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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5/01 11:09:14
Name   사슴도치
File #1   16_6_.jpg (34.9 KB), Download : 6
Subject   [사진]광학렌즈의 제조와 비구면렌즈(부제 : 렌즈는 왜 비싼가)


1. 들어가며

 항상 사진에 대한 글은 꿀팁/강좌에 글을 썼었는데, 오늘은 꿀팁과는 별 상관없는 내용이라 다른 카테고리를 선택해 봤습니다. 문과출신인 제가 과학 카테고리에 글을 써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과학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ㅇ을 하나 붙이면 광학이 되니까 그게 그거라는 생각으로 첫 과학 카테고리의 글을 써볼까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광학렌즈의 제조와 비구면렌즈입니다. 사실은 언제 쓸 지 모르는 '렌즈의 왜곡과 수차'라는 글을 쓰기 위한 티저와 같은 글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광학렌즈와 일반 유리의 차이점

 광학렌즈의 제1조건은 투명도가 높은 유리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유리들도 육안으로는 투명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불순물이 꽤 많은 편이죠. 광학렌즈를 구성하는 유리는 두께 100m에서도 일정기준 이상의 광투과율을 가져야 합니다. 이 점에서 일반 유리와의 차이점이 생기는 것이죠. 유리는 규석, 규사성분이 있는 돌과 모래를 그 원료로 하여 만든다는 점은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런 재료 중에서도 특히 불순물이 없는 재료들을 광학렌즈 제조에 사용하게 됩니다. 물론 그만큼 원재료의 값도 비싸지게 되겠죠.

원료부터 차이를 보이고, 심지어 공기거품이나 스크래치같은것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재료부터 가공까지 아무래도 가공단가가 높을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3. 광학렌즈용 유리의 제조

광학렌즈에 사용하는 유리는 그 종류에 따라 100종 이상, 사용하는 재료는 약 70종류 이상입니다. 물론 렌즈 하나에 들어가는 원료는 적게는 5종에서 많게는 15종정도 사용하죠. 어떤 재료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배합 비율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하나의 광학렌즈용 유리가 설계됩니다.

원료배합이 결정되면, 원료를 용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고온에서 유리는 용해되므로, 고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써줘야 하는 것이죠. 원료를 용해하는 방법은, 유리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광학유리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고온에서도 버틸 수 있는 백금도가니에 넣고 온도를 높여서 용해합니다. 백금으로 만든 도가니라니!

그 이후엔 용해된 유리를 다양한 형태로 냉각시키게 됩니다. 원료의 배합이 잘못되면 냉각중에 결정화되어 탁해져서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냉각 과정에 거품과 맥리라는 줄무늬가 생긴 결합품들 역시 폐기해야 합니다.물론 표면에 생긴 건 사람이 일일이 제거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하나의 광학유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죠.

4. 구면수차와 비구면렌즈

 일반적으로 렌즈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공의 일부를 잘라낸 것과 같은 깨끗한 구면의 어떤 무엇의 형태죠. 이와 같은 렌즈는 빛을 잘 모으는 형태로 알려져있으나, 이를 카메라에 직접 사용할 경우 카메라의 중앙부분에는 촛점이 또렷하게 맺히는데 주변부는 핀트가 맞지 않거나, 보이는 부분이 늘어지는 등의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첨부된 이미지의 첫번째 그림과 같은 형태인데요. 광축(빛이 일직선으로 들어와서 촛점이 맺히는 선)의 동일 지점을 경주해야 하는 구면적 특성으로 다른 부분을 일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광축에 제대로 서 있지 못하게 되어 이미지가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죠.

 수차가 큰 렌즈는 사용할 수 없으므로 예전에는 서로 다른 만곡률을 가지는 렌즈들을 여러개 합쳐서 렌즈를 만들었습니다. 여러장 겹쳐서 굴절포인트를 서로 다르게 가져가도록 한 것이죠. 그럼에도 완전히 수차를 제거할 수도 없었고, 부피도 커지고, 무겁고, 렌즈매수도 많고, 당연히 가격도 상승하게 되었죠.

 이를 해결해준 렌즈가 바로 비구면렌즈입니다. 렌즈 자체를 구면이 아닌 럭비공처럼 깎아서 하나의 렌즈가 서로 다른 굴절포인트를 갖게 만든 것이죠. 즉 계산된 복잡한 곡선을 통해서 수차 제거를 도모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비구면렌즈에도 문제점이 있었으니 바로 제조방법의 문제였습니다. 구면렌즈의 경우 광학렌즈 덩어리(잉곳)을 깎아서 제조하는 형태로 만들어졌었는데, 비구면렌즈의 경우 사람의 손으로 이를 하나하나 깎기가 어려웠던 것이죠.
그래서 비구면렌즈의 경우에는 금형에 넣어 프레스화 시켜서 제조했습니다. 금형에 거의 완성된 형태의 유리를 넣고, 금형에 열을 가하여 유리가 변형되면 프레스로 눌러준 후 냉각시키는 것이죠.

 그러나 이 방법에도 문제점이 하나 있습니다. 앞서 유리는 고온에서 녹는다고 했는데, 금형에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금형이 몇번 쓰지도 못하고 망가지게 되는 것이었죠. 그래서 또 생각해낸 거싱 낮은 온도에서 녹는 유리를 개발하게 됩니다. 21세기에 발표된 섭씨 375도에서 녹는 유리인 비드론, 325도에서 녹는 슈퍼비드론이 이런 필요에 따라 개발된 유리죠.

 이와 같은 이유로 광학유리는 한번 더 비싸지게 됩니다. 물론 과거의 구면렌즈를 통한 수차제거보다는 양산도 더 가능해지고, 품질관리도 더 쉬워지긴 했지만요.

5. 나가며

 렌즈의 구면수차는 대부분 없을수록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나, 라이카같은 경우에는 일부러 렌즈 윗부분을 구면으로 남겨두어(상면만곡) 조금 소프트한 느낌으로 사진이 나오게 렌즈를 설계한다고 합니다. 이런 렌즈로 찍을 경우, 사진이 다소 부드럽고 독특한 느낌을 주는 형태로 담을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좋은 만큼의 수차를 남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일반적으로 비구면렌즈를 채용하여 수차를 없에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후보정이 발전해서 렌즈를 통한 효과를 후보정으로도 어느정도 구현하게 된 점도 있구요.

 오늘은 딱히 사진생활에 유용한 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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