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4/27 17:31:20수정됨
Name   The xian
Subject   홍차넷 맛집 탐방 - 멘텐
홍차넷 맛집 게시판에 올라온, 쇼유라멘으로 유명한 이 라멘집이 제 눈길을 끈 이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비교적 맑은 국물의 라멘이라는 것,
둘째는 차슈가 두 가지라는 것. 하나는 수비드 목살. 다른 하나는 닭고기.
그리고 셋째는. 다녀온 사람들의 말 중에 라멘 국물이 닭곰탕 먹는 느낌이란 말이 있었던 것.

다른 건 몰라도 라멘 국물이 닭곰탕 맛??

일단 먹어보기로 했지요. 하지만 첫 번째 방문은 실패였습니다. 왜냐하면 멘텐은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으니까요.-_- 저는 영업 시간을 모르고 명동에 갔다가. 마침 주인장 분께서 일요일인데도 계시기에 영업을 하는 줄 알고 들어가기까지 했으니 완전 실례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높으신 분들에게 보고할 사안들이 밀려있어서 한동안 일만 했지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방문에 성공했습니다. 그 날은 연차를 받고 쉬던 평일이지만 늦은 저녁에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다섯 시 정도에 명동에 들러 가볍게 먹으려고 했습니다.

네. 원래 계획은. 그랬습니다.

한때는 어느 때나 물처럼 마셨지만 이제는 이런 때나 마시는 콜라를 주문하고 라멘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라멘이 왔습니다.

쇼유라멘. 두 점씩 들어가 있는 수비드 목살 차슈와 닭고기. 맛계란. 적당히 삶아진 면. 그리고 거칠게 간 후추가 살짝 뿌려져 있습니다. 듣던 대로 맑은 국물입니다. 느낌이 좋습니다.



아. 면 추가를 하면 조금 더 볼륨이 커집니다. 아래 사진은 다른 날 가서 면 추가해서 먹은 사진인데,
위 사진과 비교하면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실 것입니다. 아마도요.



국물을 슥 하고 맛보는데. 어디에서는 맛이 가볍다 뭐다 하는 포스팅도 있었던 듯 하지만. 전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맛을 내기 위해 의도한 듯한 무게는 충분히 가지고 있는 맛입니다. 그리고. 정말 닭곰탕 먹는 친근한 느낌입니다. 제 상황도 잊고 자꾸 들이키게 되는 국물입니다.

맛계란을 깨물어 먹어봅니다.



맛이 적당히 배어 있는 잘 익은 반숙 계란입니다. 저는 사실 반숙 계란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술술 넘어갑니다.
수비드 차슈는 얇게 썰어져 있는데 펼쳐 보면 아래 사진처럼 꽤 큽니다.



차슈가 다른 라멘집처럼 불향이 난다든지 간이 강하다든지 하는 계열은 아니지만 그런 계열이었다면 이 국물 맛 다 버렸겠지요.

아. 그리고 이 닭고기 이야기입니다만.



이건 제가 말로 표현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껏 먹었던 닭은 거의가 치킨이어서 이런 부드럽고 촉촉한 닭고기 맛을 서술할 만한 말이 지금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건. 꼭 드셔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어느 새 저는 한 그릇을 비워버렸습니다.



만족스럽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아쉽습니다. 어쩌면 여기에 오는 게 오늘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저녁 모임이고 뭐고 다 필요 없고 여기에서 뭔가를 더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녁 모임에 한우를 먹는다고 했던가 하는 건 이미 싹 잊어버린 상태. 그리고 저는 주문기로 걸어가서 탄탄멘을 시키는 미친 짓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제가 매운 라멘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몇 년 전에 옆 사람 탄탄멘 국물을 얻어 먹었다가 뭐였더라. 어떤 향신료 때문에 된통 당했던 이후 탄탄멘은 아예 먹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지요.



으아. 보니까 그 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너무 만족스러운 쇼유라멘 때문에 객기를 부렸다고 할까요. 이 라멘도 맛있겠다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이걸 시키는 게 맞는 걸까 싶었습니다.



