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12/11 07:51:48
Name   눈부심
Subject   알고 보는 트럼프 사진
Nadav Kandar는 사진작가입니다. 그는 타임즈 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도널드 트럼프의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의 참모진을 촬영하기도 했어요. 아래 참모진들의 사진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그는 오바마행정부 각료들의 사진을 찍은 적도 있어요.
http://www.nytimes.com/packages/html/magazine/2009-inauguration-gallery/
[Launch Gallery]를 누르면 나다브인 듯한 사람의 목소리가 나오고 백악관직원들의 사진이 하나씩 플레이돼요. 사진의 컨셉은 작은 프레임 안에 등장인물이 재빨리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도록 한 게 다예요. 사진작가의 요구사항이 없이 조용히요. 자신을 표현할 만한 조그마한 소품을 가져올 수는 있었어요. 짧은 시간동안 작가가 등장인물의 특징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지만 그는 사진이 카메라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 믿고 섬세한 순간을 촬영하는 작업을 했죠.

링크에서 국방장관인 로버트 게이츠의 경우 매우 사무적인 인상이고 딱 그의 모습이라고 하네요. David Axelrod의 경우 소품으로 준비하고 싶은 것이 있느냐 물으니 초코칩쿠키라며 사진 찍는 동안 쿠키를 우적우적 씹어먹었는데 너무 가볍게 보여서 결국 다른 사진으로 교체했어요. 그치만 웃고 있는 인상이 여전히 그의 유쾌한 면을 보여주고 있어요. 첫번 째의 Rham Emaneul 같은 경우 현장에 들어오자마자 모두와 악수를 하며 사진을 찍고는 중요한 일이 있다고 바로 나갔다고 하고요. 각 에피소드와 사진에 나타난 이미지는 일치한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작가가 그 순간을 캐치한 거죠.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고 하면 긍정적일 수도 있으나 타임즈 지에선 아돌프 히틀러 등 독재자들의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부정적인 파워를 과시했던 인물들을 실은 적도 있어요. 트럼프의 참모진들 중 특히나 아래 왼쪽 사진은 마치 나찌의 군장성 같이 보여요. 그 이미지 속에 언듯 보이는 미국성조기는 뭔가 의미심장한 것 같지 않나요. 일단 모두 흑백으로 찍은 건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합니다. 트럼프의 타임즈 지 표지 사진은 일부러 빛바랜 효과를 덧칠해 놓았어요. 세계 2차 대전 당시 전제주의와 파시즘, 유대인말살이 횡횡하던 과거를 회상시키기 위함이에요. 보통 지도자의 위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이 대상을 우러러 보도록 구도를 조정하지만 트럼프의 경우 우리들에게서 몸은 등을 돌린 채 토르소만 뒤틀어 눈을 마추고 있어요. 카메라를 의자 바로 맞은 편에 두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트럼프를 촬영했다면 그럴 듯한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의 사진이 나올 법했음을 우리는 상상할 수 있지요. 그런데 정면이 아니라 의자 뒤로 상체를 뒤틀고 바라보는 이러한 구도는 상당히 전복적인 작가의 의도를 담고 있고 사진을 보았을 때 대선을 치르고 커버사진을 장식한 트럼프를 바라보는 뷰어로 먼저 의식을 돌려놓는다고 합니다. 또한 이런 자세는 티비 엔터테이너이고 대중을 사로잡는 엄청난 브랜드파워 소유자인 트럼프의 보이지 않는 뒷면과 결탁한 뷰어를 상기시키기도 하구요.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하나하나 디테일을 들어 보니 사진작가란 직업 정말 섬세하고 멋지지 않나요. 
 
http://forward.com/culture/356537/why-times-trump-cover-is-a-subversive-work-of-political-art/
https://twitter.com/kissane/status/806684556472549377



3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751 문화/예술Shaka, bruh! 14 elanor 17/06/06 4739 7
    5666 문화/예술[사진]레닌그라드 광학기기 조합의 카메라(feat.홀가) 13 사슴도치 17/05/18 6113 3
    5647 문화/예술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웹툰, '소소한가' 4 벤젠 C6H6 17/05/16 3350 0
    5517 문화/예술일본 애니송 스트리밍 : 아니우타 소노다 우미 17/04/25 10500 1
    5501 문화/예술[연극 후기] 쉬어매드니스 4 와이 17/04/23 4021 2
    5461 문화/예술[사진] Lara Jade와 호빵맨 카메라. 14 사슴도치 17/04/17 5647 3
    5416 문화/예술스윗소로우 이야기 11 우롱버블티 17/04/11 4231 5
    5274 문화/예술지금까지 써본 카메라 이야기(#02) – Konica-Minolta Dynax 7D 23 *alchemist* 17/03/23 9518 4
    5189 문화/예술대통령 탄핵 선고문을 소장용(출력용)으로 편집했습니다. 17 곰곰이 17/03/15 5255 13
    5162 문화/예술지금까지 써본 카메라 이야기(#01) - CLE 19 *alchemist* 17/03/12 12296 8
    5156 문화/예술배우 마이클 쉐넌이 말하는 베드씬 28 은머리 17/03/12 6212 2
    5110 문화/예술필기구 원정대 : 수험생의 천로역정 40 사슴도치 17/03/08 7834 2
    5106 문화/예술오늘은 여성의 날입니다. 6 Beer Inside(Beer Inside) 17/03/08 3936 2
    5071 문화/예술대영박물관 습격기 31 기아트윈스 17/03/04 5348 10
    4839 문화/예술제가 좋아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들 (약간 19금) 6 ffs 17/02/11 5357 2
    4774 문화/예술몇몇 작품들 24 은머리 17/02/05 5929 1
    4631 문화/예술중력 따위 거부하는 아트 17 은머리 17/01/16 4225 0
    4599 문화/예술[15금] 고대 그리스 남성의 이상적인 모양 19 moira 17/01/11 10561 13
    4562 문화/예술[불판] 홍차넷 신년회 정모 138 Toby 17/01/07 7364 1
    4515 문화/예술사진 그리고 우연 3 Liebe 17/01/02 3854 1
    4479 문화/예술나의 놀이의 기원과 변화... 여러분은?? 10 커피최고 16/12/30 4333 4
    4478 문화/예술영화, 소설, 그리고 영화 21 팟저 16/12/30 5759 7
    4468 문화/예술잡담 31 팟저 16/12/29 7175 1
    4374 문화/예술기원전 1500년 경 이집트의 시 43 눈부심 16/12/14 4913 6
    4350 문화/예술알고 보는 트럼프 사진 6 눈부심 16/12/11 4341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