
놀랍게도 프랜차이즈가 아니었다...
프랜차이즈가 아니다보니 구글검색에 걸리는 문서가 거의 없었고
인스타그램이 걸리길래 봤더니 언니들이 우리동네 쌀국수집 생겼는데 맛있다고 막...
야이것들아 비라민워러가 맛있냐

노량진에서 먹었던 허수아비 포 가 그립다
노량진에서 망했길래 단가못맞추고 사업 접었나 했는데 몇몇 대학가에서는 하고 있더라
허수아비 싸고 맛있는데 왜 점포확장이 안될까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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