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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5/18 01:39:10 |
Name | 피아니시모 |
Subject | 2011년 초 다단계(?) 이야기 |
* 편의상 반말로 작성했습니다. 전역을 하고 빈둥빈둥대며 놀자짓을 하는 동안 살이 듸룩듸룩 쪄가기 시작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을 떈 이미 늦어서 휴가때 나와서 입으려고 샀던 청바지가 안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못입고 있따..-_-) 으아아아아아 언제나 늘 그렇듯 그냥 저렇게 소리 지르고 머리를 잡아뜯지만 이내 곧 내 손에는 과자를 들고 입으로 갖다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전화벨이 울리는 데 함께 군생활 했던 군대동기였다. 동기 : 하는 일 있음? 나 : ㄴㄴ 동기 : 같이 알바 ㄱ? 나 : ㅇㅋ 동기 : ㅇㅋ ㄱㄱ 그렇게 우리는 금요일에 만나기로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거 그냥 주말껴서 묶어두려면 금요일이 제일 좋아서 그렇다더라 그러다가 다시 동기한테 문자가 왔다 동기 : 야 며칠동안 합숙해야할 지도 모르는 데 괜찮? 나 : ㅇ 동기 : ㅇㅋ 잠실에서 만나자길래 ㅇㅋ 콜 하고 만나기로 했다. 뭔가 좀 찝찝하긴 했지만 뭐 별 걱정 할 필요가 있을까 무슨 일인지에 대해 묻자 잡지사에서 일하는 데 그냥 집에서 거리가 머니 여기 기숙사도 있겠다 같이 기숙사생활하면서 일하자는 거였다 알바인데 월 100을 준단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는 잠실에 무슨 잡지사지? 흠.. 하고 이상하다는 듯 말씀하셨지만 그 이상의 말은 안했고 금요일이 되었다 지하철 타고 잠실쪽으로 ㄱㄱ하던 도중 동기한테 문자가 왔다 동기 : 야 혹시 나 있는 장소로 올 수 있냐? 같이 가자 나 : ㅇ 뜬금없이 장소가 바뀌었고 거긴 천호동쪽이었다. 뭐 잠실하고 얼마나 걸린다고 별 상관없으니 일단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오랜만에 동기랑 만나서 반가워하다가 그 친구가 잠시 카페에 들르잔다 ?? 사내놈끼리 만나서 카페 가자니깐 남사스러운 와중에 그 친구가 같이 일하는 회사 직원도 만나기로 했단다 아 그렇구나 하고 같이 근처 카페에 들어가서 노닥거리는 와중에 동기가 잠깐만 핸드폰좀 빌려달란다. 실수로 배터리충전을 다 안해놓는 바람에 얼마 없는 와중에 나한테 연락하고 배터리가 다 날라갔단다 일단 그 직원번호를 알고 있으니 자기가 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면 안되겠냐고 하길래 ㅇㅋ ㄱㄱ 하고 넘겨줬다.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여기까지가 전형적인 수법중 하나다(..) 그렇다 나는 그냥 걸리는 족족 속아넘어간 호구였다. 그렇게 회사 직원이란 사람이 왔는데 옷부터가 후줄근하다. 이떄 눈치를 채야했는데 난 그냥 별 생각이 없었다 왜냐면 아무생각이 없었으니깐..(..) 그렇게 인사하고 몇마디 하는 와중에 동기가 양심고백을 한다. 사실 잠실가는 것도 아니고 잡지사도 아니란다. 근데 회사는 맞단다 자기랑 가보잔다 ? 동기가 애원하고 애원하는 와중에 젤 큰게 핸드폰을 그때까지도 동기가 들고 있었고 나중에 돌려준다는 말만 한다. 아 x나 빡친다. 그 직원놈도 애걸복걸한다. 어쩃든 핸드폰을 돌려받아야하니깐 따라갔다. 자기랑 3일만 여기 같이 있자고 한다 뭔 개수작이지 교육 받으면 너도 나처럼 같이 할거란다. 뭔 개소리여 씨불탱 그렇게 거기가서 교육이랍시고 얘기를 듣는데 첫마디 꺼내자마자 다단계라는 걸 알게 되었따. 나도 참 불쌍하다 이때서야 다단계라는 걸 알았다. 어쨋든 강사놈이 입담은 좋아서 재밌어서 그냥 듣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3일간 교육을 하는 데 주요패턴이 있다. 일단 강사들의 교육내용은 대부분 선날승이다 선동과 날조로 승부를 본다. 옥장판 이야기부터 시작하는데 그 유례와 함께 자기들이 받아온 억울한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거기선 알 방법이 없으니깐 근데 딱히 믿지는 않는다. 그러니깐 그거 안하고 나왔겠지! 아 이거 스포일런가 또 하나는 신파극이다. 