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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1/01 12:32:52 |
Name | 민달팽이 |
Subject | 길고양이와 파상풍주사 |
타임라인에서 고양이가 할퀴었다는 글에 생각이 나서 예전 일기를 복사해서 올려봅니다. 아침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건너편 아파트에서 와웅와웅 하는 고양이소리가 계속 들려서 걱정되는 마음에 슬쩍 가봤더니 다행히 그냥 어미고양이가 아기고양이를 찾고 있었던 소리였다. 몇 년 전의 일이다. 평소와 같이 우리 집 고양이랑 자려고 같이 눕는데 고양이가 이상하게 안절부절 못하면서 자꾸 창문틀에 올라가려고 하는 거다. 귀를 기울여보니 빽빽 하는 아기고양이 울음소리가 단지 내에 작게 울리고 있었다. 밤이라 혼자 나가기 무섭기도 해서 그냥 자려고 했는데 이 놈 고양이가 괜히 계속 창문 가를 왔다갔다하며 불안해하는거다. 평소에는 둔해빠진 게 그 날 따라 왜 그랬는지. 할 수 없이 옷을 입고 나와서 핸드폰 플래시를 비춰가며 아파트를 돌아다녀보니 어떻게 올라간건지 아파트 4층 쯤 통로 창문에 머리가 끼어 바둥거리는 새끼고양이를 발견했다. 나는 손바닥만한 노란 털뭉치에 순간적으로 하트눈이 되어서 어머!!!!♡_♡ 얼른 빼내어 쓰다듬으며 안았는데 안자마자 이 고양이가... 있는 힘껏 내 손가락을 앙!!!!!!!!!!!! 깨물었음...... 어찌나 세게 깨물었는지 손을 위로 들었는데도 문 채로 대롱대롱 매달려서 다른 손으로 쭈우우우우욱 잡아당겨서 겨우 떼어냈는데, 그 고양이는 내 손에서 꼼지락대다가 폴짝 뛰어서 순식간에 계단을 내려가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피가 나는 손가락을 부여잡고 집에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잠들었는데, 다음 날 엄마한테 퉁퉁 부은 손을 들켜서 등짝스매싱을 맞고 병원에 가서 파상풍주사를 맞았다. 아직도 손에 그 흉터가 남아있음....... 엄마는 너는 사서 고생하는 바보라고 말(욕)했지만 그래도 그 고양이는 내 덕분에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럴거야.. 그 파상풍주사 비싸고 엄청 아팠다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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