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5/01 22:34:16
Name   헤베
Subject   [조각글 24주차] 기도문.
제목 : [조각글 24주차] (☜ 말머리를 달아주세요!)

[조각글 24주차 주제]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해하기 힘든 것'에 대해서 써주세요.
시나 수필로 작성하되 소설로 전개하면 안 됩니다.

*주제 선정자의 말
이해하기 힘들다는 감정에 대해서 쓸 필요는 없고, 대상이 뭐든 상관없어요.
'신이 존재하는 걸 믿는 사람들' 이런 추상적이고 딱딱한 걸 수도 있고, 엄마가 나를 왜 사랑하는지,
서울 사람들은 왜 순대를 소금에 찍어먹는지, 등등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분량, 장르, 전개 방향 자유입니다.

맞춤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PnuSpellerISAPI_201504/

합평 받고 싶은 부분
ex) 맞춤법 틀린 것 있는지 신경써주세요, 묘사가 약합니다, 서사의 흐름은 자연스럽나요?, 문체가 너무 늘어지는 편인데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글 구성에 대해 조언을 받고 싶습니다, 맘에 안 드는 것은 전부 다 말씀해주세요, 등등 자신이 글을 쓰면서 유의깊게 봐주었으면 하는 부분 등등을 얘기해주시면 덧글을 달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말

합평 언제나 환영입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희생된 어린아이들을 생각했습니다.
항상 가슴이 아픕니다...... 죽은 아이들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었죠.
남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버젓이 자행하는 이스라엘 정치부와 군대수뇌부.

본문에 관해선,
운율 맞춰 정형시로 쓸까, 산문시로 쓸까하다
더 벗어나 연과 행 운율 구분없이 자유롭게 썼습니다.

본문



아버지, 들어주십시요.
당신이 키우실 아이 하나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그는 울지도 않고, 씩씩하더군요.
해서 맘편히 보내고 오는 길입니다.
아마 오늘 새벽이면, 그는 당신의 곁에 닿았습니까?
당신의 서랍에도 구급상자는 있겠죠.
핀셋과, 의료솜이 있어야 할 겁니다.

저는 종교인, 정치인들을 대변해
군인으로써 당신의 종자를 보내고 왔습니다.
당신의 곁에 닿았습니까?
어린 아이가 너무 버릇이 없을 까 걱정됩니다.

아, 아버지! 너무 멀지만 들리기는 하시겠죠!
저는 오늘도 아이 하나를 당신에게 보냈다구요!
오늘 그 녀석들 앞에 서있는 데, 맹랑한 녀석이었죠.
내 총칼 앞으로 딱 하고 서더니, 고개를 탁 들고 총구를 째려봤습니다.

탕-탕-탕-탕-탕,

앗! 나는 오늘 내가 해야할 일을 또 다시 하고 돌아왔다구요!

아, 아버지!
요즘 정의를 찾으려 한답니다.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답을 내려주십시요! 제가 좇아야 할 정의는 누구 가슴 속에 있습니까?
정치인들 가슴 속에 있습니까!
종교인들 가슴 속에 있습니까?
생각해보니, 아버지! 오늘 죽어간 아이의 가슴에서 제가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아, 아버지!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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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충달
    [합평] (저희 합평 댓글은 [합평] 말머리를 달아서 하고 있습니다)
    시를 합평 하기에는 제 지식과 실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제 의견이 꼭 정답이 아니라는 점부터 말씀드립니다.
    기도문의 형식으로 사건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풀어내신 점이 좋습니다.
    좀 더 아름답거나 함축적인, 시적인 단어를 쓰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시가 아니라 기도문이니 꼭 그래야 할 필요성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는... 딱히 뭘 더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ㅠ,ㅠ

    이건 여담인데, 탕탕탕 하니깐 김재규 드립들이 떠올라서 읽다가 감정선이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
    합평 감사합니다.
    시는 저도 뭐....ㅎㅎㅎ

    다만 비인격적인 일들을 주제로 하고 쓰는 시에서 함축적인 언어나 은유는 좀 그러지않나 하면서......
    형식없이 토로하 듯 뭐랄까요, 직설적으로 절절하게 쓰고 싶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시를 쓰려고 했다기보단 기도문이라고 정했기때문에...ㅎㅎㅎ
    얼그레이
    발상도 전개도 표현도 탁월하다고 생각했어요. 주제도 명확하구요.
    화자는 신으로 표상되는 \'아버지\'의 자녀를 죽이고, 그들과 아버지를 증오하고자 하지만 아버지의 사랑 내지는 구원을 바라는듯한. 자신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애증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저랑 동갑인걸로 알고 있는데 그 답답함과 갈 곳 없는 탄성 같은 것들이 절절히 공감히 가네요.

    구급상자, 핀셋 의료솜도 낯선 단어지만 재치있는 표현이었다고 생각해요. \'보내고 돌아왔다\'는 상처입혀 죽였다 등의 표현으로 이어지는 부분인데, 어떻게, 왜 상처를 입혀야만 했는지에 ... 더 보기
    발상도 전개도 표현도 탁월하다고 생각했어요. 주제도 명확하구요.
    화자는 신으로 표상되는 \'아버지\'의 자녀를 죽이고, 그들과 아버지를 증오하고자 하지만 아버지의 사랑 내지는 구원을 바라는듯한. 자신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애증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저랑 동갑인걸로 알고 있는데 그 답답함과 갈 곳 없는 탄성 같은 것들이 절절히 공감히 가네요.

    구급상자, 핀셋 의료솜도 낯선 단어지만 재치있는 표현이었다고 생각해요. \'보내고 돌아왔다\'는 상처입혀 죽였다 등의 표현으로 이어지는 부분인데, 어떻게, 왜 상처를 입혀야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생략되어 있어 배경설명(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폭격)이 없으면 다소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배경설명 없이 빼고 봐도 충분히 좋은 시고,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드러난 시었구요. 배경에 대해 알고나면 \'아!\'하고 탄성이 나면서도 더 주제의식이 강화되는 효과도 있구요.

    \'아이\'를 죽인 화자에 대해서는 야속함과 원망을 느낄 수 밖에 없네요.
    다만 고개를 \'탁\' 들고, \'앗!\' 등의 표현은 제하는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치있거나 헤베님 특유의 해학이 느껴지지만, 없어도 충분히 글에 해학이 묻어나와 없어도 되는 불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글의 긴장감이나 무게를 가볍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혹 그 부분을 노리셨다면 없어도 충분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조금 더 세련된 표현이 아닐까 생각이듭니다.

    탁월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형식의 시네요. 즐겁게 읽었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얼그레이님 말씀대로 무거운 주제에 맞지 않게 희화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불필요한 부분은 제하려고 노력하는데 마무리 하고나면 꼭 눈에 띄는 게 속상하네요.

    좋은 지적 도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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