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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9/22 01:25:15
Name   NightBAya
Subject   체육대회에 대한 기억
타임라인에 자기 전 뭔가를 남겨놓다가 떠오른 기억 하나를 적어봅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때에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좋았던 선생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남고였기 때문에 당연히 여선생님이셨고, 젊고,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귀여운 편인 얼굴에 몸매도 좋으시고 등등... 보통의 남자 고등학생에게 인기가 많을 법한 그런 분이셨습니다.

학교 체육대회 중이었습니다. 체육대회 때에는 학교 운동장 외각 을 따라서 반별로 학생들이 둘러 앉았고 안에서는 각종 경기가 있었습니다. 체육대회는 열기를 더해갔고 저는 조용히 관람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고 잘 하지도 못합니다... 중학교 때에는 체육시간 중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그늘에 앉아서 쉬었던 기억이...)

그 일은 선생님들이 참여하는 계주 경기에서 일어났습니다. 대다수의 학생은 운동장 가운데에서 펼쳐지는 계주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던 그 선생님도 주자로 참여하셨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마지막 주자이셨을 겁니다.)

경기는 시작되고 다들 달리고 달리다가 그 선생님의 차례가 와서 그 선생님도 달리셨습니다. 열심히 달리시던 선생님께선 조금만 더 달리면 자신의 몫을 다 하실 수 있으려는 순간, 무언가에 걸리셨는지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전교생의 대략 1/3이 자리에서 일어나 넘어진 선생님 방향으로 우르르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이 참 장관이었습니다. 누구 하나 시키지도 않았는데 수 많은 학생이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려가는 모습... 그러한 모습은 나중에 대학축제 무대에 원더걸스가 올라오는 순간에서야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제가 가지고 있는 정말 몇 안되는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으로 남아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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