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7/16 13:03:33
Name   와인하우스
Subject   Out of 쇼미더머니.
요새 국힙 신인들 찾아 듣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지난 몇년간 리스너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일년에 몇개 정도나 뜨문뜨문 듣고 쇼미더머니에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누구 말마따나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이 따로 노는 느낌), 진짜 세대교체는 쇼미더머니 바깥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네요. 인상깊게 들은 몇몇 노래를 소개해봅니다.  


나플라 - Mercy
https://youtu.be/l0wcmSJ2XSM
권태기에 허우적댔던 제 귀를 처음으로 뻥 뚫어준 노래입니다. 공연장에서도 한번 봤는데 에너지가 엄청 굉장해요. 펄떡펄떡 뜁니다.


창모 - 마에스트로
https://youtu.be/SRfB-L7zn7g
피아노 치는 래퍼라니 버벌진트 말고 또 누가 있겠어요. 예술적 기반이 풍부한 환경에서 자란 느낌이 부럽고 또 리스너 입장에서 괜히 뿌듯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랩의 이미지는 노래 못하는 애들이 하는 것, (게리롱푸리롱처럼) 댄스그룹 중 쩌리들이 맡는 것이었으니까요.


DPR LIVE - Right here right now
https://youtu.be/O_xzyuvw_OU
이 노래는 요새 카페 같은 곳에서도 많이 들어본 것 같네요. 그만큼 트렌디하고, 어디서 들어본 듯 하면서도 질리는 맛이 덜합니다.


다음 두 노래는 가사가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던말릭 - Yellow
https://youtu.be/DPNnHc6GTaw
(못 배운 티 내네 내내 조롱하며
'Oh u r rapper? Give me some bars!'
Fuck u pay me in gold bars mufuckerz
내 피부색이랑 같은 색 my skin is like a golden
Skiny eye mowgli gonna fuck the shit u up 저리게 오금 )

미국놈들이 멀쩡한 비자 갖고 온사람 입국거부 시켜줘서 간만에 (질리도록 많은) 머니스웩 대신 공격성 넘치는 갱스터 스웩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정도 역경은 있어줘야 누굴 찍어누르네 하는게 설득력이 있어요. 온실 속에서 랩만 잘해봐야 옛날 랩빠르기로 기네스북에 오르네마네 하던 아웃사이더처럼 기예꾼취급이나 받을까요. (물론 아웃사이더라는 래퍼 자체는 그렇게 랩만 빠르다로 폄하될 수준은 아니지만)


저스디스 - 씹새끼
https://youtu.be/LDyy1CdYIaY
(경찰들이 내 두 팔을 잡고 안 겪어본 새끼들은 절대 모르네
다리 힘이 풀릴 때 쯤 어느 새 멤돌고 있는 엄마를
우린 법정에 섰고 보게 됐지 그동안 우리한테 잘 보일려고
개그를 치던 새끼들의 180도 바뀐 얼굴 니네 인생 이제 좆됐다 꼴좋다는 얼굴
Yo fuck you 병신은 병신이니까 걍 쳐맞고 닥치고 있던 거지
문제는 니가 병신인거지 (right) 그리고 똑같이 닥치고 있던
선생과 경찰도 문제인거지 (aight))

이 노래는 좀 논란이 있는데, 실제로 저스디스가 중학교 때 일진이었다지요. 그러니까 가해자 입장에서 자전적인 얘기를 쓴 곡인데 지금 뉘우치고 있네 용서를 하네 마네같은 건 음악하고 별 관련없는 지엽적인 얘기고, 마약팔고 총질하고 폭동일으키는 90년대 본토 형님들 감성이 엿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게 중2병식 허세가 아니라 나름의 결을 갖춘 이야기로 들린다는 것은 엄청난 재능이죠. 누구처럼 일베 쏘 왓?으로 끝날게 아니라.
(그래도 굳이 곡의 배경을 얘기하자면 뉘우치는 마음에서 자기를 더욱 쓰레기로 묘사하고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을 넣었다고 합니다.)


