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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8/22 17:38:20 |
Name | 세인트 |
Subject | 잡았다 요놈!! |
16일 밤에 급한 연락이 왔다. XX 조선소에서 새로 만들어진 신조선이 있고 이 배는 17일 오후 출항 예정인데, 그 신조선의 승무원으로 타게 될 하급 선원 한 명이 연락두절이라는 소식이었다. 그 선원(으로 예정되어 있던)의 국적은 터키인, 무사증으로 입국이 가능해서인지, 그 선원은 10일경부터 한국에 와 있었다고 한다. 혼자 탱자탱자 놀다가 15일에 다른 합류 선원들과 함께 미리 출국심사를 마치고, 배에 승선하게 되었는데, 그 15일 밤 9시경에 배에서 내려 부두를 나간 뒤로 연락이 두절되었고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었다. 이 경우 출입국심사도 다 마친 상황이라, 이 선원이 끝까지 오지 않을 경우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배의 출항이 지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선주 측은 이를 가장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땅덩이가 중국 미국 러시아보단 좁다지만 어디 동네 마실 돌듯 몇 분만에 돌아지는 나라도 아니고, 결국 선원은 출항 직전까지 오지 아니하여, 새 선장의 국내 첫 공식 업무는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조사실로 가서 진술서 쓰고 벌금 고지서에 도장 찍는 일이 되어버렸다. 출항 지연을 막기 위해서 선사 대리점은 몇 백만원의 벌금을 즉시 납부해야만 했다. 우리는 선주의 1차 요구가 '출항 지연이 발생하지 않게 해달라' 였기 때문에 - 사실 그런 거라면 우리는 할 일이 별로 없다 대리점만 바쁜거지 - 상황을 지켜보다가 "배가 무사히 14시에 출항했다 벌금은 얼마 나왔는데 출항 지연되면 안되서 대리점이 바로 냈다더라" 라고 선주측에 보고하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무난하게 이 건은 넘어가는가 했다. 그런데... 어제 밤에 선주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얘 벌써 터키 와있다는데? 왔더니 배 없어서 다시 터키로 돌아갔다는데?" ...뭔가 이상한데?! 출입국관리소에 문의해도 개인정보보호법 어쩌고 하면서 아무것도 안 알려주었다. 안 알려주는건 상관없는데, 제가 대리점 할 때에도 대리점 사람들은 정말 인간 이하의 불가촉 천민 취급하더니, 이번에도 다짜고짜 대리점이냐면서 "아 바쁘니까 본론만 말해요 에이씨, 뭐땜에요? 뭐요? 아 몰라요 몰라 알아서 찾아요!!" 이러면서 막 짜증만 냈다. 대리점이 아니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급 공손해지면서 하지만 못알려준다 이러던데 진지하게 요새 때가 어느땐데 갑질하고 X랄이냐고 민원 넣을까 하다가 일단 스킵. 사건경위를 어떻게 구할까 고민하다가 터키 대사관에 문의를 했는데... 우왕 굳 진작에 대사관에 물어볼걸 싶었다. 이녀석, 새빨간 거짓말을 했던 것이었다. 배는 17일 출항인데 16일에 이미 이녀석은 서울에 있는 터키 대사관을 찾아갔다. 그래놓고 "나는 평범한 여행객인데, 여권 등을 모두 잃어버렸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조치해달라" 라고 했더라. 그리고 한 푼도 안 내고 일단 터키로 돌아간 다음에는 '출항 시간 전에 나는 분명히 부두로 돌아갔으나, 그 장소에 배가 없었고, 그래서 경찰에게 문의하니 경찰이 다짜고짜 나를 추방했다. 나는 잘못이 없다' 라고 주장한 거였다. 아무튼 잡긴 했는데, 얘가 과연 벌금 몇 백만원 + 송환비용(비행기삯 포함) 및 위약금 등등을 물어낼 능력이 될런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잡았다, 요놈!! 이거 아무리봐도 놀다가 배 타려고 보니 배타기 싫고 겁나고 근데 돌아가려면 돈 깨지고 하니까 쪼잔하게 꼼수 부리다 걸린 것 같다 끌끌. P.S : 예전에 대리점 할 때는 계속 봐야 되는 데가 공무원 나으리들이니 대놓고 갑질하고 접대받고 각종 더러운 짓 해도 다 참아줬는데 이제는 정말 참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 직장인데, 저 거지같은 공무원 한번 X되보라고 민원을 넣어버릴까요 말까요? 이상 버라이어티한 일이었습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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