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8/21 17:53:24
Name   세인트
Subject   휴가가 잘렸습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지난번에 잘리던가...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래봤자 최대한 줄여서 달랑 2박 3일이지만)조차
보내주면 굽신굽신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해야 하고
안보내줘도 헤헤헤 회사가 바쁜데 당연히 반납하고 일해야죠 헤헤헤 해야 하는 회사...

진짜 솔직히 말해서, 여기나 옆동네에 올라오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거나 '회사를 그만뒀습니다/나왔습니다' 같은 류의 글들 볼 때마다
물론 세부적인 사정이야 각자 다 다르겠지만
'와! 진짜 꿀같은 직장인데! 어떻게 저렇게 좋을 수가 있지?!' 라는 생각이 속 한켠에 조그맣게라도 들 정도의 회사를 다니는 입장에서
차라리 처음부터 못간다 하던가 이번엔 갈 수 있다고 해서 힘들게 준비했는데... 캔슬차지 몇십만원 날아간건 아깝지도 않아요
다만 아내한테 미안해 죽겠습니다. 장인어른한테도 미안해 죽겠어요.
내일 장인어른 생신이시라 뵈러가려고 했는데 이러면 선물도 못사고, 캔슬차지 수십만원 날아가서 선물도 사드리기 그렇고
뭣보다 내일도 일하라네요. 몇 주째 토/일 새벽부터 자정넘어까지 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월~금요일 쉬게해주는 것도 아니고

더 화가 나는 건요, 그런데도 저는 회사를 그만둘 수 없다는 겁니다.
정말 속이 천불이 나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은데,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왜 못그만두는지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쓰려고 합니다만,
누구말마따나 몸이 힘들면 정신적으로 괴롭힘은 덜하다는데
한 달에 하루 제대로 쉬기 힘들던 때에도
그나마 새벽출근-새벽퇴근이 1주일 내내 이어지지 않는 지금도
정신적인 괴롭힘에 덧붙여 상식 이하, 아니 인간 이하의 상사들에 의한 스트레스까지 차곡차곡 쌓이기만 하네요.

제일 미안한게 아내한테 미안한건데,
요즘 갈수록 짜증이 늘고 정신병자가 되어가는 기분입니다.
몸과 마음 둘 다 스트레스는 너무 심하게 받는데 전혀 풀 데가 없으니
진짜 강철멘탈 소리 듣던 사람인데 수시로 욱 하게 됩니다.
정말로 정신병에 걸릴 것 같네요.

그래도 정신병에 걸려 자식이 죽어도 자기 위신과 명예만 생각하는 분이 계셔서 절대 그만두지도 못하고...
정말 이 회사 강제 입사 초기에 정말 죽고 싶다 생각 든 적 많았는데
이제 결혼해서 자살도 못하겠고
요즘 수시로 드는 생각이 진짜 위험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냥 화가난다 이런게 아니라
당장 지금도 막내라 항상 제일 먼저 출근/제일 늦게 퇴근이라 열쇠를 제가 갖고 있는데
밖에서 열쇠 잠그고 불 지르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듭니다.
진짜 정신병에 걸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두서없이 미친 글 써서 죄송합니다. 분노와 좌절이 가라앉고 나서 이 글을 보면 몹시 부끄러워하며 글을 지울지도 모르겠네요...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20 정치한명숙씨관련 문재인대표 발언은 좀 안타깝습니다. 10 양웬리 15/08/20 4939 0
    821 음악가장 좋아하는 가수의, 가장 좋아하는 일음 한곡. 茶太 - かえりみち 2 하늘깃 15/08/20 4007 0
    822 정치광복절 특사로 면허 취소자들을 풀어준 결과.. 10 Leeka 15/08/20 4905 0
    823 방송/연예드라마 여배우 게런티 TOP14의 몸값 5 Leeka 15/08/21 5353 0
    824 음악Jethro Tull - We used to know 3 새의선물 15/08/21 4168 0
    825 일상/생각휴가가 잘렸습니다. 12 세인트 15/08/21 5244 0
    826 방송/연예소녀시대의 새 엘범..이 실패로 끝나는거 같네요 10 Leeka 15/08/21 5494 0
    827 음악Eric Carmen -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 3 까페레인 15/08/22 5299 0
    828 음악Impossible Soul by 스티븐 서프잔 2 눈부심 15/08/22 4361 0
    829 음악[소개] Wasted Johnny's (부제:신난다! 달리자!) 8 *alchemist* 15/08/22 4437 0
    830 방송/연예무도 가요제 감상 소감 12 Leeka 15/08/23 5375 0
    831 요리/음식유툽삼매경 - 중국 Changhai 스트릿푸드 5 눈부심 15/08/23 4680 0
    832 방송/연예무한도전 이번 가요제, 성공인가요? 26 한아 15/08/23 5671 0
    833 음악초짜 아재가 사춘기때 좋아했던 가요 모음. 29 darwin4078 15/08/23 6698 0
    834 일상/생각원조(?) "두 유 노우 강남스타일?"의 비극적 최후... 13 Neandertal 15/08/23 5346 0
    835 음악좀 오래된 한국 노래들... 2 새의선물 15/08/24 3890 0
    836 IT/컴퓨터언론의 얼굴 - 각 언론사의 홈페이지 구성 13 kpark 15/08/24 6453 0
    837 방송/연예런닝맨 중국 상하이 팬미팅 5 Leeka 15/08/24 7896 0
    838 기타스페인 시골마을 부동산 전체가 2억 4천만원 5 눈부심 15/08/25 5296 0
    839 정치남북 43시간 마라톤협상 타결 15 kpark 15/08/25 4475 0
    840 IT/컴퓨터LG G2, 터치스크린 사용불가 현상 발생 중 18 Azurespace 15/08/25 8342 0
    841 방송/연예김구라씨가 결국 협의이혼 했네요.. 34 솔지은 15/08/25 6081 1
    842 요리/음식한국식 파스타는 왜 맛이 없을까? 14 마르코폴로 15/08/25 12582 1
    843 정치[뉴스] 어제 오늘 사건 3가지 5 모여라 맛동산 15/08/25 4391 1
    844 꿀팁/강좌쇠똥구리곤충의 GPS, 밀키웨이 13 눈부심 15/08/26 6103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