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5/05 13:03:53
Name   켈로그김
Subject   어린이날 맞이 육아이야기
옆동네에 썼던거 펌;;
육아 관련한 문의(?)를 받고 삘받아서 썼는데,

오늘도 탐라에서
https://redtea.kr/?b=31&n=93428
이걸 보고 삘받아서 퍼옵니다 ㅋㅋ

--------------------------------------------------

뜯어보면 별거 없긴 하지만, 그래도 저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공유할 목적으로 관련글(?)을 써 봅니다.
이하 내용은 확립된 이론이나 정설이 아니지만, 그렇게 보일 수 있는 단정적 어조를 포함합니다.

--------------------------------------------------

1. 아이를 진상처럼 대하라

정확한 비유는 아닙니다.
대체로 아이는 아직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고, 스스로의 충동적 욕구/감정에 충실하기에
아이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가장 난이도가 높고,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일단 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신뢰. 남북대화 보시면(...)

여러 방법이 있는데,
제가 선택한 방법은 "내가 너를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화난게 아니다" 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토대가 되는 것은 신뢰입니다.
그 중, 아이를 상대할 때의 신뢰는 적어도 "널 무시하거나 싫어하지 않아" 라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겠지요.
약국에서 제가 본 제어실패 케이스 중 절대다수가 이런 신뢰의 형성부터 실패한 경우였습니다.

연습해봅시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완력으로 제압하기(ㅡㅡ;;;)


2. 문제는 욕구에서 시작되나 증폭된 감정이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통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차이라면, 타인의 감정과 욕구는 나와의 관계정도에 따라 여러가지 선이 있겠지만,
내새끼의 문제는 내 선에서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한다는 책임이 강제됩니다.

문제가 발생할 때, 무엇이 욕구이고 무엇이 감정인지를 가능한 한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문제해결에 도움이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어떤 형태로든 아이의 욕구충족에 대한 가이드가 있지만,
(마트에서 과자 하나씩은 허용한다거나, 주사를 맞은 날은 장난감을 사주거나, 주식 이전에 간식을 주지 않는다거나.. 등등)
아이의 감정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는 부실합니다.

주로 "너의 욕구는 잘못되었어 - 그러니 그 욕구불만에서 우러나는 너의 감정도 일축하겠어" 이런 형태가 많이 관찰되었고,
"너의 욕구는 잘못되었어 - 그런데 너의 슬픈 감정은 해소해주고 싶어 - 욕구를 충족시켜줄께" 이런 형태도 의외로 많이 관찰됩니다.

전자는 감정을 일축함으로써, 이후의 커뮤니케이션에 악영향을 끼치고(신뢰감 하락)
후자는 그 자체가 부적절한 거래로서 아이가 욕구충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갖게끔 합니다.


정답은 "너의 욕구는 들어줄 수 없지만, 난 널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아. 그리고 너의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나는 너의 감정표출때문에 화가나지 않았어 널 이해해"


3. 보상시스템.

그동안의 신뢰형성과 두뇌풀가동 및 부모의 몸에 생겨난 사리는 아이와의 관계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스스로의 감정과 욕구를 컨트롤하는 바람직한 경험을 쌓게하여
(부모가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는 결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 것은 적절하게 이뤄지는 보상에 의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우리도 애 키운다고 뼈에 사리가 생길 지경이지만,
별것 아닌 욕구불충족과 좌절의 경험이 아이들에겐 주관적으로 세상이 무너지는 충격이 됩니다.
아이의 경험(배움?)이 아이에게 있어 스트레스가 되느냐.. 즐거움이 되느냐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보상" 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상은 후불입니다"
거래의 대상이 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스펀지같아서 나쁜것도 빨리 배우거든요(...)


일례로 저는 놀이기구를 한번만 타기로 약속한걸 한번 더 타겠다고 울며불며 떼를 쓰는걸
200미터정도 안고, 끌고, 들고 하면서 놀이공원 출구까지 끌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약속은 한번이었는데 더 타고싶은 마음은 이해해. 그치만 약속을 지키는 연습이 더 중요해서 아빠도 마음 아프지만 나온거야"
...당연히 씨알도 안먹혔지만, "이해하지만 안돼" X 100번 반복했지요.

약간 마음이 사그러들때 쯤 해서, "아빠도 하기 어려운 약속지키기를 잘 한데다, 슬프고 미운 마음도 스스로 이겨낸 OO이가 자랑스러워.
오늘은 최고로 멋진 모습 보여줬으니 갖고싶은걸 사줄께" 하고 왕따시만한 시크릿쥬쥬 풍선을 사줬지요.

