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12/14 18:56:17
Name   바나나코우
Subject   인디언 대이주
안녕하세요?

보름 전에 멕시코 동해쪽으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있는 동안 스펙타클 쇼를 하나 보았는데, 이 쇼를 보다가 저는 상당히 의아했습니다.

초반부는 원주민의 삶과 신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러다가 스페인 사람들이 쳐들어와서 투닥투닥 싸우는 씬이 나오고 원주민 추장이 팬티바람으로 꿇어앉혀져서, 크리스트교 세례를 받습니다. 그 후에는 이래저래해서 유럽 문화와 원주민 문화가 잘 융합하여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현재의 위대한 멕시코가 되었다는 훈훈한 결말로 이어집니다.

관객들은 반 이상 멕시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런 훈훈한 스토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는데, 막상 추장이 세례받는 씬에서 박수 환호가 나오는 등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이었고, 배를 타고 쳐들어와서 병을 퍼뜨리고 원주민을 거의 죽이고 핍박한 데 대한 원한은 쇼에서도, 관객 반응에서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시 멕시코 사람들은 저처럼 앙심을 품고 담아두는 성격은 아닌 모양이네요.

어쨌든 이까지는 중앙아메리카 원주민에 관한 이야기였고, 이번 노래는 백인들의 각종 폭력, 협박과 술수에 살던 땅을 뺏기고 황무지로 몰려난 원주민들의 이야기입니다.  북아메리카 인디언 멸망을 다룬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라는 책을 봤는데, 아주 밀어내는 기술이 예술이더군요. 파티하자고 불러서 다 해치운다거나..
---------------------------------------------------------------------------------
https://soundcloud.com/bananaco/indian-relocation

느긋하게 담배를 한 모금 빨고 나서
백인들의 초대를 받고 떠났던 어른들
한 명도 돌아오지 못했죠
그들의 이름을 아가들에게 붙였죠

마법사가 운명의 점괘를 읽는 순간
마을 사람 모두 숨 죽인 채 지켜보았죠
그들은 흙 속으로 갔다고
모두들 기뻐서 모닥불 곁에 춤췄죠

머지 않아 우리는 진실을 알게 되고
머지 않아 우리는 마을을 떠나야 했죠
우리는 잘못한 게 없지만
서쪽으로 끝도 없이 걸었죠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718 7
    15066 도서/문학린치핀 - GPT 세계에서 대체 가능한 톱니바퀴를 벗어나려면 4 + kaestro 24/11/24 161 0
    15065 경제chat-gpt를 사용하여 슈뢰더 총리의 아젠다 2010 연설 번역하기 3 와짱 24/11/24 216 0
    15064 문화/예술아케인 시즌2 리뷰 - 스포 다량 kaestro 24/11/23 216 0
    15062 오프모임29일 서울 점심 먹읍시다(마감) 12 나단 24/11/22 581 4
    15061 스포츠[MLB] 2024 AL,NL MVP 수상자.jpg 1 김치찌개 24/11/22 129 1
    15060 스포츠[MLB] 2024 AL,NL 사이영 수상자.jpg 김치찌개 24/11/22 127 1
    15059 음악[팝송] 션 멘데스 새 앨범 "Shawn" 김치찌개 24/11/22 98 0
    15058 방송/연예예능적으로 2025년 한국프로야구 순위 및 상황 예언해보기 11 문샤넬남편(허윤진남편) 24/11/21 473 0
    15057 일상/생각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3 SKT Faker 24/11/21 645 1
    15056 오프모임23일 토요일 14시 잠실 보드게임, 한잔 모임 오실 분? 4 트린 24/11/20 365 0
    15055 방송/연예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6 알료사 24/11/20 3600 32
    15054 생활체육[홍.스.골] 10,11월 대회 상품공지 켈로그김 24/11/19 269 1
    15053 여행여자친구와 부산여행 계획중인데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29 포도송이 24/11/19 710 0
    15052 일상/생각오늘도 새벽 운동 다녀왔습니다. 5 큐리스 24/11/19 484 9
    15051 일상/생각의식의 고백: 인류를 통한 확장의 기록 11 알료사 24/11/19 520 6
    15050 게임[1부 : 황제를 도발하다] 님 임요환 긁어봄?? ㅋㅋ 6 Groot 24/11/18 478 0
    15049 꿀팁/강좌한달 1만원으로 시작하는 전화영어, 다영이 영어회화&커뮤니티 19 김비버 24/11/18 960 10
    15048 의료/건강고혈압 치료제가 발기부전을 치료제가 된 계기 19 허락해주세요 24/11/18 736 1
    15047 일상/생각탐라에 쓰려니 길다고 쫓겨난 이야기 4 밀크티 24/11/16 908 0
    15046 정치이재명 1심 판결 - 법원에서 배포한 설명자료 (11page) 33 매뉴물있뉴 24/11/15 1849 1
    15045 일상/생각'우크라' 표기에 대한 생각. 32 arch 24/11/15 1025 5
    15044 일상/생각부여성 사람들은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6 nothing 24/11/14 918 20
    15043 일상/생각수다를 떨자 2 골든햄스 24/11/13 476 10
    15042 역사역사적으로 사용됐던 금화 11종의 현재 가치 추산 2 허락해주세요 24/11/13 575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