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11/26 20:13:20
Name   Beer Inside
Subject   주말 알바를 하고 왔습니다.

유부에게 주말은 정말 소중한 시간입니다.

특히 가족과 살짝 떨어지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말이지요.  

그래서 SLR에는 주말이면 돌잔치, 결혼식 사진사 알바를 하는 유부남들이 많은 가 봅니다.

저는 그리 거창한 알바는 아니고,

그냥 논술시험감독을 하고 왔습니다.

오후 두시 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세시간 30분 정도 조용히 서서 시험지, 답안지 나눠주고 걷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기회가 없어서 해 보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더군요.

오늘 간 시험은 수시지원자의 논술시험이였습니다.

수지지원자 중 논술로 뽑는 인원은 10명 남짓입니다.

하지만 원서점수를 한 것은 한 교실에 95명씩, 15교실이 넘었습니다.

대략 1500명이 넘는 학생이 원서를 접수 한것이고, 전형료가 6-8만원 한다고 하니,
대학은 10명 남짓의 학생을 뽑는 시험에 전형료만 1억을 넘는 돈을 받는 것이고,
대학 전체적으로 보면 상당히 짭짤한 장사가 됩니다.

1/100의 확률을 위해서 원서를 접수하는 것이지요.

한 고사장에 시험칠 수 있는 인원은 95명을 배정하지만, 실제 시험칠 수 있는 자리는 30개 정도 입니다.

이것은 고사장마다 다를 수 있는데, 1000명이 넘는 지원자들을 시험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중학교 하나를 모두 빌렸기때문에 한 교실 당 30개 남짓한 책상 때문에 한 교실에서 시험은 30명 정도 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고사장에는 지원자의 20%정도만 참석합니다.

그래서 고사장에는 20명이 되지 않는 숫자가 앉아서 시험을 칩니다.

시험감독관들이 모이는 곳으로 가니 같은 노가다라도 급이 다릅니다.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은 없지만 주감독관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와
주감독관이 실수라도 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는 부감독관
그리고 학생들이 행여나 시험치러 많이 올까봐 대기를 하고 있는 시험감독관 대기.

만약 예상하는 20%의 수험생보다 수험생이 많이 와서 30%를 넘어버리는 것을 대비해서 뽑은 대기선수들이지요.

30%가 넘어서 50%에 가까운 수험생이 시험을 치러 온다면, 그 때부터는 혼돈의 아수라장이 됩니다.

미리 준비해 놓은 예비고사장을 사용해야 하는데, 비상연락망을 돌려서 감독관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약간의 주의사항을 들은 후 하루 일당을 벌기 위해서 나온 알바들은 고사장으로 향합니다.

고사장에 가니 아침에 논술을 치고, 오후에 또 논술을 치려왔다는 학생까지 기다려서 시험을 시작했지만,

앉아있는 수험생의 수는 20%가 되지 않습니다.

1:100이 넘었던 경쟁률은 시험시작시간이 되니 그나마 해 볼만한 1:20으로 줄었습니다.

시험이 시작되고 시험문제를 보니,  문과와 달리 이과의 논술이라는 것은 논술도 아닙니다.

그냥 수학 두문제, 과학 두문제를 100분동안 손으로 푸는 것이지요.

하지만 30분 정도 지나니 시험문제를 풀지 않는 학생이 드문 드문 보입니다.

1:20의 경쟁률이 대략 1:10의 경쟁률로 낮아지는 순간이지요.

한시간이 지나가니 절반정도는 답안을 완성한 것 처럼 보입니다.

수험생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제대로 썻는지 확인을 하고 감독관은 답안지에 확인 서명을 합니다.

다시 별의미없이 문제를 풀고 있는 학생들과 이 교실에서 잘하면 한명이 입학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감독관이

별의미없는 시간을 보내고 시험은 끝이 납니다.

그런데, 일당이 얼마인지 물어보지를 못했군요....

사족) 지난번 알바비 월급통장으로 보낸 놈 잊지 않을꺼야....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241 일상/생각뽑기방 이야기 11 nickyo 16/11/27 3640 0
    4240 일상/생각짝사랑 후기 8 구름틀 16/11/27 5313 8
    4238 일상/생각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4 집정관 16/11/27 5276 5
    4234 일상/생각주말 알바를 하고 왔습니다. 13 Beer Inside 16/11/26 4438 0
    4233 일상/생각이건 좀 너무한거 아닙니까? 81 Bergy10 16/11/26 5848 3
    4227 일상/생각부케이야기 57 사나운나비 16/11/25 4837 7
    4224 일상/생각착한 아이 컴플렉스 탈출기. 5 tannenbaum 16/11/24 3672 12
    4223 일상/생각현행 청각장애 등급의 불합리함에 관하여 12 아나키 16/11/24 8325 3
    4219 일상/생각그동안 즐겼던(?) 취미들 21 Vinnydaddy 16/11/23 4903 1
    4217 일상/생각좋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 96 헤칼트 16/11/23 5293 0
    4214 일상/생각요즘 보는 웹툰들 16 눈시 16/11/22 4245 1
    4213 일상/생각주말에 또라이들을 피해(…) 이사갑니다. 30 진준 16/11/22 4371 0
    4205 일상/생각16수능 국어a형 19번 소송 기각 47 노인정2 16/11/21 4434 0
    4204 일상/생각두통 환자 대공감 48 진준 16/11/21 4015 0
    4199 일상/생각힙알못이지만, 이 노래는 참 좋더군요. list5 7 Darwin4078 16/11/20 6462 1
    4193 일상/생각평화집회를 바라보며 4 nickyo 16/11/19 3431 4
    4187 일상/생각[단상] 광장을 바라보며 1 Jasonmraz 16/11/18 3804 4
    4184 일상/생각SNS 이야기 5 nickyo 16/11/18 3248 6
    4180 일상/생각지인들에게 안부편지 10 까페레인 16/11/18 3371 2
    4169 일상/생각수능이 다가오니 드는 생각. 8 조홍 16/11/16 4182 0
    4156 일상/생각레퍼런스 하나 없는 나의 개똥철학들 16 Ben사랑 16/11/15 4473 0
    4155 일상/생각오빠 46 민달팽이 16/11/15 6562 7
    4153 일상/생각후대에게 2 nickyo 16/11/14 4192 2
    4149 일상/생각진정한 친구이자 동료가 있었던 사람 17 swear 16/11/13 5603 1
    4148 일상/생각낯선 이에게 호의를 베풀지 못하게 되었나봅니다. 39 똘빼 16/11/13 3924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