먹어 봤습니다. 맛있습니다!! 제 스타일의 라멘은 아니지만 확실히 시키길 잘 했다 싶은 생각입니다.
어느 새 저는 제가 왜 탄탄멘을 거들떠도 안 봤었는지 잊을 만큼 정신없이 또 한 그릇의 라멘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저 정신없이 먹었고. 그래서 또 한 그릇 뚝딱.



제가 몇 년 동안 입에 대기는 커녕 들어도 질색했던 탄탄멘도 이렇게 맛있게 먹을 줄이야.
그나저나. 저녁에 한우 고기 먹을 약속 있던 사람이 오후 다섯 시 경에 라멘을 두 그릇이나 먹고 잘 하는 짓입니다.-_-

아. 그 날 모임에서 고기는 잘 먹었냐고요?
물론 잘 먹었습니다. 두 시간 걸러서 저녁이 또 있으면 두 끼 먹으면 되는 거죠 뭐.


그런데 그 날 기억에 남은 건 한우 고기가 아니라 멘텐의 쇼유라멘이었습니다.


- The xian -



6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152 게임스팀게임 네모와디오(Nemo_D.O) 모바일 구글플레이 출시 11 mathematicgirl 19/05/04 4672 4
    9151 영화용산 CGV 가는 길(지름길) 8 Cascade 19/05/04 12915 4
    9150 게임[스타1] 30대 청춘의 래더 A 달성기 12 하울 19/05/03 6574 8
    9149 음악프리즘 점보피시 하우스 8 바나나코우 19/05/03 3538 1
    9148 도서/문학[단편] 갈림길 6 트린 19/05/03 4617 6
    9147 게임[LOL] 5월 2일 목요일 오늘의 일정 9 발그레 아이네꼬 19/05/02 4093 3
    9146 꿀팁/강좌휴일 주말 어린이대공원, 상상나라 주차 어려울 때 11 토비 19/05/01 7796 7
    9145 영화[엔드 게임 강스포] 루소형제의 Q&A 10 빠독이 19/05/01 3875 3
    9144 일상/생각불안 애착 유형과 회피 애착 유형의 연애/이별기 2 자일리톨 19/05/01 6625 16
    9143 게임[LOL] 5월 1일 수요일 오늘의 일정 9 발그레 아이네꼬 19/04/30 4316 4
    9142 일상/생각여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14 싸펑피펑 19/04/30 5958 34
    9141 스포츠[사이클][데이터주의] 2019 Amstel Gold Race Review - MVP 6 AGuyWithGlasses 19/04/30 4702 6
    9140 요리/음식식약처에서 '제초제맥주'에 대한 실험 결과를 냈습니다. 2 말숙이 19/04/30 3558 0
    9139 일상/생각우리의 현주소. 언론의 현주소 24 The xian 19/04/30 4082 5
    9138 도서/문학[단편] 어느 게임 마니아의 일상생활 16 트린 19/04/29 4485 14
    9137 음악우리 속 날 보러 오세요 4 바나나코우 19/04/29 2898 5
    9136 일상/생각여자친구가 대학내에서 동기에게 성희롱 및 추행을 당했습니다. 67 싸펑피펑 19/04/29 10805 0
    9135 정치20대 국회 내 멋대로 모두 까기 14 The xian 19/04/28 4295 5
    9134 일상/생각[스포] 엔드게임은 오마쥬? 4 백구사장 19/04/28 3442 16
    9133 일상/생각교양 해부학과 헌혈과제 3 Wilson 19/04/28 4923 8
    9131 음악[클래식] 브라암스 교향곡 3번 3악장 Poco allegretto 4 ElectricSheep 19/04/27 3738 2
    9130 요리/음식홍차넷 맛집 탐방 - 멘텐 3 The xian 19/04/27 4350 6
    9129 일상/생각그럼 전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를 틀어주세요. 13 Cascade 19/04/27 4637 12
    9128 영화(스포) 엔드 게임 엔딩은 의도된 것이다? 28 우주견공 19/04/26 5374 0
    9127 오프모임청주에 맥주 좋아하시는 분 없나요? 4 자일리톨 19/04/26 4224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