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4/23 13:39:00
Name   원하
File #1   poster.jpg (85.5 KB), Download : 13
File #2   1.png (201.6 KB), Download : 13
Subject   \'내일을 위한 시간\' 감상




'내일을 위한 시간 (Two days One night, 2014)'

아래는 스포일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실 알아도 상관없을 내용입니다.

월요일에는 산드라(마리옹 꼬띠아르)의 복직과 직원들의 보너스를 건 투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복직을 위해 주말 이틀동안 다른 직장동료들을 찾습니다. 그녀의 사정으로 시작한 영화는 그녀의 발걸음을 따라 다른 사람들의 사정을 마주하게 됩니다.

프레임. 그녀의 복직/직원의 보너스 양자택일은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그들과 상관없이 태양열판 제조업 경쟁이 심화되면서 생긴 상황이죠. 그들은 말합니다. '너의 복직과 보너스 중 선택하는 거는 내가 원한게 아니야.' 그들은 그들이 선택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선택해야만 하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산드라와 직장동료들은 거듭 이 상황에 대해 본인이 미안해 합니다. '너가 과반을 넘으면 나한테는 재앙이겠지만, 그래도 행운을 빌어줄게.'

영화에서 산드라와 직장동료들은 계속 일대일로 마주합니다. 이 장면에서 감독은 이들의 대립 또는 긴장을 카메라 내에서 프레임으로 갈라놓아 둘이 처한 구조적 상황과 함께 표현합니다. 그녀는 직장 동료의 집 뒤 작업장에서 처음으로 직장동료와 마주하게 됩니다. 카메라는 여기서 그녀와 동료의 투샷을 철골 구조물 너머에서 잡아주는데 그녀를 이 구조물 내에 갇히게 표현함으로써 그녀가 처한 고립된 상황을 보여주죠. 2달 뒤 재계약이 걸린 계약직 직장 동료와 마주할 때 이번에는 그를 매우 좁은 프레임 내에서 보여줌으로써 그가 처한 어려운 상황도 보여줍니다.

월요일 투표가 끝나고 그녀는 직원식당에서 그녀를 지지해준 동료들과 마주하는데, 그 공간은 프레임이 없는 오픈된 곳입니다. 그녀가 가족들과 함께 있는 장면들처럼요.

이 영화에서는 유독 옆모습을 많이 잡아보여줍니다. 지나치게 산드라에게 감정이입하는 거를 막고, 시선을 타자화 시킵니다. 역시 이들의 문제가 개인적 문제라기보다는 구조적 문제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한편으로는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 그들의 반대쪽 얼굴들, 겉으로는 괜찮아라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무너져 내리고 있을, 표현되지 않는 복잡한 감정들을 상상하게도 됩니다.

월요일, 모두의 선택이 끝난 후 산드라도 자신의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그녀는, 그녀 입장에서 '우리'는 잘 싸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녀는 행복해 할 수 있습니다. 한국판 영화제목인 '내일을 위한 시간'은 의역인데, my job을 연상시키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세련됐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너머의 산드라를 기대하게 해줍니다.



3
  • 영화평은 개추얌!
  • 꼬띠아르는 사랑입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5024 1
15878 창작또 다른 2025년 (3) 3 트린 25/12/04 287 2
15877 스포츠[MLB] 코디 폰세 토론토와 3년 30M 계약 김치찌개 25/12/04 215 0
15876 창작또 다른 2025년 (1), (2) 8 트린 25/12/03 457 7
15875 기타유럽 영화/시리즈를 시청하는 한국 관객에 관한 연구(CRESCINE 프로젝트) 19 기아트윈스 25/12/03 567 2
15874 일상/생각큰일이네요 와이프랑 자꾸 정들어서 ㅋㅋㅋ 14 큐리스 25/12/02 956 5
15873 오프모임12월 3일 수요일, 빛고을 광주에서 대충 <점봐드립니다> 15 T.Robin 25/12/01 548 4
15872 경제뚜벅이투자 이야기 19 기아트윈스 25/11/30 1510 14
15871 스포츠런린이 첫 하프 대회 후기 8 kaestro 25/11/30 442 12
15870 도서/문학듣지 못 하는 아이들의 야구, 만화 '머나먼 갑자원'. 15 joel 25/11/27 1044 27
15869 일상/생각상남자의 러닝 3 반대칭고양이 25/11/27 699 5
15868 정치 트럼프를 조종하기 위한 계획은 믿을 수 없이 멍청하지만 성공했다 - 트럼프 행정부 위트코프 스캔들 6 코리몬테아스 25/11/26 903 8
15867 일상/생각사장이 보직해임(과 삐뚫어진 마음) 2 Picard 25/11/26 690 5
15866 일상/생각기계가 모르는 순간 - 하루키 느낌으로 써봤어요 ㅋㅋㅋ(와이프 전전전전전 여친을 기억하며) 5 큐리스 25/11/25 627 0
15865 경제주거 입지 선택의 함수 4 오르카 25/11/25 650 3
15864 철학/종교진화와 창조, 근데 이게 왜 떡밥임? 97 매뉴물있뉴 25/11/25 1871 4
15863 일상/생각창조론 교과서는 허용될 수 있을까 12 구밀복검 25/11/25 1058 17
15862 기타★결과★ 메가커피 카페라떼 당첨자 ★발표★ 11 Groot 25/11/23 616 4
15861 기타[나눔] 메가커피 아이스 카페라떼 깊콘 1 EA (모집마감) 31 Groot 25/11/21 675 3
15860 일상/생각식생활의 스트레스 3 이이일공이구 25/11/20 714 1
15859 일상/생각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는다. moqq 25/11/20 646 7
15858 오프모임[취소] 11월 29일 토요일 수도권 거주 회원 등산 모임 13 트린 25/11/19 771 3
15857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2 2 육회한분석가 25/11/19 476 3
15855 의료/건강성분명 처방에 대해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넋두리 46 Merrlen 25/11/17 2012 2
15854 경제투자 포트폴리오와 축구 포메이션 육회한분석가 25/11/17 563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