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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8/11 13:42:32
Name   난커피가더좋아
Subject   내가 대학생 인턴을 뽑았던 원칙
현재 프로젝트 중이라, 프로댓글러로 살고 있는(그냥 홍차넷을 끊어 임마!) 커피입니다.

이제 협의를 마치고 자료들이 오후부터 밀려들어올텐데요, 이런 잠깐 짬을 놓칠 수 없지요. 홍차넷에 들락거리는 분 중에 혹시나 대학생이(과연?) 계시다면 참고하시라고 몇 자 끄적여 봅니다.

작년에 세 번정도 세 기수의 대학생 인턴을 직접 선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최종면접에 들어가 확정 짓는 일이었는데요, 그때 직접 뽑아본 경험담은 현재 대학생으로써 대기업, 연구소 등의 인턴직에 지원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거 같네요.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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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소개서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제 입장에선 그랬습니다. (물론 이건 수천, 수만명이 지원하는 대기업은 다를지도 모릅니다만, 저희 조직급 규모에선 중요했습니다.) 물론 저는 어느정도 걸러진 30여명의 자소서만을 손에 쥐게됐는데요, 꽤 꼼꼼이 읽게 됩니다.

자소서에서는 크게 몇 가지 측면을 중점적으로 봤습니다. 먼저, '논리적으로 자기생각을 구성해서 서술할 수 있는가'여부입니다. 단순히 자신이 뭘 했고,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 나열한 글보다는 비록 흔히 말하는 '스펙'은 별게 없더라도 자신이 겪었던 일,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잘 엮어서 '소제목'을 달아가면서 구성한 사람들은 일단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뢰가 가거든요.

팁: 복붙 자소서는 최종단계까지 어디에선가는 뽀록 나게 되니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지원하는 회사에 맞춰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게 좋다. 소제목으로 단락을 나누는 건, 각기 주제를 보여주고 읽는 사람 역시 잘 읽혀서 훨씬 좋다.

2. 토익은 '성실성 지표'일뿐이다.

저희가 뽑았던 인턴직군은 시기별로 약간 차이는 있지만, 실제 외국인과 영어로 소통을 해야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직군이었는데요, 토익점수는 여기에서 (900점이 넘느냐 안넘느냐 따위)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습니다. 저 부터 토익점수=영어실력 이라는 생각 자체를 안하거든요.

다만 500~600점(지원자 중에 이런 분은 없었습니다만)대라면 인문사회계 출신으로서는 약간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은 들었을 것 같습니다. 대신 저는 영어능력 평가를 위해 한참 면접을 하던 중 돌발적으로 영어로 질문해서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테스트했습니다. '유려한 발음', '준비된 듯한 코멘트를 억지로 상황에 껴넣는 것'은 높게 평가하지 않았고, 질문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약간 버벅대더라도 충실하게 답변하려는 사람을 오히려 높게 쳤습니다.

팁: 토익 점수에 매달리기 보다, 우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아는 게 중요하고, 그게 돼야 영어든 중국어든 자기가 잘하는 언어로 다시 표현이 된다.

3. 어설픈 포장은 바로 티난다.

저도 직접 면접에 들어가보기 전까지는 이렇게 티가 잘나는지 몰랐습니다. 제가 좀 까칠한 편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어쨌든 동아리 활동, 개인 경험을 과장해 서술하면 반드시 묻고 싶어지고, 진실이 아니면 혹은 과장이 있으면 반드시 표가 납니다.

"이런 저런 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익혔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에피소드 때문이었는지요?"

라고 물으면 그냥 후려쳐 쓴 분들은 바로 버벅거리기 시작하고, 약간 과장한 분들은 여기까진 잘 설명합니다.

그런데, "아 그렇군요. 그러면 그때 그 에피소드에서 지원자께서는 ~~~~한 역할을 하시면서 리더십을 익혔다는 말씀같은데, 저는 그게 왜 곧바로 리더십하고 연결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조금 더 설명해주실래요?" 뭐 이렇게 나가면 이쯤에선 버벅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제가 알고 싶던건 리더십을 키웠냐 아니냐(동아리 활동에서 키워봤자 얼마나 커지겠습니까)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얼마나 긍정적 에너지나 교훈으로 바꿔냈느냐 였고, 더 중요하게는 진실성 여부 확인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많은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인턴지원자분은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계속 캐물은 적이 있는데요, 결론적으로는 최근에 제대로 읽은 책은 없었습니다. 근데 그분은 그때 충격을 먹었는지 정말로 엄청나게 독서량을 늘려서 다음에 다시 지원했고, 그때에는 제가 (그분인지 기억못하고) 뽑았습니다.

팁: 진실성은 생각보다 잘 보인다. 어설픈 포장, 심한과장 모든 건 티나니 차라리 솔직하고 진솔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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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바뀐다고, 확실히 직접 채용권한을 가져보니 전에는 볼 수 없던 부분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채용권한을 가진 자로서 '갑질'하지 않고 지켜야되는 마인드, "저 지원자분이 여길 돌아서 나가는 순간 우리의 고객이다"라는 생각이 주는 무게감에 대해서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보신 대학생 인턴 지원자분들도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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