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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1/24 14:09:21
Name   라밤바바밤바
Subject   [펌]커뮤니티에서 남 선동하면서 주도적으로 악플몰이하던 사람 현실 모습 알고 소름돋은 후기
이거 진짜 오래전 얘기인데 갑자기 생각나서 써본다
한 6년전 얘기였음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싸이월드가 아직 안 망했을 때다
뭐 화성인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 알 사람들은 알겠지만 매주 특이한 사람 하나씩 출연시켜서 욕 엄청 먹이던 프로그램이었다.

그 때 무결점녀라는 사람 나와서 엄청나게 욕 먹은 거 기억한다
그냥 평범한 일반인인데 자기 외모, 능력, 인품에 대한 너무 과한 자신감 때문에 꼴값한다 죽빵 날린다 이딴 댓글 엄청 달리던...



그때 레몬테라스였나?

잘 기억은 안나는데 아무튼 어떤 회원제 네이버 카페에서도 이 게시물 올라가서 그 출연자 엄청 욕먹고 있더라고.

그 게시물을 올려놓은 원글러가 다른 회원들 댓글에 하나하나 대댓글을 달아주고 있었거든
역시나 악플이 많았지

예를 들어 "미안한데 존나 못생겼는데, 왜 자기가 동안미녀라고 착각하는지" 이런 댓글을 누가 달면

'그러게 말이예요, 착각도 병이라는데 저정도면 정신병?? 크헙-0-?'
이런 식으로 몇십개 되는 댓글에 일일이 답 달아주는 원글러...

내가 보기에는-


뭐 대단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냥 일반인 신분으로 TV 나와서 1시간 동안 자뻑 한게 그렇게 조리돌림당할만한 큰 죄인가?
이런게 악플이지 다른게 악플이겠냐...
혹시라도 출연자가 그 카페 회원일지 누가 알아?
만약에 출연자가 본다면 보면서 상처받겠다 걱정도 되었거든.



댓글 다는 사람도 지가 다는게 악플이라는 자각도 없이 그냥 막말을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
댓글 다는 사람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 분위기를 주도하며 여왕벌 놀이를 하던 원글러가 제일 소름끼쳤음.
나는 그 원글러가 속으로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기도 했지.

공교롭게 그 때 나도 악플로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은 터라
대체 저런 댓글을 다는 악플러의 민낯이 궁금했던 거야.
솔직히 나는 그 원글러가 대단한 썅년미가 넘치는 악녀거나, 아니면 사회부적응자여서 아예 사람들이 기피하는 그런 사람일 줄 알았어.
나 또한 형체도 없는 악플러들에게 오랫동안 당하면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질리도록 괴롭히는 그들의 모습을 내심 추악한 모습으로 상상했거든.

회원제 게시판이니까 닉네임을 누르면 바로 아이디가 뜨고, 그 아이디만 구글에 치면 싸이월드도 금방 뜨는 시대였어.
원글러의 아이디로 구글링하니까 싸이월드가 금방 나오더라.


우와...싸이월드 가봤는데.

정말 평범한 사람이었고 심지어 사람들에게 호감을 받는 사람이었어.
여고 가면 반에 적어도 5명은 있을 거 같은 흔한 인상 있잖아
이목구비 예쁜 것도 못생긴 것도 아니고. 안경 끼고 머리 하나로 묶고 수수하게 다니는.
공부 잘하고 착하게 생겼다는 말 꼭 들을 것 같은. 딱히 눈에 띄지도 않고 특별히 미움 살일도 없이 평범하게 사는.
싸이월드 일촌평 같은 것도 보면 '너무너무 착하고 인간성 좋고 편한 언니-' 이런 말들이 대다수였던.
실제로 만났다면 나도 친하게 지냈을 것 같은.
그런 평범하면서 무색 무취 무해한 사람.

그런 사람이 인터넷에서는 남을 괴롭히면서 악플몰이하는데 일조했던 거.
어쩌면 본인도 그게 남한테 상처를 줬는지 모르겠지.



그 사람은 그냥 악의 없는 순진한 마음이었을수도.
보통 커뮤니티 하는 사람들이 웃기는 게시물 게시판에 올려놓고 다른 이용자들도 함께 자기처럼 재미 느껴주기 바라는 것처럼.
자기 게시물이 댓글이 많아지니 괜히 기쁜 마음에 일일이 공감을 표현해주고 싶었을지도 모르지.


뭐라 말하기 힘든 혼잡함을 느꼈고, 사람을 보이는대로만 믿어선 안된다는 사실도 느꼈고.
무엇보다 난 악의 없이 저지르는 잘못이 제일 지독하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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