넉살 - 팔지 않아
https://youtu.be/u-8u_l7iQxg
반면에 넉살은 힙합계 흔치 않은 긍정왕이죠. [팔지 않아 내 영혼은 절대 싸구려로 팔지 않아] 이런 감성 굿굿. 어줍잖은 힙찔이 마이너리티 감성과는 분명히 달라요. 혼을 버리지 않아도 돈 벌고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충분히 있으니까요. 더콰이엇같은 놈은 평생 못깨닫겠지만.


김효은 - Rap star
https://youtu.be/QSLUV8CkGwI
이런 초로우톤 정말 좋습니다. 톤으로 진짜 반은 먹고 들어가네요. 근데 쇼미에선 별로 인기 없었을 것 같은. (안봐서 모름)


아무튼, 쇼미더머니 바깥에는 이런 친구들이 있습니당. (뭐 넉살하고 김효은은 쇼미더머니 출전자긴 하지만) 가히 지금이 한국 힙합에 있어 제2의 황금기 아닌가 싶네요.



3
  • opration cwal.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946 방송/연예엠넷아 너무 나갔다: 아이돌학교 26 Zel 17/07/14 5333 3
5947 일상/생각고시낭인이라 욕하지마라. 17 tannenbaum 17/07/14 10235 19
5949 일상/생각가난했던 젊은날 24 soul 17/07/14 4706 19
5950 기타필름포장지 이야기 18 헬리제의우울 17/07/14 11160 15
5952 게임[LOL] 엠비션의 강점을 살린, 삼성의 미글러 활용 4 Leeka 17/07/15 3221 1
5953 방송/연예'R&B요정' 박정현, 대학 교수와 오늘 하와이서 결혼 2 벤젠 C6H6 17/07/15 3633 1
5954 기타여름철 물놀이시 주의해야할 질환들 1 중식굳 17/07/15 3388 3
5955 일상/생각장마철 성가신 거미줄 6 우리아버 17/07/15 4168 4
5956 IT/컴퓨터마우스 영역 제한 프로그램(듀얼 모니터 이상을 사용하는 분을 위한 프로그램) 5 ArcanumToss 17/07/15 17986 4
5957 여행한달간 제주여행하기 1탄 5 모모스 17/07/16 8570 11
5958 음악Out of 쇼미더머니. 6 와인하우스 17/07/16 4333 3
5959 스포츠170716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추신수 1타점 적시타) 김치찌개 17/07/16 2643 0
5960 일상/생각10년만에 학회복귀 감상 8 집에가고파요 17/07/16 3640 3
5961 일상/생각수박이는 요새 무엇을 어떻게 먹었나 -19 25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07/17 5281 11
5962 방송/연예[비밀의 숲] 드러나는 범인에 대해 [걍력스포주의] 7 혼돈 17/07/17 5264 2
5963 일상/생각화랑곡공방 6 우리아버 17/07/17 4404 2
5964 영화왓챠 300개인 영린이가 쓰는 5점영화 추천글 9 이슬먹고살죠 17/07/17 4760 2
5965 여행한달간 제주여행하기 2탄 5 모모스 17/07/17 6798 5
5966 IT/컴퓨터스스로 장애물을 피하는 인공지능 6 Toby 17/07/17 5911 3
5967 게임[LOL] 롤드컵에 도전하는 5팀의 현재 상성 5 Leeka 17/07/17 3247 1
5968 음악Ragtime - 재즈의 태동에 대하여 4 Erzenico 17/07/18 4300 6
5969 기타끔찍한 사건들과 끔찍한 망상 34 사악군 17/07/18 5552 8
5970 일상/생각Contax S2_카메라 수리했습니다. 7 CONTAXS2 17/07/18 4329 2
5971 문화/예술전인권씨의 표절 의혹에 대한 실망스러운 발언 31 레지엔 17/07/18 6176 2
5972 도서/문학저 면접 못갑니다. 편의점 알바 때문에요. 18 알료사 17/07/19 5860 1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