일단 사람의 감성을 자극한다. 어떻게든 감동코드로 몰고간다. 감수성이 풍부한 놈들은 여기서 입을 벌리고 맞아맞아를 외치며 그렇게 넘어가게 만든다. (주된 내용은 부모님과 관련된 이야기로 얘들 마음 흔드는 거다.) 이건 남자 한정인데 여자들이 열심히 둘러앉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친한척 하고 친해지는 척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 나도 이야기는 많이 했다. 이야기만 하고 나와서 그렇지(..) 그렇게 열심히 친한척을 한다. 그럼 대부분이 같이 친해지려고 한다. 나도 그랬다 왜냐면 난 호구니깐(..) 어쩃든 저 선날승과 신파극과 이성을 통한 꼬임이 들어가면 대체로 나같은 호구들은 넘어가게 된다.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감동코드 혹은 감정을 건드는 방법이 아직 2개 더 남아있다. 아까 3일동안 교육을 받는다 했는데 위에서 말한건 1~3일차 내내 꾸준히 하는 잽같은 거고 나머지 2개는 1일차밤 2일차밤에 한방씩 크게 날린다. 첫번쨰는 1:1로 상담을 하는 척 하면서 꿈이 뭐냐 뭘하고 살거냐 뭐 이런저런 인생상담을 해주는 척 하면서 온갖 허세를 부린다. 자기가 여기서 한달에 몇천만원씩 번다고 자랑한다. 교육떄도 맨날 이렇게 허세부린다. 자기는 돈이 너무 많아서 진짜 너무 행복하단다 (참고로 그렇게 행복하단 놈이 강의때는 말끔한 양복입는 데 정작 숙소에선 겁나 후줄근한 츄리닝 입고 담배 꽁초 하나 벌벌 떨면서 핀다) 그리고 저 상담에서 자기는 여자들 겁나 끌어안고 산단다 (풉) 사실 여기서부터 별로 부럽지도 않고 그냥 웃기기만 했는데 왜냐면 이미 이때부터 얘들이 뭔 지랄하는 지알고 있었기때문이다. (이거 이전에 300만원 대출 이야기를 꺼내면서 300만원을 대출해야한다고 주구장창 개소릴 지껄이고 있어서 곧장 귀닫고 있었다) 내가 여기 남은 건 핸드폰을 돌려받기 위함 + 위에 설명을 안했는데 처음 올때 내 가방을 점마들이 맡아준다면서 가져간 통에 그거 가져가려고 남아있었을 뿐이다. 두번째는 2일차 밤에 데리고 온 사람들을 지하에 모아놓고 깜작쇼를 하는 거였다. 나를 포함해 그곳에 머무는 호구예정자 혹은 사태파악자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이 깜짝파티를 하면서 감동코드를 몰아넣는 것이었다. 나도 여기에 깜빡 속을 뻔했지만 300만원 대출을 생각하고 급히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쩃든 내 물품들은 돌려받아야하니 금마들이 하는 말이 열심히 동조하는 척 하면서 감동받은 척 했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척 했다. 일단 그렇게 핸드폰을 돌려받았는데 절대로 남들한테 이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 부모님들을 포함하여 어른들 특성상 이런거에 굉장히 민감한데 교육을 받았으니 알겠지만 안심해도 되는 건데 그런거 하나도 안알아보고 지나치게 뭐라하려고 하니 절대로 말하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문제는 남은 물품이었다 이미 진작에 숙소에다 갖다놨단다 뭥미 1일차때 어쩔 수 없이 숙소가서 자야했는데 그땐 안보였는데 잠깐 숨겨놨었단다 뭥미? 어쩃든 2일차가 끝나고 3일차가 되던 날 그걸 모두 돌려받았다. 동기는 물론이고 그 직속상사(?)들은 어떻게든 날 구슬릴려고 노력했다. 나는 그들의 말을 모두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같이 일을 하려면 갖고와야하는 물건들이 더 있다. 이것만으론 부족하니 집에서 챙겨오겠다" "그럼 가방을 놓고 가라" "ㄴㄴ" "ㄴㄴ 가방 놓고 가야함" (이때부터 끈덕지게 달라붙기 시작) "안된다 내가 이미 부모님께 주말에 집에 가겠다고 했다. 어머니도 그때 오면 세탁을 해야하니 물건들을 갖고 오라했었다. 여기서 내가 놓고 가거나 하면 괜한 의심을 받게 된다." "음....." 그렇게 핸드폰은 물론이고 가방도 돌려받고 그대로 집으로 가고 연락을 끊었다 (..) 동기와 그 직속상사놈은 문자를 통해 나에게 온갖 신파극+ 설득 + 만난지 3일밖에 안됬는데 감기는 안걸렸냐는 말까지 하면서 추태를 부렸지만 깔끔하게 씹었다. --- 일단 제 얘긴 여기서 끝 사실 더 자세하게 적을 수 있는데 몇년전일이라 대화내용이 모두 다 기억나는 건 아닌지라.. 