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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07/15 14:06:07 |
Name | 세인트 |
Subject | 친구가 없어도 괜찮아! |
는 개뿔. 요즘만큼 심란할 때가 없다. 아무튼 이 글은 그냥 주저리 주저리 써보는 전혀 비(非)양질의 똥글이다. 그렇다면 이건 설사글인가? 확실한 건 황금색은 아니겠구나. 잠깐, 황금색이라니, 500번 같은 똥을 싸면 테두리가 황금색이 되는 건가? 오호라 그렇다면 변이 황금색인 이들은 1년 반 가량을 거의 매일같이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배변을 하셨겠구나. 하스스톤에도 똥 이야기를 갖다붙일 수 있구나. 아니 그러고보니까 이런 똥글을 싸려고 글쓰기 버튼을 누른 것은 아닐 것인데, 의식의 흐름 기법이 이런 건가? 근데 그렇다고 치기엔 내 의식은 제대로 된 흐름도 없는 것 같다. 아무튼 각설하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왔을 때, 예전의 친구들과 한 명도 남김없이 연락이 끊겼다는 사실을 처음엔 미처 깨닫지 못했다. 몇 달이 지나서야, 내게 고향은 16년 전과는 정말 다른 곳이 되어 있다는 것을 무섭게 절감했다. 아, 한 명도 남김없이는 아니구나, 단 한 명 남아 있었고, 그 분이 지금 나의 반려자가 되어 계시다. 그러나 나는 외롭다. 여자나 이성이 그립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말이 통하고 취미나 관심사를 가지고 즐겁게 수다를 떨 수 있는 벗이 필요하다. 아내의 새 직장은 항상 근무가 이브닝 근무라 내가 출근할 땐 자고 있고, 내가 퇴근한 뒤에는 자정 무렵에나 되어서야 들어오시니까. 억지로 이야기도 나누고 같이 티비도 보려고 몇 번 노력해 보았는데, 덕분에 아침마다 수면시간이 줄어서 출근하러 가는 길이 지옥같다. 심지어 신혼집은 내가 고향에 살 때에도 거의 가 본 적이 없는 동네다. 일가친척 중에서도 근처에 있는 사람이 없다. 그나마 집에 컴퓨터라도 있으면 게임이라도 할 건데, 결혼하면 새 컴퓨터를 맞출거라며 호기롭게 잘 쓰던 컴퓨터를 부모님께 설치해 드리고 나니 생각보다 신혼 초에 지출할 데도 많고 저축도 해야하고 해서 결혼 석 달이 다 되어가도록 컴퓨터는 회사에서 지급받은 더럽게 구리고 무거운 구형 노트북 뿐이다. 어쩌면 일전에 부산 사는 홍차넷 아재들이 계신가 하고 찾아본 것도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온 본심의 발현일지 모르겠다. 많이 외롭다. 퇴근하고 맥주 한 잔이든, 같이 게임 한 판이든 같이 하고 수다도 떨 친구가 필요하다... 정작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땐 사람 소중한 줄 몰랐고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몰랐다. 그 때 게임 친구들이라도 많이 만들어둘 걸 하고 후회해봤자 늦었다. 마영전은 이미 한물 간 게임 소리 듣고 있고, 예전 친구목록에는 회색 아이디의 행렬과 현재 접속자 0 명만 보인다. 새로 다른 게임을 파자니 시간도 없고 뭣보다 못해도 즐겁게 할 친구가 있다면 나같은 닌자거북이 손을 가진 녀석도 롤이나 히오스 같은 게임도 즐겁게 할 수 있겠지만 역시 결론은 친구가 없다. 그래서, 외롭다. 친구가 없으면 안 괜찮다. 독거노인의 심정이 이해되는 요즈음이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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