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7/18 12:27:09
Name   세인트
Subject   외눈박이 세상의 두눈박이.
내가 요즘 회사에서 자주 느끼는 기분이다.

회사에서 나는 4차원, 이상한 놈, 심지어 막말 잘하는 모 과장은 '정신이 이상한 놈' 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내 개그센스가 좀 독특하긴 하고, 내가 이 직종에서 참 이질적인 업무스타일을 갖고 있긴 하다.

하지만 내가 저런 소리를 듣는 건, 그냥 우리 회사가 정신나간 회사고, 정신나간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가 다루는 크루즈 선의 승무원은 약 1000~1100명 안팎이다.
선원의 대부분은 외국인 (한국 승무원은 약 3~5명 정도이다)이고, 그 승무원들 중에 동성애자가 꽤 있다.
그걸 가지고 회사 사람들이 아주 한국말 모른다고 대놓고 깐다.
스태프 담당하는 분이 남성 동성연애자 분인데, 페어웰 세레머니 의논하러 우리랑 이야기 할 때 악수 한 번 했더니
'악수하고나서 돌아서면서 아 손 닦아야 겠다 더러운 거 옮을라' 이러질 않나
농담 중에 그냥 웃으면서 어깨 툭 쳤다고 '아 더럽게 손 대고 X랄이네' 이러고
아주 그냥 호모포비아가 끝이 없다.
이건 법무부 놈들도 마찬가지. 출장가서 배에서 나보고 '선원들 중에 누가 게이/레즈비언이냐, 저것들 가까이 안가야겠다'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한다.

모 수산회사가 냉동어류 운반선에 운임을 제 때 지급하지 못했는데, 그걸 가지고 바로 나오는 말이
'야 저 회사 전라도 회사잖아 하여튼 그러니까 저렇게 돈문제 지저분하지'

신혼여행 갔다오자마자 중국 출장 가게 되었는데 (그러니까 결혼하고 정확히 열흘 째 되던 날이었다)
중국에서 불법마사지 받는 곳 연락처를 주면서
'이럴 때 회포를 풀어야지!!' 이러질 않나...(애초에 그럴 돈 있으면 그냥 돈으로 주세요... 한국가서 와이프랑 서면에 있는 타이마사지 받으러갈텡게)

거기다 무슨 이상한 식사 예절이니 이런거 심하게 따지는 거 보면
정말 정말 쌍팔년도 군대보다도 못한 집단 같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거기에 수많은 꼰대 발언들에, 한 분은 극단적 개신교인이고(일명 한국식 개독)
아무튼 이분들의 온갖 이야기를 다 받아주면서 그분들이 수시로 '응? 강대리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라고 동의를 요구할 때 마다
정말 속이 썩는 기분이다...ㅠㅠ

과연 그들이 내가 15년 넘게 친하게 지내오는 게이 친구가 있고,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좋아하고, 제일 친한 친구가 호남출신이고, 홍등가는 한 번도 안 가봤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떤 식으로 날 밀어내게 될지 상상만 해도 어휴...

P.S: 그런고로 이런 이야기들에 잘 버티고 잘 한 귀로 흘려들을 수 있는 멘탈 다잡기 비법 좀 알려주십시오 굽신굽신 제발 ㅠㅠ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12 일상/생각외눈박이 세상의 두눈박이. 7 세인트 15/07/18 7164 0
    6394 오프모임외국인아닌외국인+백수+늦장러. 오후 두시. 안국역. 65 elanor 17/10/10 6385 3
    10467 게임외국인들과 테라포밍마스 4인플한 이야기 18 토비 20/04/07 8133 2
    6524 일상/생각외국인 선생님과의 이야기. 2 우분투 17/11/04 4537 9
    4000 정치외국인 범죄에 대한 진실과 오해 6 tannenbaum 16/10/24 5599 6
    3588 정치외국인 가사도우미와 가사 공간 내부의 협상 13 호라타래 16/08/26 5658 3
    6898 일상/생각외국어를 공부하는 어른의 시간 5 quip 18/01/04 4899 18
    14108 여행외국사람이 북한 남한을 구분한다는것 자체가 이미 좀 치는거 아닐까? 9 닭장군 23/08/16 4001 2
    13473 IT/컴퓨터외국 보안 연구자가 분석한 한국 인터넷뱅킹 보안 15 Hard Rock Cafe, 23/01/10 4513 6
    5795 일상/생각외고에 관한 이야기들. 43 우분투 17/06/15 5743 6
    6422 IT/컴퓨터외계어(?) 주의-Qt for Android를 직접 빌드해봤습니다 12 T.Robin 17/10/16 8738 1
    2860 과학/기술외계로부터의 생명 전달 (리뉴얼버전) 5 모모스 16/05/22 8792 2
    1097 과학/기술외계로부터의 생명 전달 12 모모스 15/09/25 11670 1
    4996 과학/기술외계 행성을 (진지하게) 발견하는 방법 8 곰곰이 17/02/24 6610 9
    5077 과학/기술외계 행성 중 ‘지구형 행성’ AKA 골디락스 행성 구별법 8 곰곰이 17/03/04 8604 10
    6343 경제외감법 개정과 감사인 지정제는 왜 해야하는가 72 CathedralWolf 17/09/26 6734 8
    598 꿀팁/강좌왠지 쓸모 있을 것 같은 링크 3 눈부심 15/07/16 8170 0
    596 기타왜 흉내지빠귀는 앵무새가 되었을까?... 40 Neandertal 15/07/16 22904 0
    2891 일상/생각왜 한국은 안되고 미국은 서양에서는 되는것일까? 20 까페레인 16/05/25 5280 0
    7574 일상/생각왜 한국야구를 안보나요?에 대한 바른 대답 28 No.42 18/05/23 6115 11
    7798 일상/생각왜 펀치라인? 코메디의 구조적 논의 6 다시갑시다 18/07/06 6381 24
    13185 기타왜 통합적 사고가 중요하고, 아는 것을 연결하는 힘이 중요할까요? 1 조기 22/09/27 4812 3
    15848 정치왜 탄핵만 이렇게 어려울까 22 당근매니아 25/11/14 1623 1
    2209 과학/기술왜 최근에 빌 게이츠, 엘론 머스크, 스티븐 호킹 등 많은 유명인들이 인공지능을 경계하라고 호소하는가? 46 절름발이이리 16/02/12 11208 7
    11976 정치왜 조민 친구의 번복된 발언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까 68 마카오톡 21/08/11 8446 19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