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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4/21 20:17:59 |
Name | 레이드 |
Subject | 위로가 필요한 하루 |
난 내 자신이 어리숙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살면서 할 줄 모르는 것도 참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점점 더 내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 든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그 일 중 어떤 하나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는 기분이다. 오늘은 야외에서 행사가 있었다. 비가 와서 고생을 했고,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다. 나는 중간에서 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했다. 내가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었는데. 내가 왜 이러나 싶어서 울고 싶었다. 선배들은 니가 거기서 껴서 뭐하냐고 확실하게 매듭짓고 왔어야지 그것도 하나도 못하고 뭐하냐고 했다. 멍청한 놈이라는 말을 들었다. 진짜 울고싶어서 내가 뭐하는 짓이지 하고 순간 볼멘소리를 했더니 옆에 계신 선배가 거기서 그러는 건 아니지, 니가 문제 일으킨 건 아니지만 니가 담당자였잖아. 라고 한다. 네 그렇죠.. 하곤 수긍했지만. 그럼 나보고 어떡하란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이 다 서투르고 어색하고 이상한가보다. 나한테만 다들 잔소리가 많다. 다들 자기 할 일들 척척 하는데 유독 나만 문제가 많은가보다. 어수룩한놈 멍청한놈 느린놈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어수룩한데다 멍청하고 느리고 센스없는 놈이란 소리까지 듣고 있다. 다들 내가 일을 하는게 못미덥고 그런가보다. 어떨 땐 원칙을 지켜야 하고 어떨 땐 융통성을 지켜야 한다고 그러면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센스가 없는 탓이겠지. 내 장점은 대체 뭘까 대체 씨발 어떻게 해야 잘 하는건지 모르겠다. 오늘도 실수를 연발하고 왔고 내일도 실수할건데 실수하는 나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을 보는게 싫고 무섭고 두렵다. 언제까지고 멋쩍은 웃음만 병신같이 짓고 있을 내가 참 슬프다. 회사가기 싫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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