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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0/21 16:41:45
Name   2막4장
File #1   내부자들1.jpg (186.7 KB), Download : 7
File #2   내부자들2.png (1015.6 KB), Download : 3
Subject   내부자들 디오리지널...(스포)




이 : 아직 안죽었구나
안 : 혼자 죽을라니까 억울해서요
이 : 문방섀시 박사장 자네 사람이지?
안 : 하아~ 그 X벌놈... 티 납니까? ... 아~ X신같은 새끼 (헛웃음)
이 : 이 친구 어설프게 공사치다간 골로 가는 수가 있어
      (안상구 큰 숨)
안 : 내가 준 것은 잘 가지고 있소?
이 : 나도 그 것 때문에 죽다 겨우 살았어
안 : 거 손모가지는 멀쩡하구만~
이 : 내가 배신했다고 생각하냐?
안 : 어떻게 형수하고 애기들은 아직 미국에 있고?
      아 걔들 유학경비도 내가 다~ 부쳐주고, 분당에 아파트도 다~ 사주고
이 : 지금 나한테 협박하는 거냐?
안 : 아 뭔 그런 숭한 소리를 해요
      그래도 옛 정이란 것이 있는데...
이 : 원하는 게 뭐야?
안 : 도와만 주시면 경기도 인근 수만 평의 명의가 형님께로 갈 겁니다.
이 : 상구야. 저들은 괴물이야. 물리고 뜯기면 뜯길 수록 더 거대한 괴물이 된다구
      그런 괴물하고 싸운다는 게 뭔지 몰라?
안 : 니기미 X발 모르것고, 뒤질때 까지 싸워 볼라니까 형님은 빠져 게슈.
이 : 복사본 갖고 있냐?
안 : 형님한테까지 피묻히기 싫으니까
      알아서 잘 판단하쇼.
      (차 밖을 나가려다가 운전석에 앉은 이강희를 보면서)
      아 형님. I'll be back?
      (차를 나간다)
이 : (흐흐흐 허허허 크크크 흐흐흐흐 허허허허)


저는 평범한 공대를 졸업하고 정치나 사회에 대해서는 무지랭이에 가까운 사람입니다만, 
근래에 본 내부자들 영화에 크게(?) 감명받아서 가끔씩 보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말했을까? 싶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이 장면인데요.
안상구(이병헌)가 손목을 잘리고 정신병원에서 나온 뒤 자기 똘마니(?)들 둘을 활용해서 복수극을 벌이는 와중에 둘 중 하나가 발각된 걸 알고난
직후 둘이 만난 상황입니다.

우선 이강희는 안상구가 자신을 어떻게 여길 지 확인 합니다.
"내가 배신했다고 생각하냐?"

똑똑한 안상구는 자기 말이 관철될 지를 더 알고 싶었기 때문에 그 말에 대한 즉답을 회피하고 옛 정에 호소하죠. 
게다가 손목잘리게 된 증거를 이강희가 녹음했다는 사실은 몰랐죠

그러므로 옛 정에 호소해서 도와달라고 요청합니다. (유학비용, 분당아파트)

그러나 이강희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죠. 
협박이란 단어를 사용해서 국면을 자신이 위협적인 상황 및 공격 받았음에 놓여있음을 환기시켜 줍니다.

그럼에도 안상구는 여전히 이강희와의 관계를 저버리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바로 다음 대사를 통해서요.
"아 뭔 그런 숭한 소리를 해요" ~ "도와만 주시면 경기도 인근 수만 평의 명의가 형님께로 갈 겁니다."

여기서 약간 수그러든 이강희는 안상구를 공격하는 것이 자신의 의지가 아님을 얘기합니다.
"상구야. 저들은 괴물이야. 물리고 뜯기면 뜯길 수록 더 거대한 괴물이 된다구
      그런 괴물하고 싸운다는 게 뭔지 몰라?"

안상구는 여전한 이강희에 대한 신뢰를 표시합니다.
"니기미 ... 형님은 빠져 게슈."

자신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확인한 이강희는 안상구에게 진짜 궁금한 한가지를 물어봅니다
"너 복사본 갖고 있냐?"

즉답하기 싫었던 안상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형님한테까지 피묻히기 싫으니까 알아서 잘 판단하쇼."
즉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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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보다 영화를 훨씬 잘 분석하시는 분들을 인터넷을 통해 많이 접했지만 저도 한번 이렇게 해보고 싶었습니다.
저 짧은 대화속에서도 숨막히는 전투(?)가 벌어지는 것을 보는 것이 저는 무척 즐겁더라구요.

한 번 당했지만 그래도 또 믿어보겠다는 자와 
높은 권력의 구름에 싸여 자기 마음은 숨긴 채, 상대방을 이용해먹겠다는 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심리묘사를 보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공대 감성을 그대로 지닌 채로 살아온 35년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요.

와이프랑 종종 영화를 보고나서 특정 씬에 대한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면서 공감되는 부분, 어설픈 부분 얘기를 하면
맞장구를 치는 반응이 참 재미있고요. 감정이란 것이 인간에게 있다는 사실이 참 좋은 거구나 싶어요.

요즘의 대한민국 정치현실을 지켜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요. 통수권자가 정치력을 유지하는 구조가 이렇게 다양할 수가 있구나 싶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정말 대통령이랑 국회의원을 잘 뽑는 게 중요하겠구나 라고도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나의 안목에 관해서도 생각해보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런 저런 장단점과 결정후 나타난 결과에 대한 장단점은 역시나 차이가 있다는 점이 제겐 무언가 도전적인 느낌이 듭니다.

내부자들이란 영화자체가 정치적으로 해석되지 않기가 어렵기에 참 많은 것을 시사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분야나 장르를 막론하고, 사람의 감정과 갖가지 소재로 공감되는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작가란 직업이 참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하루네요.

쓸데없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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