일단 그 당시 제가 갔던 그 회사는 강동구에서도 꽤 유명한 회사였더군요 그걸 알게 된 건 (지금도 있는 지 모르겠지만) 네이버 카페에 다단계 피해방지 카페를 통해 알게 된거였습니다. 당시 거기 글을 보니 꽤나 스펙타클하더군요 (이름을 여러번 바꿨던..) 300만원 대출은 무조건 받게 하려고 합니다. 진짜 끈질깁니다. 조심해야합니다. 전 안받았으니 다행이지만 금마들은.. (참고로 정 안되면 대부업체에서라도 받게 하려고 합니다. 이건 진짜입니다. 자기네들이 책임지고 갚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하는 데....풉) 다단계 방식은 뭐 어느 다단계나 마찬가지로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300만원 대출 받고 그 300만원으로 회사 물건들을 구매합니다. 그럼 그 300만원이 그 대출받은 놈 위로 사람들이 있겠죠?그쪽 사람들에게 조금씩 조금씩 분배가 됩니다. 그럼 그 대출받은 놈은 다시 새로운 호구들을 물색해서 자기처럼 대출받게 한 뒤에 자기처럼 대출받게 해서 물건 사게 해서 돈을 돌려받아야합니다. 딱 보면 알겠지만 호구 못찾으면 돈 못법니다. 월급?그런거 없다고 당당히 말합니다. 알아서 일해서 벌랍니다. 자기네는 이걸로 한달에 천 이상 번다면서 나처럼 하면 다 됨 ㅇㅇ 이럽니다. 전 300만원 대출과 함께 저 방식 듣자마자 개소리 씨부리고 앉았네 ㅋㅋ 하면서 물건 돌려받자마자 썡깟습니다. 호구를 엮는 방법은 일단 SNS...아니 당시엔 미니홈피로 옛 친구들 찾는 게 우선이었고 일단 그 친구들 찾아서 연락처를 확보합니다. 뭐 그전에 쪽지나 방명록을 통해 친한척하면서 먼저 알고 지내야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위의 방법처럼 불러내야하는 데 다단계 한다고 하면 안나올게 뻔하니 일반적인 회사인 척 하는 데 이게 어떻게 하는거냐면 다른 회사를 도용합니다. 뭐 이런저런 책이 있다던데 정확힌 모르겠고 그 회사명, 주소를 알아내고 (보통 그 회사가 무슨 회사인지는 검색해보면 다 알수 있으니 그런걸 다 알아낸 다음에) 거기서 일하는 데 같이 콜? 하고 약속장소를 잡은 다음에 적절한 순간에 지네 동네쪽으로 바꿉니다. 그 다음에는 위의 방법 그대로 핸드폰부터 뻇어가고요 ㅋㅋ 이걸 거짓말 안하고 숙소에서 한 10명이 좀 넘는 인원이 모여서합니다 아 숙소는 남녀가 모두 있기때문에 당연히 숙소는 2갠데 일(?) 할땐 한 곳에 모여 하는데 남자쪽에서 모여 합니다 여자쪽은 프라이버시상.. 수첩에다가 온갖 연락처를 다 적습니다. 친했든 안친했든 자기랑 일단 연관된 사람들 연락처 다 적어놓고 어떻게 하면 넘어오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이런저런 회사들 주소랑 연락처 싹 다 적고 뭘 써먹을 지 고민합니다. 이 사람들하고 얘기해보면 행복회로가 엄청나면서도 좀 짠합니다. 돈 다 떨어진 와중에 저한테 얻어먹는 건 둘쨰치고(..) 미래에 언젠가 자기 동생 대학 들어갈때 대학등록금 마련해줄거라는 말을 했던 여성도 있었고 정신 못차리고 방황하는 와중에 이곳을 알게되서 많은 사람을 알게되었고 그렇게 희망을 갖고 산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산통 꺠뜨릴 까봐 아 그러냐고 하고 공감해주는 척만 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거기서도 정신못차린다는 사람도 있긴 했습니다만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당시에만 그랬던건지 그 회사만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그때 같이 대화를 나눴던 사람들 대부분이 혼자 생활하거나 이런저런 사유로 좀 마음의 상처를 입었거나 왕따 피해자였거나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여러모로 씁쓸하긴 했습니다. 말 못할 일들떄문에 상처 받았는데 거기서 또.. 근데 또 그사람들에겐 거기가 마음의 안식처?같은 곳인가 보더군요 그래서 별 말 안하고 그냥 제 핸드폰이랑 가방 받자마자 튀었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 간부들은 모두 강원도출신인데 그냥 첨부터 알고지낸 사람들끼리 만든거같았습니다. 선후배라던데 같은 고향 선후배인 모양이더군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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