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9/09 14:26:29수정됨
Name   저퀴
Subject   마블스 스파이더맨 리뷰


마블스 스파이더맨은 PS4로 발매된 슈퍼히어로 소재의 오픈월드 액션 게임입니다. 게임의 틀은 배트맨 아캄 시리즈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범죄자나 강력한 힘을 가진 빌런과 싸우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미리 평하자면 그동안 스파이더맨을 가지고 급조됐거나 완성도가 부족한 게임만 잔뜩 나왔었는데 그에 비하면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게임이었습니다.

일단 이번 스파이더맨은 영화나 만화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어디까지나 좋은 점을 반영하는 정도에서 머문 독립적인 게임입니다.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서도 영화처럼 지극히 현실적이지도 않고, 반대로 만화처럼 크게 과장스럽지도 않습니다. 딱 게임에 어울리는 현실성과 과장이 공존해요. 

게임 내내 제일 인상적인 부분은 고층 빌딩을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이 주는 활공과 추락의 박진감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조작을 요구하지 않고 게임이 끝날 때까지 질리지 않을 정도로 잘 구현했습니다. 심지어 그게 전투보다 재미있다 싶을 때도 많을 정도로요. 

그렇다고 전투가 실망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초반부에 한해서는 몰개성하다 싶을 때가 있었는데 그 단점을 다양한 슈트와 능력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창조해서 게임이 끝날 때까지 막고 피하고 때리고의 반복으로 도배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시각적으로는 특유의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을 잘 묘사해서 좋은 의미에서 춤추듯이 싸우는 스파이더맨을 재미있게 바라보게 됩니다.

오픈월드 게임인만큼 배경도 중요한데 이것도 뛰어납니다. 단촐하긴 해도 고층빌딩의 내부까지 바라볼 수 있어요. 개발진도 잘 아는지 사진 촬영까지 넣어서 뉴욕의 상징적인 건축물을 찾아다닐 수 있도록 했어요. 거기에 더해서 보통은 핑계를 써서라도 인파를 줄이거나 해서 최적화를 맞출 때가 많은데 스파이더맨은 땅을 걸어다니는 시민까지 한가득이에요. 비쥬얼에선 올해 나온 게임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 같아요.

대신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후반부를 제외하곤 전투 부분이 그저 그랬습니다. 누구나 독특한 능력을 가진 빌런과의 대결 시퀸스를 기대했을텐데 막상 보면 아쉬워요. 또 중간에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가 아니라, MJ 같은 조연으로 꼭 플레이해야 하는 구간이 있는데 별로에요. 강제적인만큼 본격적인 잠입 액션을 만들어둘 순 없으니 이도 저도 아닌 수준이 되버려요. 거기에 더해서 오픈월드 게임이라면 밑반찬처럼 깔리는 서브 미션도 재미없습니다. 굳이 다 할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후반부만큼은 훌륭해요. 이야기에 있어서도 여러 인물이 가진 갈등이 폭발해서 서로 충돌하는 전개까지 잘 만들어졌어요. 클리셰를 적절하게 써서 영화를 많이 봤다면 익숙하면서도 독창적이에요. 앞서 말한 지적은 후반부에 한해서는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부차적으로는 만화, 영화 등에서 보였던 수많은 슈트를 갈아입을 수도 있고, 좋은 상상력으로 꾸며낸 여러가지 거미줄 트릭이나 다양한 기계 장치를 통해서 계속해서 스파이더맨의 전투 스타일을 바꿔가면서 플레이할 수 있단 점도 장점입니다. 그러나 순수하게 액션만 즐기고 싶은 분이라면 경험치를 쌓고 레벨을 올려야지 더 많은 스타일의 액션을 습득할 수 있는 구조가 별로일 수도 있어요.

이쯤에서 결론을 내리면 슈퍼히어로를 좋아하시면 입으로 오 소리를 내며 흥미롭게 플레이할만한 좋은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스파이더맨으로 살릴 수 있는 액션의 쾌감도 뛰어나고,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명언이 있을 정도로 한편으로는 무거운 주제의식을 가진 캐릭터를 잘 요리해낸 게임입니다. PS4를 가진 분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합니다.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면 배트맨 아캄 시리즈에 질려서 아류작까지 하고 싶지 않다면야 말리지 않겠다 정도? 제가 볼 땐 눈에 띄는 심각한 단점은 찾아보기 힘든 작품이었습니다.




7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729 7
    15067 도서/문학『눈물을 마시는 새』 - 변화를 맞이하는 고결한 방법 1 + meson 24/11/24 228 5
    15066 도서/문학린치핀 - GPT 세계에서 대체 가능한 톱니바퀴를 벗어나려면 4 kaestro 24/11/24 266 1
    15065 경제chat-gpt를 사용하여 슈뢰더 총리의 아젠다 2010 연설 번역하기 4 와짱 24/11/24 295 0
    15064 문화/예술아케인 시즌2 리뷰 - 스포 다량 1 kaestro 24/11/23 303 1
    15062 오프모임29일 서울 점심 먹읍시다(마감) 14 나단 24/11/22 635 4
    15061 스포츠[MLB] 2024 AL,NL MVP 수상자.jpg 1 김치찌개 24/11/22 140 1
    15060 스포츠[MLB] 2024 AL,NL 사이영 수상자.jpg 김치찌개 24/11/22 139 1
    15059 음악[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김치찌개 24/11/22 103 0
    15058 방송/연예예능적으로 2025년 한국프로야구 순위 및 상황 예언해보기 11 문샤넬남편(허윤진남편) 24/11/21 493 0
    15057 일상/생각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3 SKT Faker 24/11/21 664 1
    15056 오프모임23일 토요일 14시 잠실 보드게임, 한잔 모임 오실 분? 4 트린 24/11/20 374 0
    15055 방송/연예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6 알료사 24/11/20 3812 32
    15054 생활체육[홍.스.골] 10,11월 대회 상품공지 켈로그김 24/11/19 276 1
    15053 여행여자친구와 부산여행 계획중인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29 포도송이 24/11/19 727 0
    15052 일상/생각오늘도 새벽 운동 다녀왔습니다. 5 큐리스 24/11/19 494 9
    15051 일상/생각의식의 고백: 인류를 통한 확장의 기록 11 알료사 24/11/19 523 6
    15050 게임[1부 : 황제를 도발하다] 님 임요환 긁어봄?? ㅋㅋ 6 Groot 24/11/18 485 0
    15049 꿀팁/강좌한달 1만원으로 시작하는 전화영어, 다영이 영어회화&커뮤니티 19 김비버 24/11/18 969 10
    15048 의료/건강고혈압 치료제가 발기부전을 치료제가 된 계기 19 허락해주세요 24/11/18 744 1
    15047 일상/생각탐라에 쓰려니 길다고 쫓겨난 이야기 4 밀크티 24/11/16 919 0
    15046 정치이재명 1심 판결 - 법원에서 배포한 설명자료 (11page) 33 매뉴물있뉴 24/11/15 1890 1
    15045 일상/생각'우크라' 표기에 대한 생각. 32 arch 24/11/15 1034 5
    15044 일상/생각부여성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6 nothing 24/11/14 924 20
    15043 일상/생각수다를 떨자 2 골든햄스 24/11/13 478 1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