(탐라에도 썼었지요 https://redtea.kr/?b=31&n=60228)

그리고 그 보상원칙은 항상 일관되게 지켜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보상을 거부하면서 "이번엔 별로 안힘들었어" 라고 자랑을...
이제는 인정욕구에 눈을 뜨는거겠지요. 몹시 칭찬해줍니다.


4. 이 모든 것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규칙이 없이 그때그때 돌발적인 제어가 발생하는 것과,
예측 가능한 규칙(선제시요~)이 있는 경우,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크게 차이가 납니다.
순응도가 떨어지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응한다면... '내 아이가 지나치게 순응적인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겨나겠지요;;

따라서 가능하다면, 규칙을 선제시하여 그 안에서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의 거울입니다. 아이가 부모의 거울이었던가..?? 여튼;;
아무리 훌륭한 규칙이라고 해도 아이도 인간인 이상 '가능하면 어기고 싶다' 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죠.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는 부모가 아무리 이것저것 읽고, 공부하고, 배운걸로 아이를 [ 상대 ] 로 노력해도,
아이는 내가 상대하지 않을 때도 항시 나를 관찰하여 나의 헛점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규칙 앞에서 동등해지려고 하죠. - 너도 지키거나, 규칙을 없에거나 -

그러니... 자나깨나 불조심아이조심. 자는 아이 다시보자.. ㅡㅡ;;

-----------------------------------------------------

이게 육아에 있어서 모두에게 통용될 정답은 당연히 아니라는건 당연하고..

제 기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를 생각해보면,
부부, 가족관계 치료 서적 + 유아심리 관련 파편화된 아티클들 + 약국에서 관찰한 육아실패사례.. 정도로 형성된 것 같습니다.

무엇이 최선인지는 여전히 저는 모릅니다.
단, 무엇을 피하는게 낫겠다.. 는 정도를 생각하고있고,
그런 생각에서 쓴 글입니다.


......근데, 이게 아이만 그런건 아니고 성인도 거의 다 해당되는 이야기라는건 함정...




5
  • 많이 배워 갑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52 육아/가정교육과 펭귄그림 3 풀잎 18/09/01 4770 5
7853 육아/가정엄마 배속의 아기는 아빠 목소리를 좋아한다 합니다 4 핑크볼 18/07/15 4706 2
7789 육아/가정엉뚱발랄 콩순이를 혹시 아십니까 26 얼그레이 18/07/04 5109 5
7781 육아/가정고부갈등을 해결해보자 - 희망편 40 기아트윈스 18/07/02 5292 54
7689 육아/가정미국 고등학생 아이의 어느 학부모가 느끼는 일상 4 풀잎 18/06/15 4256 11
7528 육아/가정유아용 그림 그리기 앱 추천 2 Toby 18/05/16 6108 2
7521 육아/가정아픈 고양이 돌보기 1 이건마치 18/05/15 7347 8
7487 육아/가정어린이날 맞이 육아이야기 3 켈로그김 18/05/05 5341 5
7460 육아/가정예비 아빠들을 위한 경험담 공유를 해볼까 합니다. 18 쉬군 18/04/30 20652 16
7439 육아/가정2017 어머 이건 사야 해! 18 빠른포기 18/04/26 5143 6
7433 육아/가정나는 비 오는 아침의 엄마 9 짹짹 18/04/23 4587 33
7413 육아/가정기차타면서 쓰는 육아후기 신생아편 17 Kurtz 18/04/20 4367 4
7410 육아/가정아내가 내게 해준 말. 15 켈로그김 18/04/19 5812 29
7409 육아/가정황구 출현 이틀차 소감 14 쉬군 18/04/19 5040 24
7395 육아/가정안쓰러웠던 딸의 생일날 14 은채아빠 18/04/17 4459 18
7331 육아/가정아기가 태어나기 전 준비물 02 48 엄마곰도 귀엽다 18/04/04 5922 13
7329 육아/가정아기가 태어나기 전 준비물 01 17 엄마곰도 귀엽다 18/04/04 5854 17
7118 육아/가정셀프 도배 하는 법 7 Toby 18/02/15 9015 1
6992 육아/가정육아 - 자녀의 컴퓨터 교육에 대하여 9 Liebe 18/01/24 5278 5
6666 육아/가정짧은 유치원 이야기 13 CONTAXS2 17/11/28 4293 7
6638 육아/가정아들의 장난감 4 빈둥빈둥 17/11/23 3246 6
6488 육아/가정출산에서 육아까지~(남자용 메뉴얼) 1편 38 사나남편 17/10/30 4796 8
6403 육아/가정참 불같은 1년이 지났습니다... 31 고폭풍 17/10/11 4510 14
6368 육아/가정재미있는 덴마크의 성 문화 11 감나무 17/10/03 10641 7
5877 육아/가정첫째와 둘째 대면식 13 도라에몽 17/07/02 5364 1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